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객 많아 골치 아픈 도시
관광객 많아 골치 아픈 도시
by 이규섭 시인 2017.08.04
“관광객이 너무 많아 못 살겠다”
즐거운 비명도 배부른 푸념도 아니다. 관광객에 치여 주민들이 골머리를 앓는 현실이다. 오죽하면 관광객 유입을 막으려 주민들이 시위에 나섰겠는가. 도시 곳곳엔 베네치아(Venezia)와 대탈출(Exodus)의 합성어인 ‘베네소더스(Venexodus)라 쓴 현수막도 걸렸다. 세계적인 관광지 이탈리아 베네치아가 넘쳐 나는 관광객으로 몸살을 앓다 못해 주민들이 떠나고 있다는 보도다. 관광객 유치에 열을 올리는 우리나라 지자체 입장에서는 여간 부러운 게 아니다.
지난해 한국을 찾은 해외관광객은 1,700만 명인데 베네치아는 한해 3,000만 명이 몰려와 일상생활이 위협받는다는 것이다. 가장 큰 문제는 치솟는 집값이다. 집을 사는 것은 고사하고 장기 임대도 어렵다고 한다. 관광 수입보다 집값과 생활 물가가 더 빠르게 뛰니 버티기 어렵다. 도심은 숙박업소로 가득 찼고 숙소 공유 서비스가 유행하면서 현지인이 거주하는 지역까지 관광객들이 파고들어 불편하다.
베네치아 옛 정취가 사라지는 것도 불만이다. 주요 관광지는 대형 패스트푸드 체인점과 중국산 기념품을 파는 점포가 판을 친다. 밤늦게 고성방가를 하거나 운하에서 소변을 보는 관광객을 단속하기 위해 주민들이 ‘공중도덕 지킴이’로 나섰다. 최근엔 외국인 청년들이 다리에서 운하로 다이빙을 했다가 체포되기도 했다. 관광객에 밀려 주민들이 떠나는 게 가파르게 증가한다. 1950년대 17만 명에 달했던 인구는 현재 5만여 명으로 크게 줄었다니 여간 심각한 게 아닌가 보다.
베네치아는 물이 길이고 길이 물인 물의 도시다. 죽기 전에 꼭 가봐야겠다고 다짐하다가 지난해 들렀다. 상상했던 것보다 넓어 놀랐고, 운하와 광장에 일렁이는 역사와 문화의 향기에 탄성이 절로 나온다. 곤돌라를 타고 실핏줄처럼 이어진 수로의 골목을 누볐으나 겉모습만 봤을 뿐 주민들의 속내는 헤아리지 못했다.
300년 전 문을 연 유럽 최초의 카페 ‘플로리안’에 들러 핫초코 한 잔 10.5유로를 내면서 “한 끼 식사값이군” 속으로 투덜거렸다. 바이런과 괴테, 이곳 출신인 바람둥이 카사노바도 자주 들렀다니 유명세려니 이해했다. 지중해가 세계의 중심이었던 중세, 베네치아는 막강한 금융자본으로 세계를 지배했으나 그들의 자긍심이 침몰되는 것 같아 안타깝다.
전통적 민속 경관이 비교적 잘 보전된 순천 낙안읍성 주민들도 민속마을 지정 초기엔 불편을 겪었다. 사적지로 묶여 며느리를 얻어도 방 한 칸 맘대로 늘릴 수 없었다. 거주하는 전통가옥의 문을 관광객들이 불쑥불쑥 열어 제켜 사생활 침해가 잦았으나 세월이 흐르면서 개선됐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관광객들이 에티켓을 지키지 않고 무례한 행동을 하는 게 주민들을 뿔나게 한다. 유럽이나 선진국 여행 때는 주눅이 들거나 조심하다가도 못사는 나라에 가면 거들먹거리기 일쑤다. 여름휴가가 절정이다. 국내 여행도 마찬가지다. 얼굴을 가린 마스크도 모자라 모자를 눌러 쓰고 짙은 선글라스를 낀 채 마을을 누비면 현지 주민들이 아니라도 불쾌하다.
즐거운 비명도 배부른 푸념도 아니다. 관광객에 치여 주민들이 골머리를 앓는 현실이다. 오죽하면 관광객 유입을 막으려 주민들이 시위에 나섰겠는가. 도시 곳곳엔 베네치아(Venezia)와 대탈출(Exodus)의 합성어인 ‘베네소더스(Venexodus)라 쓴 현수막도 걸렸다. 세계적인 관광지 이탈리아 베네치아가 넘쳐 나는 관광객으로 몸살을 앓다 못해 주민들이 떠나고 있다는 보도다. 관광객 유치에 열을 올리는 우리나라 지자체 입장에서는 여간 부러운 게 아니다.
지난해 한국을 찾은 해외관광객은 1,700만 명인데 베네치아는 한해 3,000만 명이 몰려와 일상생활이 위협받는다는 것이다. 가장 큰 문제는 치솟는 집값이다. 집을 사는 것은 고사하고 장기 임대도 어렵다고 한다. 관광 수입보다 집값과 생활 물가가 더 빠르게 뛰니 버티기 어렵다. 도심은 숙박업소로 가득 찼고 숙소 공유 서비스가 유행하면서 현지인이 거주하는 지역까지 관광객들이 파고들어 불편하다.
베네치아 옛 정취가 사라지는 것도 불만이다. 주요 관광지는 대형 패스트푸드 체인점과 중국산 기념품을 파는 점포가 판을 친다. 밤늦게 고성방가를 하거나 운하에서 소변을 보는 관광객을 단속하기 위해 주민들이 ‘공중도덕 지킴이’로 나섰다. 최근엔 외국인 청년들이 다리에서 운하로 다이빙을 했다가 체포되기도 했다. 관광객에 밀려 주민들이 떠나는 게 가파르게 증가한다. 1950년대 17만 명에 달했던 인구는 현재 5만여 명으로 크게 줄었다니 여간 심각한 게 아닌가 보다.
베네치아는 물이 길이고 길이 물인 물의 도시다. 죽기 전에 꼭 가봐야겠다고 다짐하다가 지난해 들렀다. 상상했던 것보다 넓어 놀랐고, 운하와 광장에 일렁이는 역사와 문화의 향기에 탄성이 절로 나온다. 곤돌라를 타고 실핏줄처럼 이어진 수로의 골목을 누볐으나 겉모습만 봤을 뿐 주민들의 속내는 헤아리지 못했다.
300년 전 문을 연 유럽 최초의 카페 ‘플로리안’에 들러 핫초코 한 잔 10.5유로를 내면서 “한 끼 식사값이군” 속으로 투덜거렸다. 바이런과 괴테, 이곳 출신인 바람둥이 카사노바도 자주 들렀다니 유명세려니 이해했다. 지중해가 세계의 중심이었던 중세, 베네치아는 막강한 금융자본으로 세계를 지배했으나 그들의 자긍심이 침몰되는 것 같아 안타깝다.
전통적 민속 경관이 비교적 잘 보전된 순천 낙안읍성 주민들도 민속마을 지정 초기엔 불편을 겪었다. 사적지로 묶여 며느리를 얻어도 방 한 칸 맘대로 늘릴 수 없었다. 거주하는 전통가옥의 문을 관광객들이 불쑥불쑥 열어 제켜 사생활 침해가 잦았으나 세월이 흐르면서 개선됐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관광객들이 에티켓을 지키지 않고 무례한 행동을 하는 게 주민들을 뿔나게 한다. 유럽이나 선진국 여행 때는 주눅이 들거나 조심하다가도 못사는 나라에 가면 거들먹거리기 일쑤다. 여름휴가가 절정이다. 국내 여행도 마찬가지다. 얼굴을 가린 마스크도 모자라 모자를 눌러 쓰고 짙은 선글라스를 낀 채 마을을 누비면 현지 주민들이 아니라도 불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