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사회

별과 눈 맞추고

별과 눈 맞추고

by 김민정 박사 2017.06.19

별밤에 오월 하늘에 북극성, 북두칠성…
이제는 아득해진 별자리 이름들이
별똥별/ 긋고 지나는/ 내 가슴에 들어찬다

어둠조차 팽팽해진 산골의 바람 소리
이렇게 언덕에서 별을 우러르면
어머니/ 별에 붙인 이름/ 옛 시인이 떠오른다

지상은 초록 잔치 천상은 별꽃 잔치
아이들이 피워놓은 모닥불도 사위어가
저 별들/ 입술에 묻은/ 고요를 털고 있다
- 김민정, 「별과 눈 맞추고」

지난 오월 말 2박 3일 일정으로 강원도 횡성 웰리힐리에 학생들을 데리고 수련활동을 다녀왔다. 산속의 맑은 공기 속에서 학생들은 학교공부에서 받은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마음과 몸을 단련할 수 있는 기간이었다. 신라시대의 화랑들이 경치 좋은 산수를 찾아다니며 호연지기의 마음을 기르고 세속오계의 규율을 지키며 자신들을 수양하던 이유를 알 것 같다. 호연지기란 ‘온 세상에 가득 찬 넓고 큰 원기(元氣)’를 말하며, 공명정대하며 크고 넓은 도덕적 용기를 말한다.
세속오계란 신라 진평왕 때 원광법사가 화랑도였던 귀산과 추항에게 ‘평생 마음에 새길 경구를 가르쳐달라’는 요청을 받고 제시해 준 다섯 가지 계율이다. 사군이충, 사친이효, 교유이신, 임전무퇴, 살생유택이다. 사군이충(事君以忠)이란 충성으로써 임금을 섬기어야 한다. 사친이효(事親以孝)는 효로써 부모를 섬기어야 한다. 교우이신(交友以信)은 믿음으로써 벗을 사귀어야 한다. 임전무퇴(臨戰無退)싸움에 나가서 물러남이 없어야 한다. 살생유택(殺生有擇)은 살아 있는 것을 죽일 때는 가림이 있어야 한다는 내용이다. 강력한 공동체 의식과 철저한 의리정신, 숭고한 희생정신, 그리고 선량한 인간의 정신을 나타내고 있다. 이것은 화랑도 사상의 구체적 실천 덕목을 약여하게 부각시키고 이념적 체계를 가다듬게 함으로써 화랑도 발전에 결정적인 구실을 하였다. 이리하여 직접적으로는 신라로 하여금 삼국통일의 위업을 성취하고 세계사상 유례가 드문 천년 왕조의 영광을 누리게 하였고, 간접적으로는 후대에 와서 민족사의 흐름 속에서 거세게 밀어닥친 외래문화의 물결 속에서도 우리 민족 특유의 순수하고도 의연한 민족성을 이어오는 데 중요한 이정표 역할을 하였던 것이다.
지금도 우리가 학생들에게 수련회, 수학여행 등 체험활동을 시키는 이유는 그러한 데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학생들이 한 학급에서 공부를 해도 학급의 단결도 힘들고 저마다 자신의 개성만 강조하고 자신만 중요하게 생각하는 이기주의가 팽배해 가고 있는 실정에서 학급끼리 한마음으로 활동할 수 있는 시간도 필요하고 산천을 보고 자연을 사랑하는 마음, 나아가 조국 사랑까지 이어질 수 마음이 필요하다.
학생들과 함께한 캠프파이어도 끝나 학생들은 숙소에 들어 잠을 청한 고요한 시간, 몇몇 선생님들과 어렸을 때 바라보던 강원도 산골 밤하늘의 별을 비로소 다시 볼 수 있는 행운의 시간을 가졌다. 조금은 차가운 밤공기 속에서 바라보던 밤하늘에 총총히 박힌 별빛…. ‘별 헤는 밤’의 시인 윤동주를 생각하며, 흐르는 별똥별을 바라보며 어려서 보았던 북두칠성과 북극성 등 잊었던 별자리 이름을 생각해 내던 시간, 우주의 작은 한 점에도 미치지 못하고, 그저 이 넓고 큰 우주에서 잠깐 살다가는 우리들의 생, 순간순간을 좀 더 가치 있고 의미 있게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하며, 학생들에게도 보여주었다면 좋았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다면 좋았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