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투데이

큰집추어탕

큰집추어탕

by 안양교차로 2013.07.16

시원한 맛이 일품인 큰집추어탕
안양시 만안구 석수동에 위치한 안양예술공원은 자연과 예술이 어우러진 특별한 곳이다. 깊은 골짜기에서 흘러나오는 천연수를 이용하여 예전에 수영장이 개설되었던 바 있으며, 현재는 기반시설을 정비하여 새로운 문화공간이 조성되었다. 음료박스를 이용한 벤치, 상상 속의 동물, 투명전망대 등 기발한 아이디어가 반영된 작품들을 공원 곳곳에서 만날 수 있어 시민들의 반응이 좋다. 이 곳 근방에 추어탕으로 소문난 맛집이 있어 찾아가 보기로 했다.
주소: 안양시 만안구 안양동 2-14
문의: 471-9894
미꾸라지는 예로부터 선조들이 숙취해소와 원기회복을 위해 애용했던 식품이다. 소화흡수력이 탁월하여 위장질환이 있었던 사람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고, 단백질과 무기질이 풍부하여 큰 병을 앓은 환자의 회복식으로도 좋다고 알려져 있다. 큰집추어탕의 이귀매 사장은 “명절 때 큰집에 가면 먹을 게 많고 반가운 얼굴들을 만날 수 있어서 좋습니다. 이런 그립고 반가운 느낌을 손님들께도 전해 드리고 싶어서 이름을 큰집이라고 짓게 되었습니다.” 라고 말했다. 큰집추어탕은 벌써 만 오년 째 운영하고 있다. 흔한 홍보 한번 제대로 하지 않았는데도 끊임없이 손님이 찾는 이유는 입소문에 있지 않겠느냐고 이 사장은 웃음 지었다.
느끼하지 않고 시원한 맛이 인기의 비결
“손님들께서 이 집 추어탕은 이상하게 느끼하지가 않다고 말씀하시곤 합니다.”라고 이 사장은 말했다. 본래 추어탕은 기름기가 많아 느끼하고 텁텁하게 느껴지는 경우가 많은데 큰집추어탕은 구수하고 시원한 맛 때문에 손님들의 반응이 좋다고 한다. 맛의 비결에 대해 이 사장은 “싱싱한 미꾸라지를 사용하고, 고향인 예천에서 직접 가져온 우거지를 사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곳에서는 아침 8시에 그날 사용할 미꾸라지를 끓이기 시작한다. 국물이 보글보글 끓어오르면 고향 경상도 예천에서 친척과 동네사람들이 보내준 무공해 우거지를 넣는다고 한다. 싱싱한 미꾸라지를 매일 사용하기 위해 가로 2미터에 달하는 전용 수족관을 보유하고 있으며, 미꾸라지는 일주일에 한 번씩 24관을 가져온다고 한다.
손님들에게서 추어튀김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이 사장은 전했다. “카레를 넣고 튀기니 향도 좋고 미꾸라지 특유의 냄새가 나지 않는다고 손님들이 아주 좋아하십니다.” 라면서, “저희는 반찬도 사오는 건 없어요. 갓김치도 전부 저희가 김장해서 사용합니다. 어리굴젓도 발효된 걸 직접 저희가 양념을 해서 내놓아요. ”라면서 손님들에게 내 놓는 음식에 들이는 정성을 전했다.
한번 왔던 사람을 계속 오게 만드는 따뜻한 정
안양예술공원은 관악산 줄기를 타고 사방에서 등산객이 내려오는 길목에 있다. 이 때문에 등산객이 많이 찾는다. 게다가 예술공원으로 조성되어 폭포와 수목원 등이 더해진 뒤로는 사람들의 발길이 늘어났다. 이 사장은 “수많은 손님들이 왔다 가시지만, 그 중에는 저희 집 맛을 잊지 못해 다시 찾아주시는 분들이 있어요.”라면서 미소를 지었다. “기억에 남는 손님이 있어요. 나이든 중년 부부셨는데요, 예전에 찾았을 때와 어쩜 이렇게 맛이 그대로냐며 맛이 변하지 않고 그대로인 게 너무 맘에 든다고, 다음에도 찾아올 테니 꼭 이렇게 다시 끓여달라고 말씀하시더라구요. 저도 예전을 잊지 못해 찾아주신 손님의 마음에 가슴이 찡해졌구요.”라고 이 사장은 말했다. 기억속의 맛은 미화되기 쉽다. 이 때문에 다시 찾아간 식당은 꼭 실망하기 마련인데, 손님들이 기억속의 맛과 그대로라고 칭찬을 하니 보이지 않는 정이 쌓인다는 내용이었다. 이 때문에 그는 손님들에 대해 일일이 기억하려고 노력하며 잃어버린 물건이라도 발견하면 꼭 찾아준다고 한다. 최근에는 한 학생이 태권도장 학원비가 든 봉투를 두고 갔다. 이를 발견한 이 사장은 봉투에 적힌 도장에 전화하여 학원비 잃어버린 학생을 찾아 돌려줬다고 한다. 이러한 따뜻한 마음씨의 이면에는 가족형제들이 많은 가정사가 자리 잡고 있었다. 이 사장은 형님 둘 동서 하나인 4형제집의 며느리이며, 친정도 딸 셋 아들 셋의 대가족이다. “가족들이 많다보니 자연히 사람 사는 맛은 다른 사람들과 어우러져 사는 것임을 느끼게 되었죠.”라고 이 사장은 말했다. 단순히 식당 경영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가족단위로 찾아오거나 등산을 하는 길목에서 잠시 짬을 내어 쉬기 위해 찾는 손님들에게 큰집의 그리움과 반가움을 전하는 곳이 되고 싶다는 것이 이 사장의 바람이었다.
어릴 때 큰집에 가면 먹을 것도 많고 친척들도 만날 수 있어 마냥 좋았던 걸 떠올리게 해 주는 큰집추어탕. 앞으로도 안양예술공원의 반가운 얼굴로 볼 수 있기를 기대한다.
취재 이현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