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사회

그대 마음은 마술사

그대 마음은 마술사

by 정운 스님 2017.12.20

옛날 구한 말, 우리나라가 일제 통치를 받을 때의 일이다. 경상남도 전 지역을 관할하고 있던 일본인 헌병 대장이 어느 사찰의 스님을 찾아갔다.
당시 그 스님은 경상도 일대에서는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이름이 나 있던 터이다. 그는 스님께 정중히 인사를 드리고 말했다.
“스님, 제가 오늘 스님께 좋은 말씀도 듣고, 꼭 물어보고 싶은 것이 있어 찾아왔습니다.”
스님은 물을 것이 있으면, 물으라고 하셨다.
“스님, 다른 종교는 지옥과 천당이 있는데, 불교에서는 지옥과 천당이 어디에 있습니까? 제가 일본에 살 때 스님들께 꼭 묻고 싶었는데, 기회가 없어 묻지 못했습니다.”
스님은 가만히 듣고만 있다가 그에게 가까이 다가오라고 하였다. 일본 헌병이 아무런 생각 없이 스님께 다가가자, 스님이 다짜고짜로 주장자로 그의 등을 내려쳤다. 헌병은 순식간에 당한 일인지라 큰 수모로 여겨졌다. 그는 자신도 모르게 칼을 빼들었다. 얼굴이 붉어졌고, 화가 나서 순식간에 칼로 스님을 내리칠 기세였다. 그런데도 스님은 태연스럽게 말했다.
“지금 자네가 화가 나서 나를 죽일 기세로 칼을 빼든 그 상태가 바로 지옥이라네.”
이 말을 듣는 순간 이 사람은 칼을 거두었고, 스님이 왜 주장자로 쳤는지를 알아차렸다. 스님께 인사를 드리며 칼을 빼든 것에 사과를 하였다. 사과를 하면서 그의 얼굴이 다시 편안한 상태로 돌아왔다. 그제서야 스님이 말했다.
“지금 나를 용서하고, 마음이 편안한 상태로 돌아온 지금의 자네가 바로 천국이라네.”
독자들도 무슨 뜻인지를 알았을 것이다. 불교에서는 천국과 지옥을 거론하지 않는다. 즉 천국이라는 곳이 있어서 나중에 천국을 간다거나 지옥을 간다는 개념 자체가 없다. 물론 전혀 논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즉 마음의 상태에 따라 지옥과 천국을 논하지, 물리적으로 천국이니, 지옥이니 하는 어떤 특정한 장소를 논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바로 앞에서 이야기를 들려준 것처럼, 불교에서 말하는 천국은 현재 그대의 마음이 상대에게 감사하고 행복한 상태요, 지옥은 몹시 화가 나서 상대방에게 해를 끼치거나 악담하고 질시하는 그런 상태를 말한다. 티베트의 달라이라마도 이런 말씀을 하셨다.
“저는 분노에 대하여 오랫동안 연구했습니다. 사람들은 화가 날 때 그 원인을 남 탓으로 돌리고 상대방을 비난합니다. 그런데 제가 연구한 결과 90% 정도는 상대방이 아니라 전적으로 자신의 마음이 만들어낸 것입니다. 상대방에 의해서 어떤 영향도 받지 않은 것입니다.” 곧 지옥은 자신의 마음이 만들어낸 분노의 상태요, 천국은 자신이 만들어낸 행복한 상태이다. 그런데 이런 유사한 내용의 글이 있다. 미국인 토머스 에디슨(Thomas Alva Edison, 1847~1931)의 말이다.
“마술은 마음속에 있다. 마음이 지옥을 천국으로 만들 수도 있고, 천국을 지옥으로 만들 수도 있다. 자신의 마음을 지옥으로 만들고 싶은 사람은 아마 없을 것이다. 마음을 천국으로 만들고 싶은 이들이여! 자기 마음속에 마술을 부려 즐겁고 찬란한 하루를 만들어라.”
결국 자신의 마음이 만들어낸 것으로 자신이 고통 받고[지옥 상태], 혹은 행복해 한다[천국 상태]. 천국과 지옥은 다른 사람이 만들어준 것이 아니라 자신의 마음이 만들어낸 것이다.
우리 모두는 한 번뿐인 인생을 살아간다. 그런데 이왕이면, 지옥보다 천국에 머물면 좋지 않겠는가?! 상대방에게 화살을 돌리지 말라. 결국 그대의 마음이 지옥을 천국으로 만들 수도 있고, 천국을 지옥으로 만들 수도 있다는 것, 잊지 말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