기획투데이

3050평촌산악회 / 산을 즐기되 집착하지 않는다!!

3050평촌산악회 / 산을 즐기되 집착하지 않는다!!

by 안양교차로 2013.06.30

숨이 턱밑까지 차오른다. 힘겨운 발걸음을 떼면서, 때로는 함께 오르는 사람들과 간간히 대화를 나누면서 산을 오른다. 등산만큼 정신건강과 육체건강에 좋은 운동은 드물다. 전신을 움직이면서 척추의 강도를 증가시키고, 사지의 근육을 강화시킨다. 특히 심폐기능을 향상시키며 혈액 순환에도 도움이 된다. 더불어 산의 매력이 눈을 즐겁게 하며, 상쾌한 공기가 일상에서 쌓인 스트레스를 풀어준다. 가슴 속 쌓였던 걱정과 근심도, 다채로운 색깔을 뽐내는 꽃, 나무, 동물을 보면 별 것 아닌 것처럼 느껴진다. 근교의 산을 찾으며, 벌써 운영한 지 4년째에 접어드는 3050평촌산악회를 찾아, 산행의 즐거움에 관해 물어보았다.
http://cafe.daum.net/3050pc/ 정혁 회장:010-9064-7665
3050평촌산악회를 이끄는 정혁 회장을 만났다. 정 회장은 먼저 3050평촌산악회의 명칭에 대해서 설명했다. "3050이라는 이름 그대로, 30대부터 50대까지의 회원을 가입 받고 있습니다. 가입일이 기준이기에, 60대 회원도 있습니다."고 전했다. 3050평촌산악회는 현재까지 661명의 회원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주중산행, 야간산행, 정기산행 등 다양한 방식으로 산에 오르고 있다.

주중, 야간, 정기 산행으로 활동하다
주중산행은 아무래도 직업이 자유로워 시간 조정이 가능한 사람들이 산행에 참여하게 된다. 평일에는 산행을 하는 사람들이 거의 없어 산의 풍경을 느긋하게 즐길 수 있다. “각자 개인사정이 있으므로 일정을 조율해서 가는 편입니다."라고 정 회장은 밝혔다. 이어 "주로 목요일에 모입니다. 주중산행에 참가하는 회원들의 거주지는 다양합니다. 서울 태릉, 목동과 의왕에서 오고 있습니다. 주로 북한산, 수락산 등을 다니고 있지요."라고 전했다.

야간산행은 밤에 이루어지니 위험하지 않을까. 정 회장은 "야간에 산을 타는 게 위험하지 않을 수는 없죠. 때문에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라고 전했다. 산에 오르기 전, 몇 번이고 답사하여 눈에 익힌 코스를 택한다. 모락산은 두 시간에서 두 시간 반, 관악산은 두 시간 반에서 세 시간이 소요된다. 호암산과 삼성산은 두 시간 반 가량이 걸린다. "암흑처럼 깜깜하진 않아요. 바위들이 평촌의 불빛을 반사하니 어느 정도의 윤곽은 보입니다. 회원 중 한 명이, 오늘은 보름도 아닌 데 왜 이렇게 밝지? 라고 말할 정도죠."라고 답했다.
그에게 야간산행의 재미에 대해 물었다. 그는 "주간산행은 산을 보는 거죠. 야간 산행은 도시를 보러 가는 겁니다. 산은 검은 암흑에 묻혀서 잘 보이지 않아요. 어둠 속으로 숨어버리죠. 대신 도시의 불빛이 강렬합니다. 특히 비가 한번 내리고 난 뒤에 야간산행을 가면, 그 야경이 다른 어떤 곳에서도 보지 못할 만큼 깨끗하고 수려합니다. 호암산 쪽으로 등반했더니, 인천공항의 야경까지 보일 정도였어요. 보는 재미가 낮에 절대 뒤지지 않습니다. 사진으로 남기기도 하는데, 전문가가 아니다보니 눈으로 본 것만큼 찬란하게 나오지 않아 아쉬울 때가 있죠."라면서 야간 산행이 주간 못지않은 재미와 감동이 있음을 설명했다.
정기산행은 매달 한 번씩 진행되고 있다. 운영위원들이 머리를 맞대고 전국의 주요 산들을 검토하여 적합한 곳을 고른다. 정 회장은 "비정기 산행보다 많은 인원수가 가게 되죠. 제일 좋은 점은 원점산행을 할 필요가 없다는 것입니다."라고 전했다. 일반적으로 원점산행이 산을 탈 때의 기본이 된다. 산을 타기 시작한 곳으로 다시 돌아와야 하는 것이다. 하지만 버스를 대절해서 가면 그럴 필요가 없다. 다음 목적지까지 이동해 달라고 운전기사에게 부탁해 놓으면 되기 때문이다. "온 곳을 되돌아가면서 복습할 필요 없이, 계속 새로운 풍경을 볼 수 있는 점이 좋죠."라면서 정 회장은 가볍게 미소 지었다. 이어 그는 "최근의 정기산행 중에서는, 태안 솔향기 트래킹이 기억에 많이 남습니다. 국립공원이 아니라서, 취사가 불법이 아닌 것이 장점이에요. 5월의 텅 빈 바닷가에서 삼겹살을 구워 먹어 보셨나요? 정말 맛있습니다."라면서 장난기 가득한 웃음을 보였다. 소년 같은 모습이었다.
정상에 집착하지 않는다, 산행은 오르는 과정에 있다
정 회장에게 산행을 접하게 된 것이 언제인지 물었다. 그는 "대학 때 친구들과 산에 자주 올랐었죠." 그는 기억을 더듬는 듯 이마를 찌푸렸다. "이후로 산행을 자주 하지 않다가, 십년 전 평촌에 이사 오면서 산을 많이 타게 됐어요.” 정 회장은 산행을 할 때의 기본적인 마인드는 ‘산을 즐기자’라고 밝혔다. “산행을 할 때 기본적인 생각이 ‘중턱까지만 갈 수 있다는 생각으로 오르자.’였습니다. 꼭 정상을 밟아야만 산행이 되는 건 아닙니다. 어디까지 갔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마음 속 깊이 산행을 즐겼는지의 여부가 중요하다는 생각이었죠." 그는 지금 이끌고 있는 3050평촌산악회에서도 같은 자세를 유지하고 있다. "목표와 목적은 다릅니다. 목표 의식 때문에 본래의 목적을 잊게 되면 곤란하죠. 산을 즐기러 왔지, 정상을 밟으러 온 것은 아니니까요." 산행의 즐거움은 산이 내놓는 풍경을 만끽하며 자연을 즐기는 것에 있다고 정 회장은 전했다. 취재 이현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