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괴로움을 받고 있는가?!
누가 괴로움을 받고 있는가?!
by 정운 스님 2020.02.25
두 의사가 있었다. A의사는 베테랑급으로 외상외과의사이다. 어떤 일이든 환자를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의사이다. 이런 마인드를 갖고 있던 터라 후배의사들의 실수나 무성의한 점을 이해하지 못했다. 그런데 A의사에게 분심을 갖고 늘 원망하는 B의사가 있었다. 두 의사는 10년 전, 우연히 같은 버스를 타고 있었는데, 그 버스가 전복되었다. 당시 A의사는 자신도 몸이 성치 않은데, 위급한 환자를 치료해주었다. 한편 B의사는 사고 버스에서 벗어났고, 나중에 환자를 치료하는 와중에도 B의사는 A의사의 충고를 들어야 했다. A의사의 ‘환자를 살릴 수 있느냐?’는 완곡한 충고에 B의사는 10년이 넘도록 마음고생 하였다.
그런데 10년이 지나 두 의사가 한 병원에서 만났다. 복도를 지나는 중 두 의사가 만났는데, B의사가 먼저 A의사에게 따지듯이 말했다.
“나는 10년 전 사고로 매일 밤마다 도망치고, 도망치면서 살아왔어요. … 나는 남보다 좀 더 나은 의사가 되고 싶었어요. 인턴생활을 끝난 뒤 의사로서 성공하고 싶었습니다.”
그러자 A의사가 말했다. “그러면 그렇게 살면 되지”
“그런데 당신을 다시 만나고 나서 깨달았어. 그날 밤, 사고가 끔찍한 게 아니라 당신이 내게 준 충고가 나를 힘들게 했던 겁니다.”
A의사는 전혀 생각지도 못한 말에 ‘도대체 무슨 소리를 하는지 모르겠네.’라고 하자, 다시 이어 말했다.
“선생님은 내게 그 환자를 살릴 수 있냐며 나를 기만하고, 소리 지르며, 나를 비난했어요. 너 같은 건 가짜라고, 의사가 환자 앞에서 도망친 비겁한 놈이라고 하셨잖아요.”
“왜 그렇게 똑똑한 사람이 열등감과 비겁함으로 똘똘 뭉쳐있지. 나는 당신이 그런 생각에 떨어져 있는 것에 책임 못 져. 나는 11년 전 당신과 함께 버스에 같이 있었는지? 당신이 도망쳤는지? 어쨌는지? 나는 전혀 모르는 일이야. 그러니까 그날 버스 사고는 큰 사고였고, 끔찍한 사고였어. 내가 문제가 아니라 자네가 문제야, 그때 그 버스 안에서 나와”
독자님께서는 이해되셨는지요? 앞의 이야기는 의사를 주제로 한 TV 드라마의 한 토막이다. A의사는 후배에게 의사의 길을 보여주며 충고해줬는데, B의사는 선배의 말에 스스로를 옭아맨 뒤 자신이 만든 나락에 떨어져 상대를 원망하고 있다.
어느 큰스님에게 어떤 제자가 찾아와서 말했다.
“스님, 스님의 자비로서 해탈법문을 하나 주십시오.”
“누가 그대를 해탈하지 못하도록 묶고 있는가?!”
“아무도 묶은 사람이 없습니다.”
“묶은 사람도 없는데, 무엇 때문에 벗어나려고 하는가?”
이 세상의 모든 문제는 상대가 문제가 아니라 자신이다. 그러면서 그 고통을 상대가 준 것이라고 하면서 상대를 원망한다. 스스로 만든 허상을 실체라고 착각하고, 그 허상을 계속 키워간다. 결국 자신이 만든 것[허상]에 스스로를 묶고 스스로 괴로워하는 셈이다. 그러니 어떤 문제가 발생했을 대, 고통을 만들어내는 자가 누구이고, 누가 괴로움을 받고 있는지를 생각해보라. 거기에 답이 있다.
그런데 10년이 지나 두 의사가 한 병원에서 만났다. 복도를 지나는 중 두 의사가 만났는데, B의사가 먼저 A의사에게 따지듯이 말했다.
“나는 10년 전 사고로 매일 밤마다 도망치고, 도망치면서 살아왔어요. … 나는 남보다 좀 더 나은 의사가 되고 싶었어요. 인턴생활을 끝난 뒤 의사로서 성공하고 싶었습니다.”
그러자 A의사가 말했다. “그러면 그렇게 살면 되지”
“그런데 당신을 다시 만나고 나서 깨달았어. 그날 밤, 사고가 끔찍한 게 아니라 당신이 내게 준 충고가 나를 힘들게 했던 겁니다.”
A의사는 전혀 생각지도 못한 말에 ‘도대체 무슨 소리를 하는지 모르겠네.’라고 하자, 다시 이어 말했다.
“선생님은 내게 그 환자를 살릴 수 있냐며 나를 기만하고, 소리 지르며, 나를 비난했어요. 너 같은 건 가짜라고, 의사가 환자 앞에서 도망친 비겁한 놈이라고 하셨잖아요.”
“왜 그렇게 똑똑한 사람이 열등감과 비겁함으로 똘똘 뭉쳐있지. 나는 당신이 그런 생각에 떨어져 있는 것에 책임 못 져. 나는 11년 전 당신과 함께 버스에 같이 있었는지? 당신이 도망쳤는지? 어쨌는지? 나는 전혀 모르는 일이야. 그러니까 그날 버스 사고는 큰 사고였고, 끔찍한 사고였어. 내가 문제가 아니라 자네가 문제야, 그때 그 버스 안에서 나와”
독자님께서는 이해되셨는지요? 앞의 이야기는 의사를 주제로 한 TV 드라마의 한 토막이다. A의사는 후배에게 의사의 길을 보여주며 충고해줬는데, B의사는 선배의 말에 스스로를 옭아맨 뒤 자신이 만든 나락에 떨어져 상대를 원망하고 있다.
어느 큰스님에게 어떤 제자가 찾아와서 말했다.
“스님, 스님의 자비로서 해탈법문을 하나 주십시오.”
“누가 그대를 해탈하지 못하도록 묶고 있는가?!”
“아무도 묶은 사람이 없습니다.”
“묶은 사람도 없는데, 무엇 때문에 벗어나려고 하는가?”
이 세상의 모든 문제는 상대가 문제가 아니라 자신이다. 그러면서 그 고통을 상대가 준 것이라고 하면서 상대를 원망한다. 스스로 만든 허상을 실체라고 착각하고, 그 허상을 계속 키워간다. 결국 자신이 만든 것[허상]에 스스로를 묶고 스스로 괴로워하는 셈이다. 그러니 어떤 문제가 발생했을 대, 고통을 만들어내는 자가 누구이고, 누가 괴로움을 받고 있는지를 생각해보라. 거기에 답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