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톡톡 튀는 출산장려 이색 정책

톡톡 튀는 출산장려 이색 정책

by 이규섭 시인 2018.08.24

“여기 계신 엄마들은 애국자십니다” 거창한 격려사가 아니다. 듣기 좋은 공치사는 더욱 아니다. 출산을 기피하는 시대에 젊은 엄마들이 아이 두세 명을 낳고 키운다는 것이 여간 대단한 게 아니다. 자식 사랑만큼 자식 교육에도 열성적이다. 초·중등학교나 도서관 등 학부모 대상 미디어 강의 참석자들은 대부분 다둥이 엄마들이다.
한국은 17년째 초저출산 국가다. 고령화와 맞물려 여간 심각한 게 아니다. 전국 시군구와 읍면동 10곳 가운데 4곳은 아예 사라질 위험이라는 분석이다. 최근 한국고용정보원이 국가통계포털에 있는 주민등록인구 통계를 활용하여 2013∼2018년 전국 228개 기초단체와 3463개 읍면동의 소멸위험지수를 계산한 결과다. 소멸위험지역은 89곳이나 된다.
한 지역의 20∼39세 가임여성 인구가 65세 이상 노인 인구의 절반에 못 미치면 소멸위험지역으로 분류된다. 소멸위험이 가장 큰 지자체는 경북 의성이다. 전남 고흥, 경북 군위, 경남 합천이 뒤를 잇는다. 천년고도 경주와 도청 소재지가 있는 경북 안동도 소멸위험지역으로 분류됐다. 인구 감소는 재앙 수준으로 치닫는다.
아기 울음소리 듣기가 어려워지자 지자체들은 앞 다퉈 톡톡 튀는 출산장려 정책을 펼친다. 출산장려금, 산후조리비용, 난임시술비 지원 등 2000여 가지 넘는 정책을 추진한다. 전남 광양시는 일곱째 아이를 낳은 가정에 2110만원의 육아비용을 지급했다. 전국 최고 수준이다. 셋째 아이부터 1000만원 이상 현금지원 지자체는 24곳이다.
부산시는 지하철 출퇴근으로 몸이 힘든 임산부를 위한 ‘핑크라이트’ 프로젝트로 눈길을 끈다. 열쇠고리 모양의 발신기를 가진 임산부가 지하철 임산부석에 다가가면 핑크라이트에서 불이 반짝반짝 빛나고 ‘자리를 양보해 주세요’ 안내 음성까지 나온다. 임산부가 와도 자리를 양보하지 않아 착안한 아이디어다.
지하철에는 분홍색 스티커가 붙어있는 임산부 배려석이 있지만 일반인들이 차지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머리를 깊게 숙이고 스마트폰에 빠지거나 눈을 감고 조는 척한다. 젊은이가 차지하고 앉아 있으면 얄밉다. 눈치 없이 버티고 앉아 있는 노인도 거슬린다.
출산율이 가장 높은 세종시는 출산 후 산모가 집에서 산후조리를 할 수 있도록 돕는 ‘맘 편한 우리 집 가정산후조리’서비스를 펴고 있다. 전북 고창군은 청춘 만남을 주선하는 ‘미혼 남녀 심쿵심쿵 내 사랑 찾기’ 이벤트를 펴는 등 출산 장려 이색 정책이 넘친다.
부산의 한 택시기사는 임산부 승객이 타면 “요즘 애 안 낳으려고 하는데 착하다, 대단하다”고 칭송한다. 속주머니에서 ‘임신 축하 하얀 봉투’를 꺼내 전해준다. 승객은 순간 당황하고 어리둥절해 하면서도 호의를 거절하지 못하고 받는다. 봉투에는 ‘순산을 기원합니다’ 손글씨를 써 놓았다. “임산부가 타면 택시요금도 받지 않는다. 큰돈은 아니지만 먹고 싶은 거 사 먹으라고 봉투를 늘 챙겨 다닌다”고 한다. 기분 좋은 뉴스다. 감동을 받은 한 임산부가 택시기사의 훈훈한 이야기를 커뮤니티에 올리면서 세상에 알려졌다. 그는 가로수를 누비는 출산 장려 행복 전도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