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나라 노숙자 개와 사는 이유
부자나라 노숙자 개와 사는 이유
by 이규섭 시인 2018.04.13
룩셈부르크는 작지만 강한 나라다. 인구 59만 명(2017년)에 면적(2586㎢)은 서울의 4배 정도. 1인 국내총생산(GDP)은 10만 7708달러로 세계에서 가장 높다. 공식 명칭은 룩셈부르크대공국. 왕이 아닌 대공국이 입헌군주의 역할을 맡은 유일한 국가다.
수도 룩셈부르크는 깎아지른 듯한 300m의 절벽 사암구릉에 위치한 성채도시다. 협곡 아래로 알제트 강이 휘어 흐르고 중세 분위기를 품은 고혼(Gohon) 마을이 아득하게 내려다보인다. 아치형 아돌프다리가 마을 위를 가로질러 구도심과 신도심을 잇는다. 높이 46m에 길이 153m로 관광 명소가 됐다.
철옹성처럼 구도심을 둘러싼 보크포대는 963년 지그프리트 백작이 보크산 바위산에 처음으로 쌓은 성이다. 벨젤 성벽은 14세기 말부터 15세기에 걸쳐 대공 벤젤 2세가 강 위를 가로질러 저지대까지 요새를 확장하기 위해 연결한 성벽이다.
헌법광장에 우뚝 솟은 전몰자기념탑 꼭대기엔 니케의 황금여신상이 월계관을 들고 서있다. 참전비에는 1,2차 세계대전과 1951∼1953년 한국전 참전기록을 새겨놓았다. 룩셈부르크 장병 89명은 유엔군의 일원으로 벨기에 대대의 1개 소대로 편입되어 참전했다. 2명이 전사하고 15명이 부상을 입었다. 징병이 아니라 10대의 경쟁률을 뚫은 지원병이라니 당시엔 경제가 어렵고 참전 수당이 높았던 것 같다.
룩셈부르크는 작아서 걷기 좋고 거창하지 않아 매력적이다. 헌법광장에서 대각선으로 보이는 뾰족한 첨탑 세 개가 솟은 건물은 노트르담 성당. 내부는 화려하지 않고 소박하다. 대공 기욤 2세의 기마상과 시청사가 있는 기욤 2세 광장 한쪽은 공사 중이라 기마상의 정면을 카메라에 담을 수 없어 아쉽다. 모퉁이를 돌면 그랜드 두칼 궁전. 1418년 세워질 당시는 시청사로 사용했으나 1841년부터 대공작의 궁전으로 쓰인다. 경비원이 1대 1로 맞교대하는 모습이 단촐 하지만 동작은 절도 있다. 도심의 아름광장은 넓지 않다. 레스토랑과 카페, 명품 매장이 몰려 있다. 고색창연한 건물은 공연장이다. 2층 카페 창가에 앉아 커피를 마시며 내려다본다. 느긋하게 오가는 시민들 모습에 여유가 묻어난다.
룩셈부르크는 작은 것이 힘이다. 몸집이 적어 위기 대처 능력이 잽싸다. 1970년대 철강 산업이 사양길에 접어들자 ‘금융허브’로 빠르게 전환하여 생산성 1위를 유지한다. 수도 룩셈부르크에만 150개 글로벌 기업과 4만 개 이상의 다국적 기업이 몰려 있다. 독일, 벨기에, 프랑스에 둘러싸여 있는 룩셈부르크에 일하러 오는 세 나라 인력은 18만 명에 이른다고 한다. 대중교통으로 출퇴근이 가능하다. 이들은 룩셈부르크의 경제와 부가가치를 떠받치고 있지만 인구에는 잡히지 않으니 생산성 1위 유지의 요인이다.
부자나라에도 노숙자는 있다. 노숙자 옆 개는 지자체에서 분양해 줬다. 유기견도 줄이고 겨울철 노숙자의 보온에도 도움이 된다니 누이 좋고 매부 좋은 격이다. 돈 통은 개 앞에 놓여있다. 노숙자보다 반려견을 아끼는 시민들의 동정심을 유발하려는 전략이다. “우리나라에도 도입했으면 좋겠다”고 했더니 동행자 한 분이 ‘멍멍탕이 될 확률이 많아 안 된다”고 말해 웃었다.
수도 룩셈부르크는 깎아지른 듯한 300m의 절벽 사암구릉에 위치한 성채도시다. 협곡 아래로 알제트 강이 휘어 흐르고 중세 분위기를 품은 고혼(Gohon) 마을이 아득하게 내려다보인다. 아치형 아돌프다리가 마을 위를 가로질러 구도심과 신도심을 잇는다. 높이 46m에 길이 153m로 관광 명소가 됐다.
철옹성처럼 구도심을 둘러싼 보크포대는 963년 지그프리트 백작이 보크산 바위산에 처음으로 쌓은 성이다. 벨젤 성벽은 14세기 말부터 15세기에 걸쳐 대공 벤젤 2세가 강 위를 가로질러 저지대까지 요새를 확장하기 위해 연결한 성벽이다.
헌법광장에 우뚝 솟은 전몰자기념탑 꼭대기엔 니케의 황금여신상이 월계관을 들고 서있다. 참전비에는 1,2차 세계대전과 1951∼1953년 한국전 참전기록을 새겨놓았다. 룩셈부르크 장병 89명은 유엔군의 일원으로 벨기에 대대의 1개 소대로 편입되어 참전했다. 2명이 전사하고 15명이 부상을 입었다. 징병이 아니라 10대의 경쟁률을 뚫은 지원병이라니 당시엔 경제가 어렵고 참전 수당이 높았던 것 같다.
룩셈부르크는 작아서 걷기 좋고 거창하지 않아 매력적이다. 헌법광장에서 대각선으로 보이는 뾰족한 첨탑 세 개가 솟은 건물은 노트르담 성당. 내부는 화려하지 않고 소박하다. 대공 기욤 2세의 기마상과 시청사가 있는 기욤 2세 광장 한쪽은 공사 중이라 기마상의 정면을 카메라에 담을 수 없어 아쉽다. 모퉁이를 돌면 그랜드 두칼 궁전. 1418년 세워질 당시는 시청사로 사용했으나 1841년부터 대공작의 궁전으로 쓰인다. 경비원이 1대 1로 맞교대하는 모습이 단촐 하지만 동작은 절도 있다. 도심의 아름광장은 넓지 않다. 레스토랑과 카페, 명품 매장이 몰려 있다. 고색창연한 건물은 공연장이다. 2층 카페 창가에 앉아 커피를 마시며 내려다본다. 느긋하게 오가는 시민들 모습에 여유가 묻어난다.
룩셈부르크는 작은 것이 힘이다. 몸집이 적어 위기 대처 능력이 잽싸다. 1970년대 철강 산업이 사양길에 접어들자 ‘금융허브’로 빠르게 전환하여 생산성 1위를 유지한다. 수도 룩셈부르크에만 150개 글로벌 기업과 4만 개 이상의 다국적 기업이 몰려 있다. 독일, 벨기에, 프랑스에 둘러싸여 있는 룩셈부르크에 일하러 오는 세 나라 인력은 18만 명에 이른다고 한다. 대중교통으로 출퇴근이 가능하다. 이들은 룩셈부르크의 경제와 부가가치를 떠받치고 있지만 인구에는 잡히지 않으니 생산성 1위 유지의 요인이다.
부자나라에도 노숙자는 있다. 노숙자 옆 개는 지자체에서 분양해 줬다. 유기견도 줄이고 겨울철 노숙자의 보온에도 도움이 된다니 누이 좋고 매부 좋은 격이다. 돈 통은 개 앞에 놓여있다. 노숙자보다 반려견을 아끼는 시민들의 동정심을 유발하려는 전략이다. “우리나라에도 도입했으면 좋겠다”고 했더니 동행자 한 분이 ‘멍멍탕이 될 확률이 많아 안 된다”고 말해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