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투데이 : 현장스케치

로봇 움직이며 꿈을 키워요, "제2회 군포시 청소년 로봇대회를 가다"

로봇 움직이며 꿈을 키워요, "제2회 군포시 청소년 로봇대회를 가다"

by 안양교차로 2019.08.30

최근 세계 다방면의 제조기업들은 클라우드 플랫폼과 빅데이터,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해 로봇 생태학을 다시 쓰고 있다. 숙련공에 의지하던 항공기 공장에서는 로봇을 도입하여 생산 공정은 물론 패널 완성검사에까지 활용하고 있으며, 애플은 폐기 아이폰을 재활용하기 위해 리암(Liam)이라는 로봇을 활용하고 있다. 자동차 부품회사 델파이는 로봇을 활용하여 내구성 테스트를 하고 있으며, 미국 애틀랜타에서는 의류 제조 로봇을 투입 준비 중인 스타트업 기업이 등장했다. 이처럼 로봇 산업은 향후의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할 선두주자로 빠르게 발전 중이다. 국내에서도 이와 관련해 유의미한 대회가 열렸다. 바로 지난 8월 24일에 열린 군포시 청소년 로봇대회다. 군포시청소년수련관이 주관하여 열린 이번 행사는 작년에 이어 올해로 2회째를 맞이했다. 뜨거운 열기 속에서 치열한 경기를 치렀던 이번 행사의 이모저모를 짚어보았다.
군포시민체육광장 제1 체육관. 내부는 어린 선수들과 학부모로 꽉 차 있어 로봇 경기는 물론 과학에 대한 열기를 가늠할 수 있었다. 작년에 이어 올해 역시 초등학교 1~2학년부, 3~4학년부, 5~6학년부 등 3개 부로 나누어 진행되었다.
이번 대회를 위해 군포시청소년수련관은 사전에 청소년들을 모집, 로봇의 구조 이해, 종목별 미션 이해, 연습 게임 등의 교육을 진행했던 바 있다. 오전 10시부터 두 시간 동안 참가 청소년들은 이를 바탕으로 다시 연습게임을 진행했다. 초롱초롱한 눈동자로 연습에 임하는 초등학생들의 자세에서, 오늘 반드시 좋은 성적을 내겠다는 결심을 읽을 수 있었다.
이후 개회식이 진행되었다. 군포시의회 의원들과 전 시 의장, 국회의원이 참가 청소년에게 격려의 말을 전했다. 특히 군포시갑의 김정우 국회의원은 “여러분들 스마트폰 다 있죠? 우리 나중에는 로봇을 하나씩 다 갖고 있게 될 거예요.”라는 친근한 발언으로 학생들의 관심을 사로잡았다.
이어 본 경기가 진행되었다. 작년과 마찬가지로 로봇 달리기, 블록 옮기기 등의 미션을 진행했다. 경기 시작과 함께 스톱워치가 움직이기 시작하자, 참가 청소년들의 손 역시 빠르게 움직였다. 로봇의 움직임을 제어하는 것은 섬세한 조작이 요구되는 데다 시간제한까지 있는 상황이라 압박감을 느낄 터. 그러나 굳은 얼굴이었던 학생들은 ‘괜찮아 침착하게 해’라는 학부모의 외침이 들리자 긴장이 조금은 풀리는 듯했다. 블록을 옮기기 위해 로봇 조작기를 손에 쥔 학생들. 어린 학생들의 덜 발달한 손으로 조작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을 테지만, 연습했던 대로 정확하게 조작하며 미션을 하나씩 완수해 나갔다.
경기가 계속되면서 경기장 내외부에서는 드라마가 연출되었다. 실수로 블록을 잘못된 곳에 떨어뜨려 안타까운 비명을 지르는 아이와 이를 다독이며 응원하는 학부모. 함께 온 친구의 경기가 잘 풀리자 자신의 일처럼 기뻐하는 학생들도 있었다. “친구가 경기를 잘 못 할까 봐 걱정을 많이 했는데, 잘해나가는 걸 보고 내 일처럼 기분이 좋았어요!”라고 해당 학생은 전했다. 열심히 연습했는데도 불구하고 손가락이 미끄러져 좋은 성적을 내지 못한 한 초등학교 2학년생은 눈물로 범벅이 됐다. 그와 함께 온 학부모는 “실패할 때마다 울면 안 된다”고 타일렀다.
승부는 냉정하다. 마음 같아서는 노력한 학생들 모두에게 메달을 주고 싶지만, 각 부별로 뛰어난 성적을 낸 24명의 청소년에게만 메달과 상장이 주어졌다. 하지만 입상하지 못한 한 초등학교 3학년생은 “오늘은 입상하지 못했지만, 더 열심히 로봇을 공부할 거예요.”라면서 당찬 포부를 밝혔다.
로봇대회가 치러지는 행사장 앞에는 한세대학교 IT학부 및 (주)소프트로와 연계해 마련된 IoT 스마트 체험부스, 3D 프린팅 펜 지도자 과정을 이수한 학교 밖 청소년들이 운영하는 3D펜 체험부스 등이 마련되어 있었다. 이 중에서도 3D 프린팅 펜이 큰 인기를 끌었다.
미래 로봇 인재를 육성하는 차원에서 마련된 이번 군포시 청소년 로봇대회는 알찬 내용만큼 청소년들의 마음에 과학자의 꿈을 심어주었다. 앞으로도 로봇 대회가 청소년들의 뜨거운 관심 속에 다채롭게 진행되기를 기대한다.

취재 이현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