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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 뉴스는 참으로 악하다

가짜 뉴스는 참으로 악하다

by 한희철 목사 2018.04.04

언젠가부터 가짜 뉴스라는 말을 흔하게 듣게 됩니다. 가짜 뉴스를 흔하게 듣게 되었다는 것은 그런 일들이 점점 일상화되고 있다는 뜻이겠지요. 각 나라의 지도자를 선출하는 대통령 선거에서는 물론 우리가 일상생활 속에서 경험하게 되는 다양한 영역에 이르기까지 가짜 뉴스는 깊숙이 파고들어 영역을 넓히고 있습니다.
어처구니없을 만큼 아무런 근거가 없는 말들이 바람처럼 떠돌아다니며 사람들의 마음을 어지럽힙니다. 가장 손쉽게, 가장 광범위하게, 그리고 가장 빠르게 많은 사람을 혼란에 빠뜨릴 수 있는 방법 중에서 가짜 뉴스만 한 것이 없다 여겨집니다. 그런 점에서는 독가스보다도 더 치명적인 위험성을 가지고 있다 싶기도 합니다. 그러니 악한 의도를 가진 이들은 그 점을 눈여겨보고 점점 교활한 방법으로 활용을 하고 있고요.
가짜 뉴스가 정말로 나쁜 것은 그 무책임함에 있습니다. 누군가의 삶을 송두리째 무너뜨릴 수 있는 말을 함부로 꾸며낼 뿐만 아니라, 설령 그것이 거짓으로 밝혀졌다 하더라도 아니면 말고 하는 식으로 가볍게 생각을 합니다. 가짜 뉴스가 빚어내는 치명적 폐해와 그 말을 퍼뜨리는 이들의 가벼움은 분노를 일으킬 만큼 극명한 대조를 이룹니다.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를 통해 그럴듯함을 가장한 거짓된 이야기가 순식간에 퍼져나가면 그것이 거짓임이 드러난다고 해도 가짜 뉴스를 통해 피해를 입은 당사자는 이미 당한 피해로부터 벗어날 수가 없게 됩니다. 감당하기 힘든 상처를 안고 점점 야위어 갑니다.
‘월드 커뮤니케이션 데이’를 기념하는 메시지에서 프란체스코 교황은 가짜 뉴스에 대해 ‘인간 내면의 자유를 박탈하는 악의 기만’이라고 비판을 했습니다. 가짜 뉴스의 해악을 성경 창세기에 나오는 교활한 뱀이 썼던 전략에 비유하며, 아담을 유혹한 뱀을 ‘숙련된 거짓말쟁이의 아버지’라 불렀습니다.
뱀은 아담을 찾아와 선악과를 먹으면 눈이 밝아져 하나님과 같아질 것이라고 꼬였습니다. 거짓이되 매혹적인 유혹으로 인간의 마음속을 파고들었습니다. 가짜 뉴스에 속은 첫 번째 사례로 뱀의 유혹에 넘어가 선악과를 따먹고 낙원에서 추방된 아담과 이브를 들고 있는 점이 일리 있다 싶었습니다.
그의 지적 중에서 크게 공감이 되었던 부분이 있습니다. 그는 가짜 뉴스가 바이러스처럼 멈출 수 없는 속도로 빠르게 퍼지는 근본적 원인으로 소셜미디어를 지목하지는 않았습니다. 가짜 뉴스를 확산시키는 동력은 소셜미디어가 가지고 있는 정보 공유의 열망이 아니라 인간의 탐욕이라는 것입니다. 하나의 거짓말에서 다른 거짓말로 움직여 인간 내면의 자유를 박탈하는 악의 기만적 파워는 권력에 대한 갈증, 소유하고 즐기려는 탐욕에 뿌리를 두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가짜 뉴스는 선악과를 따먹도록 부추겼던 뱀의 유혹과 다를 것이 없는 치명적인 악입니다. 거짓을 말하며 아니면 말고 하는 가벼움은 무거운 마음으로 버려야 마땅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