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투데이

분위기가 좋은 정육식당 [운동장 화로구이]

분위기가 좋은 정육식당 [운동장 화로구이]

by 안양교차로 2014.03.28

정육점과 식당을 결합해 신선한 생고기를 싸게 공급하는 ‘정육식당’이 필요할 때가 있다. 회식, 동아리 모임 등 여러 사람들이 모이면 들어갈 식당도 마뜩찮고, 각양각색의 입맛을 통일할 것은 역시 고기라는 결론이 난다. 비산동 안양종합운동장 앞에 이럴 때 딱 적합한 식당이 있다. 운동장 화로구이가 그곳이다. 이곳을 운영하는 장성숙 대표를 만났다.
주소: 안양시 동안구 비산동 비산동 1026-1
문의: 031-385-7700

운동장 화로구이는 회식자리로 인기다. 운동장 입구에 위치하다보니 운동선수들은 물론 축구, 테니스, 수영, 빙상 동호회까지 다양한 동호인들이 이곳을 찾는다. 원활한 회식을 위해 스무 명씩 들어갈 수 있는 룸도 세 개 마련되어 있다. 룸을 구분하는 미닫이를 열면 60명까지도 가능하다.
속 깊은 인테리어로 손님들의 마음을 사로잡다
정육식당이라고 하면 저렴한 대신 서비스나 인테리어에서 부족함이 있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운동장 화로구이는 그렇지 않다. 운동장 화로구이에 들어갔을 때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천장에 수없이 달린 환기구와 대형 에어컨이다. 장 대표는 “식당을 운영하기 전, 가족과 함께 고깃집에 가면 냄새 때문에 돌아올 때 기분이 유쾌하지 않았어요. 동창 모임이라도 있어 갖춰 입기라도 한 날이면 고깃집으로 들어가는 것도 좀 망설여졌죠.” 라면서 운동장 화로구이에서 환기 시스템을 갖추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앉은 자리에서 보이는 천장 쪽 환기구만 스무 개 남짓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개별 식탁 위에 놓인 화로 위의 환기 시설도 다른 곳과 좀 다르다. 장 대표는 ‘현존하는 환기구 중 최고급 장비’라고 귀띔했다. 이처럼 급기-배기 시스템에 신경 쓴 덕에 이곳을 찾은 손님들은 ‘고깃집에서 냄새가 별로 나지 않는다.’며 신기해한다고.
인테리어에도 신경을 썼다. 칸마다 어른 허리 높이의 두꺼운 칸막이를 설치하여 소음을 흡수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덕분에 넓은 홀 특유의, 웅성거리는 잡음을 원천적으로 차단해 주며 사생활 보호도 가능하다.
신선한 고기를 저렴하게 공급하기 위해
다음은 신선한 고기를 값싸게 공급하는 점이다. 1등급 이상의 한우 등심이 100g당 11,600원, 꽃등심은 12,500원, 토시살과 꽃살이 14,500원, 갈비살이 13,000원 정도로 저렴하다. 유통비용을 절감하는 방식으로, 신선한 생고기를 싸게 공급할 수 있는 장점을 갖춘 '정육식당으로써의 기능을 톡톡히 하고 있는 것. 또한 좋은 질의 고기를 제공하기 위한 노력도 부단히 하고 있다. 하루 한 번씩 매장으로 들여오는 고기를 일일이 검수하여, 신선도나 포장상태까지 눈여겨본다. 유통과정에서 변질되는 고기도 있을 수 있기 때문에 들이는 품이다. 부재료인 야채 역시 하루에 두 번씩 가져올 정도로 신선도에 신경 쓴다. “신선한 재료를 준비하는 것이 식당의 기본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에요.”라고 장 대표는 설명했다. 또한 밑반찬이나 양념도 연구를 거듭한다.
“갈비의 경우 끈적끈적하게 캐러멜을 넣어서 맛을 증폭시키는 경우가 많은데, 그렇게 맛을 과장하기 보다는 집 밥처럼 건강을 생각하는 양념을 하려고 노력해요. 너무 맵고, 짜고, 단 맛을 배제하고 오래된 연인처럼 속 깊은 맛을 추구하는 셈이죠.”
반찬의 경우도 매일 아침 직원회의를 통해 어떤 것을 낼 것인지, 오늘의 반찬은 어떤지를 의논한다고 그는 전했다.
신뢰를 쌓으려면 노력이 필요하다
장 대표는 이곳을 열기 전 부동산중개업을 오랫동안 했다. 그 과정에서 ‘손님들과 신뢰를 쌓는 것이 결국 매상으로 이어진다.’는 점을 뼛속 깊이 배울 수 있었다고 전했다.
“손님을 속이는 건 잠시지만 한 번 잃어버린 신뢰는 되돌리기 힘들죠. 제 신념은 사람을 끝까지 믿는 것, 신용을 우선으로 하는 것입니다.” 개업한 지 얼마 안 되는 식당은 반드시라고 해도 좋을 만큼 맛에 신경을 쓰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 그곳을 다시 찾으면 예전 그 맛을 찾기 어렵다. 초심을 잊은 것이다. 장 대표 역시 이곳을 열기 전에 몇몇 식당에서 그런 인상을 받고 타산지석으로 삼게 되었다고 전했다. 즉, 지금처럼 저렴한 가격에 신선한 육질을 공급하는 것을 지속하며 손님과의 신뢰를 이어가도록 노력하겠다는 뜻이었다.
“저는 서울이 고향이지만, 사회생활을 처음 시작하던 85년에 비산동으로 이사를 들어 온 뒤 지금에 이르렀어요.”
그는 안양종합운동장 뒤로 개구리가 울던 시절부터 이곳에 살았다. 그렇다 보니 이 지역에 대한 애정이 각별하다. 서울에서 살았던 시간보다 비산동에서 지낸 시간이 더 많다. 제 2의 고향인 셈이다. 그는 떠나온 고향보다 더욱 정이 가는 이곳에서 앞으로도 손님들과의 신뢰를 쌓는 좋은 식당을 경영할 것을 약속했다. 취재 이현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