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 도둑
꽃 도둑
by 한희철 목사 2019.06.05
말 자체가 어폐가 있는 것이 있습니다. 아무렇지도 않게 쓰지만 곰곰 생각해 보면 모순이 되는 말들이 있는 것이지요. ‘귀여워 죽겠다’ ‘좋아 죽겠다’라는 말도 그러하고, ‘아름다운 슬픔’이라는 말도 그러합니다.
그렇게 어폐가 있는 말 중에 ‘꽃 도둑’이라는 말도 포함되겠다 싶습니다. 꽃을 훔치는 도둑이 다 있다니, 싶기 때문입니다. 분명 꽃을 훔치는 것은 꽃을 사랑하기 때문일 터, 하지만 꽃을 사랑하는 마음과 꽃을 훔치는 마음은 전혀 어울리지 않기 때문입니다.
며칠 전이었습니다. 한 교우와 이야기를 나누다가 뜻밖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평소 조경 일을 하는 교우는 바쁜 중에도 틈틈이 교회에 들러 예배당 곳곳에 꽃을 심고 가꾸고 있습니다. 좋은 꽃이 있으면 알맞은 자리를 찾아 꽃을 심고, 날이 가물다 싶을 때면 일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중에도 들러 꽃에 물을 주고 가지요.
그런데 생각하지 못한 문제가 생겼습니다. 언제부턴가 예배당 마당에 심은 꽃이 사라진다는 것이었습니다. 누군가가 캐 간다는 것인데, 꽃을 아는 사람이라고 했습니다. 귀한 꽃만 골라 캐간다니 말이지요. 꽃에 관심이 없는 사람이면 아예 하지 않을 일, 꽃을 사랑하는 이의 소행일 것이라는 말인데 어찌 예배당 마당에 심어놓은 꽃에 손을 댈 수가 있을까, 도무지 이해가 되질 않았습니다.
꽃이 사라지는 일을 두고서 자신이 꽃을 심어 누군가를 죄짓게 만든 것 같다며 교우는 스스로를 자책했습니다. 그러면서 누가 캐 갔든 그 사람 마당에서 꽃이 잘 자라면 좋겠다고 꽃 같은 말을 했습니다. 꽃을 사랑하는 마음이 저런 것이구나 싶었지요.
미국에서 살고 있는 한 지인이 꽃이 사라졌다는 이야기를 듣고는 자신의 경험담을 전해주었습니다. 미국에 가서 얼마 안 되어 아들이 초등학교 다닐 때 있었던 일이라고 합니다. 여름캠프를 마치고 집에 와서 보니, 놀이터 벤치에 모자와 도시락 가방을 놓고 왔더랍니다. 모자는 아버지가 선물로 사 준, 무지개색 프로펠러가 달려있는 모자였답니다. 아이는 자기에게 의미 있고 귀한 물건을 잃어버린 줄 알고 낙심이 컸답니다.
다음날 비가 오는 오전에 놀이터에 찾아갔습니다. 혹시 놓아두고 온 물건을 다시 찾을 수 있을까 하는 마음으로요. 그런데 가서 보니 물건이 그 자리에 있더랍니다. 그런데 물건은 그냥 물건만 있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누군가가 도시락 가방과 모자 위에 비닐을 얹어놓았던 것이었습니다. 비를 맞지 말라고 그렇게 해놓은 것이었겠지요. 아들이 활짝 웃으며 좋아한 것은 당연한 일이었습니다. 자신이 보고 경험한 그대로를 배우는 아이로서는 참으로 소중한 경험을 한 셈이었습니다.
예배당 마당에 심어놓은 꽃을 캐 가는 것은 분명 아름답지 못한 일, 어떻게 해야 그 마음을 바꿀 수 있을지 고민 중입니다. 꽃을 사랑한다면 마음도 꽃처럼 예뻐야 할 터, 잘못된 마음을 바꾸는 일조차 꽃처럼 할 수는 없을까, 생각이 많아집니다.
그렇게 어폐가 있는 말 중에 ‘꽃 도둑’이라는 말도 포함되겠다 싶습니다. 꽃을 훔치는 도둑이 다 있다니, 싶기 때문입니다. 분명 꽃을 훔치는 것은 꽃을 사랑하기 때문일 터, 하지만 꽃을 사랑하는 마음과 꽃을 훔치는 마음은 전혀 어울리지 않기 때문입니다.
며칠 전이었습니다. 한 교우와 이야기를 나누다가 뜻밖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평소 조경 일을 하는 교우는 바쁜 중에도 틈틈이 교회에 들러 예배당 곳곳에 꽃을 심고 가꾸고 있습니다. 좋은 꽃이 있으면 알맞은 자리를 찾아 꽃을 심고, 날이 가물다 싶을 때면 일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중에도 들러 꽃에 물을 주고 가지요.
그런데 생각하지 못한 문제가 생겼습니다. 언제부턴가 예배당 마당에 심은 꽃이 사라진다는 것이었습니다. 누군가가 캐 간다는 것인데, 꽃을 아는 사람이라고 했습니다. 귀한 꽃만 골라 캐간다니 말이지요. 꽃에 관심이 없는 사람이면 아예 하지 않을 일, 꽃을 사랑하는 이의 소행일 것이라는 말인데 어찌 예배당 마당에 심어놓은 꽃에 손을 댈 수가 있을까, 도무지 이해가 되질 않았습니다.
꽃이 사라지는 일을 두고서 자신이 꽃을 심어 누군가를 죄짓게 만든 것 같다며 교우는 스스로를 자책했습니다. 그러면서 누가 캐 갔든 그 사람 마당에서 꽃이 잘 자라면 좋겠다고 꽃 같은 말을 했습니다. 꽃을 사랑하는 마음이 저런 것이구나 싶었지요.
미국에서 살고 있는 한 지인이 꽃이 사라졌다는 이야기를 듣고는 자신의 경험담을 전해주었습니다. 미국에 가서 얼마 안 되어 아들이 초등학교 다닐 때 있었던 일이라고 합니다. 여름캠프를 마치고 집에 와서 보니, 놀이터 벤치에 모자와 도시락 가방을 놓고 왔더랍니다. 모자는 아버지가 선물로 사 준, 무지개색 프로펠러가 달려있는 모자였답니다. 아이는 자기에게 의미 있고 귀한 물건을 잃어버린 줄 알고 낙심이 컸답니다.
다음날 비가 오는 오전에 놀이터에 찾아갔습니다. 혹시 놓아두고 온 물건을 다시 찾을 수 있을까 하는 마음으로요. 그런데 가서 보니 물건이 그 자리에 있더랍니다. 그런데 물건은 그냥 물건만 있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누군가가 도시락 가방과 모자 위에 비닐을 얹어놓았던 것이었습니다. 비를 맞지 말라고 그렇게 해놓은 것이었겠지요. 아들이 활짝 웃으며 좋아한 것은 당연한 일이었습니다. 자신이 보고 경험한 그대로를 배우는 아이로서는 참으로 소중한 경험을 한 셈이었습니다.
예배당 마당에 심어놓은 꽃을 캐 가는 것은 분명 아름답지 못한 일, 어떻게 해야 그 마음을 바꿀 수 있을지 고민 중입니다. 꽃을 사랑한다면 마음도 꽃처럼 예뻐야 할 터, 잘못된 마음을 바꾸는 일조차 꽃처럼 할 수는 없을까, 생각이 많아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