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자에게 무엇을 가르칠까
손자에게 무엇을 가르칠까
by 이규섭 시인 2017.03.24
“나마스테”-. 산스크리스트어로 ‘당신을 존중하고 사랑한다.’는 인사말이다. 몇 해 전 인도와 네팔 여행 때 많이 듣고 쓰던 말이라 더 살갑게 들린다. 지난주 방송된 KBS1TV 다큐미니시리즈 ‘엄홍길의 약속 나마스테’를 감명 깊게 시청했다. 엄홍길은 히말라야 8,000m 고봉 16좌를 세계 최초로 완등에 성공한 산악인이다.
그는 생사의 기로에서 히말라야 모든 신들에게 “살려서 내려보내 주신다면 이 산과 이곳의 사람들에게 꼭 보답하겠다.”고 간절하게 염원했다. 자신이 올랐던 16개 히말라야 고봉들과 같은 수인 16개의 학교를 네팔에 세우기로 결심한 뒤 실천에 옮기고 있다. “열악한 교육 환경과 가난의 대물림을 끊을 수 있는 길은 교육이다”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엄홍길 휴먼재단’은 2010년 5월 에베레스트로 가는 길목 팡보채에 제1호 학교 준공을 시작으로 지난 2월 9번째 학교 준공을 휴먼 다큐에 담아 방송했다. 마칼루 자락 오지마을 세뚜와학교는 2년 전 지진으로 지붕에 물이 새고 칠판이 찢겨 나갔다. 열악한 환경에서 375명의 학생이 콩나물시루 교실에서 수업을 받고 있다. 번듯한 2층 규모의 새 학교는 보기만 해도 흐뭇하다. 무거운 짐을 나르던 아홉 살 세르파도 “조정사가 되고 싶다”고 꿈을 말한다. 꿈을 갖게 해주는 것이 교육의 힘임을 실감한다.
우리나라도 한국전쟁을 겪으며 천막 교실에서 공부를 했고, 한 반에 60명 넘는 콩나물교실도 겪었다. 지금은 취학 아동이 없어 문을 닫는 학교도 수두룩하니 격세지감이다. 한국의 교육열은 고도성장의 원동력이 됐지만, 사교육 의존도는 여전히 높다. 사교육을 줄이고 공교육을 정상화하겠다는 취지로 2014년 ‘선행학습 금지법’을 만들었으나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부작용만 노출됐다.
미취학 어린이 때부터 학원이나 학습지를 통해 선행학습을 한다. 학부모 10명 중 7명이 취학 전 사교육을 시킨다는 설문조사가 이를 뒷받침한다. 국어 영어 수학은 기본이고 코팅교육에 영재교육까지 시킨다. 대부분의 엄마들은 “남들 다하는 데 우리 아이만 안 시키는 것은 아닐까” “시대가 변하는 것은 알고 있지만 안 보내면 뒤처질까 불안하다”며 아이들을 사교육 현장으로 내몬다. 선행학습은 입학 후 공부에 흥미를 잃을 수 있고 정답을 알고 있으니 생각할 기회가 사라진다는 게 일선 교사들의 견해다.
선진국들은 AI(인공지능)에 대비한 교육혁신을 추진하고 있다. 2025년 이후에는 인공지능이 기존 지식과 직업체계를 뿌리부터 뒤바꿀 것이라는 게 세계 석학들의 공통된 전망이다. 우리나라는 단순 지식을 외우고 문제풀이 기술을 익히려는 선행학습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으니 안타깝다.
요즘은 초등학교 입학 전에 한글을 읽을 줄 알고 수학 문제를 풀며 영어도 곧잘 한다는 데 여섯 살 된 손자를 어린이집 교육에만 의존해도 되는 건지 걱정된다. 할아버지가 해 줄 역할은 무엇인지 생각해 본다. 아버지에게 천자문을 배웠듯이 손자에게 한자에 담긴 인성과 선인들의 지혜를 통해 올바른 가치관을 가질 수 있게 도와줘야겠다.
그는 생사의 기로에서 히말라야 모든 신들에게 “살려서 내려보내 주신다면 이 산과 이곳의 사람들에게 꼭 보답하겠다.”고 간절하게 염원했다. 자신이 올랐던 16개 히말라야 고봉들과 같은 수인 16개의 학교를 네팔에 세우기로 결심한 뒤 실천에 옮기고 있다. “열악한 교육 환경과 가난의 대물림을 끊을 수 있는 길은 교육이다”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엄홍길 휴먼재단’은 2010년 5월 에베레스트로 가는 길목 팡보채에 제1호 학교 준공을 시작으로 지난 2월 9번째 학교 준공을 휴먼 다큐에 담아 방송했다. 마칼루 자락 오지마을 세뚜와학교는 2년 전 지진으로 지붕에 물이 새고 칠판이 찢겨 나갔다. 열악한 환경에서 375명의 학생이 콩나물시루 교실에서 수업을 받고 있다. 번듯한 2층 규모의 새 학교는 보기만 해도 흐뭇하다. 무거운 짐을 나르던 아홉 살 세르파도 “조정사가 되고 싶다”고 꿈을 말한다. 꿈을 갖게 해주는 것이 교육의 힘임을 실감한다.
우리나라도 한국전쟁을 겪으며 천막 교실에서 공부를 했고, 한 반에 60명 넘는 콩나물교실도 겪었다. 지금은 취학 아동이 없어 문을 닫는 학교도 수두룩하니 격세지감이다. 한국의 교육열은 고도성장의 원동력이 됐지만, 사교육 의존도는 여전히 높다. 사교육을 줄이고 공교육을 정상화하겠다는 취지로 2014년 ‘선행학습 금지법’을 만들었으나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부작용만 노출됐다.
미취학 어린이 때부터 학원이나 학습지를 통해 선행학습을 한다. 학부모 10명 중 7명이 취학 전 사교육을 시킨다는 설문조사가 이를 뒷받침한다. 국어 영어 수학은 기본이고 코팅교육에 영재교육까지 시킨다. 대부분의 엄마들은 “남들 다하는 데 우리 아이만 안 시키는 것은 아닐까” “시대가 변하는 것은 알고 있지만 안 보내면 뒤처질까 불안하다”며 아이들을 사교육 현장으로 내몬다. 선행학습은 입학 후 공부에 흥미를 잃을 수 있고 정답을 알고 있으니 생각할 기회가 사라진다는 게 일선 교사들의 견해다.
선진국들은 AI(인공지능)에 대비한 교육혁신을 추진하고 있다. 2025년 이후에는 인공지능이 기존 지식과 직업체계를 뿌리부터 뒤바꿀 것이라는 게 세계 석학들의 공통된 전망이다. 우리나라는 단순 지식을 외우고 문제풀이 기술을 익히려는 선행학습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으니 안타깝다.
요즘은 초등학교 입학 전에 한글을 읽을 줄 알고 수학 문제를 풀며 영어도 곧잘 한다는 데 여섯 살 된 손자를 어린이집 교육에만 의존해도 되는 건지 걱정된다. 할아버지가 해 줄 역할은 무엇인지 생각해 본다. 아버지에게 천자문을 배웠듯이 손자에게 한자에 담긴 인성과 선인들의 지혜를 통해 올바른 가치관을 가질 수 있게 도와줘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