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투데이

커피부티크

커피부티크

by 안양교차로 2013.07.15

커피를 아는 이들을 위한 부티크 혹은 커피공장

청계동 카페촌 초입에 위치한 는 인근의 '7080카페'들과는 약간 분위기가 다른 곳이다. 음악카페가 즐비한 이곳에서 커피 마니아들이 '제대로 된' 커피를 즐길 수 있는 유일한 곳. '부티크'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이곳 대중을 위한 커피전문점과는 다른 일종의 커피공장이다. 세계 각국에서 공들여 수입한 생두를 셀러에 보관하고 있다가 본사인 서현동 매장에 가서 로스팅 한 뒤 백화점 등지에 납품하고 있다.
커피농장 직접 방문해 생두 구매…최고의 커피를 위한 최적의 공간
는 국내 대표적인 커피회사인 가비양을 통해 세계 각국에서 생두를 수입한다. 부티크식 매장들 중에서도 커피공장을 직접 방문해 생두를 고르는 방식을 고수해 남다른 퀄리티를 자랑한다. 지난 7월에 오픈한 는 서현동에 있는 본사인 'G'에서 로스팅하는 생두를 보관하는 일종의 커피공장이라고 볼 수 있다. 청계동에 자리를 잡은 이유도 생두를 보관하기 최적의 조건을 갖췄기 때문. 애초 손님을 받기 위해 오픈한 곳이 아닌 만큼 엄격히 말하면 카페촌과는 거리가 있다고 볼 수 있다.
"생두나 원두를 관리하다보니 이곳을 사람들이 좀 더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커피공장 개념의 활동성 있는 공간이라고 할까요? 서현동 본사에선 로스팅만 담당하고 여기선 생두 관리를 좀 더 철저하게 관리하는, 공간 자체를 나눈 거예요. 저희가 납품하는 곳은 주로 대기업 계열의 백화점이죠. 이곳 매장에선 원두를 직접 팔기도 하고 손님들이 와서 커피도 마시고 커피교육이 이뤄지기도 해요."
커피마니아들에게 원두를 나누는 심정으로
우익제 매니저의 말이다. 는 알음알음 찾아오는 커피마니아들이 대부분이다. 대부분 연인이나 가족단위 손님들이 많다고. 기존의 커피전문점과 다른 것은 북적대는 공간이 아닌 호수가의 고즈넉함을 여유롭게 즐길 수 있다는 점. 커피공장에서 손님들을 위해 공간을 낸 것이니만큼, 카페를 찾아오는 손님들은 그 '혜택'을 톡톡히 누리고 간다.
세계 각국의 생두들 중, 한국인에게 가장 잘 맞는 제품들만 엄선해 들여와 그야말로 최고급 커피들이 모였다고 볼 수 있다. 최근에 막 들어온 커피들 중에는 '코스타리카 따라주호르헤'와 '나부시마케 티피카'가 인기. 대부분 2008~2009년 사이에 들어온 다른 생두들과 달리 생두 본연의 신선함을 최고로 유지한 것들이라고 한다. 따라주호르헤 같은 경우는 이달에 원두를 사면 50g을 추가로 제공한다. 지난 가을시즌 블렌드였던 '라포에마'는 주문한 손님이 시를 적어서 내면 원두를 선물로 주는 이벤트를 벌이기도 했다.
우익제 매니저는 "애초에 손님들을 상대로 돈 벌기 위해 연 공간이 아닌 만큼, 최대한 저희 입장에서 커피마니아들이 좋아하는 원두를 드리려고 한다"며 "적기에 먹었을 때 맛있는 커피는 고객들이 최대한 더 드시게끔 하는 것이 원칙"이라고 말했다.
아메리카노 제공되는 브런치 메뉴 1만 1천원…디저트, 쿠키 등 인기
디저트와 식사 메뉴도 빼놓을 수 없다. 11시에서 3시까지만 즐길 수 있는 브런치 메뉴로는 '부티크 브런치'가 푸짐하면서도 실속 있다. 미니팬케이크와 소시지, 감자, 구운 옥수수 등을 1만 1천원에 제공한다. 아메리카노 한 잔이 5천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순전히 커피를 팔기 위해 내놓은 메뉴다. 손님들 반응이 워낙 좋아 계속 내놓고 있긴 하지만 매장 입장에서는 수익을 크게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손님 입장에서는 두 손 들고 환영할 일이다.
의 수제버거도 독특하다. 애플버거(혹은 피시버거)는 주방에서 만들어주지만, 오리지널버거는 재료들을 다 풀어서 준다. 손님이 취향껏 재료를 넣어먹는 셀프버거인 셈. 크기도 일반 수제버거에 비해 한입에 베어 물 수 있는 정도라 손님들에게 인기가 많다고 한다. 디저트 메뉴로는 '오리지널 뉴욕 치즈케이크'를 추천한다. 맛이 진하고 밀도가 깊어서 아메리칸 캐주얼 스타일 디저트의 진수를 맛볼 수 있다. 에소프레소로 만든 티라미스도 추천 메뉴. TV 예능 프로그램인 <식신원정대>에도 나왔던 머렌과 코코넛쿠키는 커피와도 잘 어울린다. 과일향과 아로마향 등을 첨가한 커피캔디는 에서만 맛볼 수 있다. 매장을 방문한 손님들이 대부분 사간다는 커피캔디는 인공재료가 전혀 들어가지 않았다.
2층 천장엔 별자리 조명, 백운호수 야경 보는 운치
3층으로 이뤄진 는 1층은 매장, 2층은 커피셀러 겸 커피교육 공간으로 쓰이고 있다. 클래식함과 캐주얼함이 공존하는 독특한 인테리어는 국내 유명 디자이너가 만든 것. 채도가 진한 소파는 클래식함을 추구하는 커피전문점으로선 파격이지만, 앉는 사람을 돋보이게 만들어주는 숨겨진 비밀이 있다고. 2층에는 밤에 천장에 설치된 별자리 조명으로 백운호수를 내려다보며 커피를 마실 수 있는 운치가 있다. 12월에는 연말 이벤트로 재즈공연이 열릴 예정이다.
우익제 매너저는 "커피를 정말 좋아하시는 분들이 입소문을 통해 찾아오는 경우가 많다"며 "커피교육뿐 아니라 각종 공연 등 공장으로서의 역할뿐 아니라 커피 전문매장으로서 고객들이 즐길 수 있는 요소들을 넓혀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에서는 원두 100g은 7,500원, 200g은 1만 3천원에 판매한다.
취재 오혜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