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운 패총
그리운 패총
by 김민정 박사 2017.07.17
하얗게 뼈만 남아 육탈된 시(詩)를 보러
백포만 주머니꼴 낮은 구릉 찾아갔어
가볍게 목례를 하고 조의를 표했지
이미 화석 되어 켜켜이 쌓여진 퇴적층 속
긁개와 돌창 든 사내의 뒷모습이 외로웠어
손들어 웃는 모습이 낯선 변방 같았어
고인돌과 독무덤 사이 흘러간 수세기를
정을 비운 몸만으로 층층 쌓아 막아선들
어찌 다 적을 수 있을까 원시의 숲 눈먼 책들
껍데기가 집이 되고 나라가 되는 동안
깡마른 음계의 바람 같은 말씀이여
논물이 그리운 봄날, 재두루미 입술 묻는
- 이지엽, 「그리운 패총」 전문
패총은 조개무지, 조개무덤이라고도 부르며, 사람이 먹은 조개의 빈 껍데기가 바닷가나 호숫가에 퇴적되어 있는 유적을 말한다. 패총은 생활유적이기 때문에 조개껍데기 외에도 토기, 석기도 출토되고 조개껍데기의 칼슘성분이 토양을 중화하여 유기 성분의 고고유물을 보호해주기 때문에 사람의 뼈, 동물의 뼈, 골각기 등이 출토되고 있다. 패총은 문자가 없던 사회를 연구하는 사료이기 때문에 중요하다고 한다.
이 시에서는 그 패총을 보며 지나간 인류의 역사를 생각하고 있다. 우리가 상상하고 파헤쳐도 그 먼 과거, ‘어찌 다 적을 수 있을까 원시의 숲 눈먼 책들’ 속에 쓰인 것들을 다 알 수가 없다. 아무리 타임캡슐에 넣어도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현대사회를 천 년 후에 다 알기 어렵듯이….
패총의 연구는 19세기 후반에 덴마크에서 시작되었다. 패총은 세계 각지에서 발견되었으며, 발견 전까지는 자연퇴적으로만 만들어진 것이라고 추측되었으나 조개껍데기 이외에도 동물의 뼈나 석기, 토기가 발견되었기 때문에 사람의 음식물 찌꺼기가 모여있는 것이라고 인정되기 시작하였다. 원시인이 버린 조개껍데기가 다량으로 퇴적된 장소로, 중석기 시대에서 신석기시대에 걸쳐서 해안 가까이에 형성되었다. 유럽에서는 포르투갈에서 발트해 연안에 걸친 지역, 남아프리카·북아메리카 동해안, 태평양 연안, 아시아에서는 한국·일본 등의 각지에 있다. 원시인이 어로나 수렵·채집한 식물의 잔해(수골·어골·다량의 조개껍데기·식물의 종자)파손된 도구(석기·토기·골각기)가 층을 이루어 퇴적하고, 매장된 인골, 주거의 자리도 그 속에 포함되어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에는 부산 동삼동 패총과 창원 성산의 패총이 있다. 주로 신석기 시대의 패총이다. 이러한 패총을 보면서 우리의 지나간 역사의 흔적을 찾고, 그들이 어떤 생활을 하였을까 상상하며 인류의 진화와 문명의 발달을 생각한다. 그러나 그들의 생활을 상상만 할 뿐 그들이 남긴 것으로 그들의 생활을 다 알 수는 없다. 인류의 역사는 발전하는 것인가, 반복되는 것인가라는 질문을 던져볼 수도 있다.
화자는 지나간 역사를 현실에서 돌아보고 있다. 지나간 역사에서 무엇인가를 배우고 교훈을 얻으며 살고 싶어 하지만, 지금까지 인류가 그렇게 살아왔듯이 앞으로도 우리는 과거를 살피고 현대와 비교하며, 오지 않는 미래를 예측하며 살아갈 것이다. 살아남은 자가 이 세상을 이어가며, 우리는 그 흐름 위에서 현대를 절대시하여 매몰되어서도 안 되고 과거만을 미화하며 현대를 적대시해서도 안 되며, 역사에 대해 끊임없이 생각하고 연구하는 과정 속에서 진정한 삶과 역사의 교훈을 얻어내며 살아갈 것이다. “지금, 여기”를 가장 중요시하면서….
백포만 주머니꼴 낮은 구릉 찾아갔어
가볍게 목례를 하고 조의를 표했지
이미 화석 되어 켜켜이 쌓여진 퇴적층 속
긁개와 돌창 든 사내의 뒷모습이 외로웠어
손들어 웃는 모습이 낯선 변방 같았어
고인돌과 독무덤 사이 흘러간 수세기를
정을 비운 몸만으로 층층 쌓아 막아선들
어찌 다 적을 수 있을까 원시의 숲 눈먼 책들
껍데기가 집이 되고 나라가 되는 동안
깡마른 음계의 바람 같은 말씀이여
논물이 그리운 봄날, 재두루미 입술 묻는
- 이지엽, 「그리운 패총」 전문
패총은 조개무지, 조개무덤이라고도 부르며, 사람이 먹은 조개의 빈 껍데기가 바닷가나 호숫가에 퇴적되어 있는 유적을 말한다. 패총은 생활유적이기 때문에 조개껍데기 외에도 토기, 석기도 출토되고 조개껍데기의 칼슘성분이 토양을 중화하여 유기 성분의 고고유물을 보호해주기 때문에 사람의 뼈, 동물의 뼈, 골각기 등이 출토되고 있다. 패총은 문자가 없던 사회를 연구하는 사료이기 때문에 중요하다고 한다.
이 시에서는 그 패총을 보며 지나간 인류의 역사를 생각하고 있다. 우리가 상상하고 파헤쳐도 그 먼 과거, ‘어찌 다 적을 수 있을까 원시의 숲 눈먼 책들’ 속에 쓰인 것들을 다 알 수가 없다. 아무리 타임캡슐에 넣어도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현대사회를 천 년 후에 다 알기 어렵듯이….
패총의 연구는 19세기 후반에 덴마크에서 시작되었다. 패총은 세계 각지에서 발견되었으며, 발견 전까지는 자연퇴적으로만 만들어진 것이라고 추측되었으나 조개껍데기 이외에도 동물의 뼈나 석기, 토기가 발견되었기 때문에 사람의 음식물 찌꺼기가 모여있는 것이라고 인정되기 시작하였다. 원시인이 버린 조개껍데기가 다량으로 퇴적된 장소로, 중석기 시대에서 신석기시대에 걸쳐서 해안 가까이에 형성되었다. 유럽에서는 포르투갈에서 발트해 연안에 걸친 지역, 남아프리카·북아메리카 동해안, 태평양 연안, 아시아에서는 한국·일본 등의 각지에 있다. 원시인이 어로나 수렵·채집한 식물의 잔해(수골·어골·다량의 조개껍데기·식물의 종자)파손된 도구(석기·토기·골각기)가 층을 이루어 퇴적하고, 매장된 인골, 주거의 자리도 그 속에 포함되어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에는 부산 동삼동 패총과 창원 성산의 패총이 있다. 주로 신석기 시대의 패총이다. 이러한 패총을 보면서 우리의 지나간 역사의 흔적을 찾고, 그들이 어떤 생활을 하였을까 상상하며 인류의 진화와 문명의 발달을 생각한다. 그러나 그들의 생활을 상상만 할 뿐 그들이 남긴 것으로 그들의 생활을 다 알 수는 없다. 인류의 역사는 발전하는 것인가, 반복되는 것인가라는 질문을 던져볼 수도 있다.
화자는 지나간 역사를 현실에서 돌아보고 있다. 지나간 역사에서 무엇인가를 배우고 교훈을 얻으며 살고 싶어 하지만, 지금까지 인류가 그렇게 살아왔듯이 앞으로도 우리는 과거를 살피고 현대와 비교하며, 오지 않는 미래를 예측하며 살아갈 것이다. 살아남은 자가 이 세상을 이어가며, 우리는 그 흐름 위에서 현대를 절대시하여 매몰되어서도 안 되고 과거만을 미화하며 현대를 적대시해서도 안 되며, 역사에 대해 끊임없이 생각하고 연구하는 과정 속에서 진정한 삶과 역사의 교훈을 얻어내며 살아갈 것이다. “지금, 여기”를 가장 중요시하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