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천국 흉내 제대로 해야
자전거천국 흉내 제대로 해야
by 이규섭 시인 2018.0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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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종로통 교통 체계가 많이 변했다. 연 초 신문로 입구 버스 정류장에서 귀가 버스를 기다렸으나 오지 않는다. 뒤늦게 가로수에 매어 놓은 안내 입간판을 발견했다. 종로 일대 중앙버스전용차로제가 시행되어 타려던 버스는 종로 1가 광화문 우체국 앞에서 정차한다는 것. 노선별로 정류장이 제각각이라 헷갈렸다.
지난 8일 개통된 종로 자전거전용차로는 ‘잡탕 차로’가 되어 아찔하다. 화분에 심을 꽃나무와 꽃씨를 살 겸 종로 5가에 갔더니 자전거전용차로에 화물차가 깜빡이를 켜놓은 채 운전사가 짐을 나른다. 택배 오토바이가 그 길을 쌩쌩 달린다. 택시 승강장이 따로 있는데 자전거 전용차로에서 승객이 내린다. 전용차로 주인공인 자전거는 뒷전으로 밀렸다. 전용차로 위반 시 과태료를 물린다는 안내판이 있어도 아랑곳하지 않는다. 지금은 계도 기간이고 7월부터 과태료가 부과되기 때문이다.
종로 자전거전용차로는 광화문우체국에서 종로 6가 동대문종합상가까지 이어지는 2.6㎞ 구간이다. 전용차로 폭은 1∼1.5m로 좁다. 개통 다음 날 한 언론사 기자가 자전거를 직접 타 본 뒤 안전 위험을 경고하는 르포 기사를 쓰자 언론사들의 취재가 잇따랐다. 분리대가 없어 차량과 오토바이가 끼어들어 위험하다는 게 공통된 지적이다. 분리대가 있으면 시야가 좁아져 운전하기 힘들고, 택시 기사들도 손님들을 내리기 어려워진다며 반대하여 설치를 미뤘다고 한다.
밤에는 버스가 자전거전용차로를 침범하는가 하면 택시를 잡으려는 취객들이 도로에 뛰어들어 더 위험하다는 것. 전용차로를 구분하는 LED 등이 일부 구간 설치돼 있지 않아 구분하기 어려웠다고 한다.
서울시는 자전거천국으로 알려진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을 모델로 삼았다고 한다. 암스테르담의 심장 담 광장엔 띠링∼띠링∼경적을 울리며 느리게 달리는 트램과 버스, 승용차와 자전거, 인파가 북적거리지만 교통이 물결처럼 유유자적 흐른다. 가이드는 돌발 상황 때 급정거를 할 수 없는 트램을 조심해야 한다고 당부한다.
암스테르담은 시민의 절반 이상이 자전거를 이용하여 인구 대비 자전거 이용률이 세계에서 가장 높다. 자전거가 일상의 운송수단으로 자리 잡은 만큼 안전을 최우선으로 자전거 교통 인프라가 잘 구축돼 있다. 자전거 전용 신호등까지 설치돼 있어 눈길을 끌었다. 건널목과 네거리마다 설치된 자전거 신호등은 자동차 신호체계와 연계돼 자동차와 차량이 섞이지 않는다.
최근에는 일반 교통신호에 걸려 멈춰 서지 않도록 자전거 속도를 조절하는 ‘플로(Flo)’를 개발했다니 자전거 교통 시스템의 진화가 눈부시다. 대로변에도 자전거가 빼곡하게 주차돼 있으나 도난방지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잃어버릴 염려가 없다고 한다. 자전거 2500대를 주차 할 수 있는 주차 타워를 보고 놀랐다.
자전거는 교통체증 완화에 기여할 뿐 아니라 미세먼지와 온실가스 발생이 없는 친환경 교통수단이다. 서울시는 2020년까지 여의도∼광화문∼강남을 잇는 자전거도로망을 만들 계획이라고 한다. 자전거도로망 확충보다 중요한 것은 안전이다. 자전거천국 암스테르담 흉내를 내려면 제대로 했으면 좋겠다.
서울 종로통 교통 체계가 많이 변했다. 연 초 신문로 입구 버스 정류장에서 귀가 버스를 기다렸으나 오지 않는다. 뒤늦게 가로수에 매어 놓은 안내 입간판을 발견했다. 종로 일대 중앙버스전용차로제가 시행되어 타려던 버스는 종로 1가 광화문 우체국 앞에서 정차한다는 것. 노선별로 정류장이 제각각이라 헷갈렸다.
지난 8일 개통된 종로 자전거전용차로는 ‘잡탕 차로’가 되어 아찔하다. 화분에 심을 꽃나무와 꽃씨를 살 겸 종로 5가에 갔더니 자전거전용차로에 화물차가 깜빡이를 켜놓은 채 운전사가 짐을 나른다. 택배 오토바이가 그 길을 쌩쌩 달린다. 택시 승강장이 따로 있는데 자전거 전용차로에서 승객이 내린다. 전용차로 주인공인 자전거는 뒷전으로 밀렸다. 전용차로 위반 시 과태료를 물린다는 안내판이 있어도 아랑곳하지 않는다. 지금은 계도 기간이고 7월부터 과태료가 부과되기 때문이다.
종로 자전거전용차로는 광화문우체국에서 종로 6가 동대문종합상가까지 이어지는 2.6㎞ 구간이다. 전용차로 폭은 1∼1.5m로 좁다. 개통 다음 날 한 언론사 기자가 자전거를 직접 타 본 뒤 안전 위험을 경고하는 르포 기사를 쓰자 언론사들의 취재가 잇따랐다. 분리대가 없어 차량과 오토바이가 끼어들어 위험하다는 게 공통된 지적이다. 분리대가 있으면 시야가 좁아져 운전하기 힘들고, 택시 기사들도 손님들을 내리기 어려워진다며 반대하여 설치를 미뤘다고 한다.
밤에는 버스가 자전거전용차로를 침범하는가 하면 택시를 잡으려는 취객들이 도로에 뛰어들어 더 위험하다는 것. 전용차로를 구분하는 LED 등이 일부 구간 설치돼 있지 않아 구분하기 어려웠다고 한다.
서울시는 자전거천국으로 알려진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을 모델로 삼았다고 한다. 암스테르담의 심장 담 광장엔 띠링∼띠링∼경적을 울리며 느리게 달리는 트램과 버스, 승용차와 자전거, 인파가 북적거리지만 교통이 물결처럼 유유자적 흐른다. 가이드는 돌발 상황 때 급정거를 할 수 없는 트램을 조심해야 한다고 당부한다.
암스테르담은 시민의 절반 이상이 자전거를 이용하여 인구 대비 자전거 이용률이 세계에서 가장 높다. 자전거가 일상의 운송수단으로 자리 잡은 만큼 안전을 최우선으로 자전거 교통 인프라가 잘 구축돼 있다. 자전거 전용 신호등까지 설치돼 있어 눈길을 끌었다. 건널목과 네거리마다 설치된 자전거 신호등은 자동차 신호체계와 연계돼 자동차와 차량이 섞이지 않는다.
최근에는 일반 교통신호에 걸려 멈춰 서지 않도록 자전거 속도를 조절하는 ‘플로(Flo)’를 개발했다니 자전거 교통 시스템의 진화가 눈부시다. 대로변에도 자전거가 빼곡하게 주차돼 있으나 도난방지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잃어버릴 염려가 없다고 한다. 자전거 2500대를 주차 할 수 있는 주차 타워를 보고 놀랐다.
자전거는 교통체증 완화에 기여할 뿐 아니라 미세먼지와 온실가스 발생이 없는 친환경 교통수단이다. 서울시는 2020년까지 여의도∼광화문∼강남을 잇는 자전거도로망을 만들 계획이라고 한다. 자전거도로망 확충보다 중요한 것은 안전이다. 자전거천국 암스테르담 흉내를 내려면 제대로 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