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풍의 그림자
단풍의 그림자
by 강판권 교수 2016.10.31
단풍은 나무가 한 해를 마감하는 모습이다. 사람들도 이 맘쯤 한 해를 마무리할 시간이다. 단풍놀이는 사람들이 한 해를 마무리하는 과정 중 하나다. 단풍(丹楓)은 좁은 의미로 붉은색으로 물드는 단풍나뭇과의 갈잎큰키나무 단풍나무를 의미하지만, 넓은 의미로 모든 나무의 잎이 물드는 현상을 의미한다. 기상청에서는 해마다 지역별 단풍 시기를 예보한다. 단풍은 기온에 따라 생기는 현상이기 때문에 단풍의 시기는 추위에 비례한다. 사람들은 단풍 명소를 찾아 길을 나선다. 그래서 단풍 명소에는 사람이 인산인해를 이루다 보니 단풍놀이보다 사람 구경하다 돌아오는 경우도 적지 않다.
우리나라 사람들의 단풍놀이는 아주 특별하다. 대부분 몰려다니면서 단풍 모습에 감탄한 후 단체 사진 찍으면서 즐긴다. 그래서 단풍 명소를 찾은 사람들은 단풍을 관찰하지 않는다. 단풍은 같은 색일지라도 조건에 따라 각양각색이다. 잎을 자세히 볼 때만이 단풍의 진정한 모습을 감상할 수 있다. 나는 단풍의 그림자를 즐긴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찾는 명소에서는 단풍의 그림자를 즐길 수 없다. 사람들이 단풍의 그림자를 밟고 있기 때문이다. 단풍의 그림자를 밟으면 단풍의 진면목을 맛볼 수 없다.
단풍나무가 한 해를 마무리하는 것이 단풍이라면, 단풍나무가 한 해 동안 어떻게 살았는지를 생각하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 그러나 대부분 사람들은 단풍을 구경하면서 결코 나무의 삶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않는다. 만약 나무가 성실하게 한 해를 살지 않았다면 결코 사람들은 단풍을 즐길 수 없을 것이다. 그래서 단풍의 진면목은 나무 전체를 감상할 때 드러난다. 나무 전체를 봐야만 단풍의 그림자까지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단풍의 그림자는 나무가 어떻게 살았는지를 보여주는 상징이다. 나무의 그림자는 가지와 잎으로 만든다. 가지와 잎은 나무의 본질이다.
단풍은 나무가 치열하게 살았던 시간의 흔적이다. 사람들이 단풍을 구경한다는 것은 곧 나무의 삶을 들여다보는 것과 같다. 그래서 단풍놀이는 자신의 삶을 들여다보는 시간이어야 한다. 그러나 한국인들의 단풍놀이는 소란스럽기만 하다. 조용하게 나무와 소통하는 시간을 갖기보다는 상대방과 얘기하는 데 시간을 소비한다. 그러다 보니 사람들의 소리 때문에 바람에 흔들리는 단풍 소리를 결코 들을 수 없다. 왜 우리나라 사람들의 놀이는 시끄럽기만 할까.
나는 매년 단풍잎을 주워서 책갈피에 넣어 말린다. 내가 이렇게 하는 것은 나무의 향기를 오랫동안 간직하고 싶기 때문이다. 사람은 죽으면 향기를 잃는 대신 이름과 업적으로 향기를 남기는 반면, 나무는 매년 단풍으로 자신의 향기를 남긴다. 말린 잎들은 수업 시간에 학생들에게 선물한다. 단풍잎을 선물하는 것은 아주 옛날 방식이지만, 나는 여전히 아날로그 방식을 선호한다. 사람과 사람 간의 소통은 세상이 아무리 변해도 아날로그 방식이어야 마음을 제대로 전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나는 1년 동안 단풍을 기다리는 시간이 무척 행복하다.
우리나라 사람들의 단풍놀이는 아주 특별하다. 대부분 몰려다니면서 단풍 모습에 감탄한 후 단체 사진 찍으면서 즐긴다. 그래서 단풍 명소를 찾은 사람들은 단풍을 관찰하지 않는다. 단풍은 같은 색일지라도 조건에 따라 각양각색이다. 잎을 자세히 볼 때만이 단풍의 진정한 모습을 감상할 수 있다. 나는 단풍의 그림자를 즐긴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찾는 명소에서는 단풍의 그림자를 즐길 수 없다. 사람들이 단풍의 그림자를 밟고 있기 때문이다. 단풍의 그림자를 밟으면 단풍의 진면목을 맛볼 수 없다.
단풍나무가 한 해를 마무리하는 것이 단풍이라면, 단풍나무가 한 해 동안 어떻게 살았는지를 생각하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 그러나 대부분 사람들은 단풍을 구경하면서 결코 나무의 삶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않는다. 만약 나무가 성실하게 한 해를 살지 않았다면 결코 사람들은 단풍을 즐길 수 없을 것이다. 그래서 단풍의 진면목은 나무 전체를 감상할 때 드러난다. 나무 전체를 봐야만 단풍의 그림자까지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단풍의 그림자는 나무가 어떻게 살았는지를 보여주는 상징이다. 나무의 그림자는 가지와 잎으로 만든다. 가지와 잎은 나무의 본질이다.
단풍은 나무가 치열하게 살았던 시간의 흔적이다. 사람들이 단풍을 구경한다는 것은 곧 나무의 삶을 들여다보는 것과 같다. 그래서 단풍놀이는 자신의 삶을 들여다보는 시간이어야 한다. 그러나 한국인들의 단풍놀이는 소란스럽기만 하다. 조용하게 나무와 소통하는 시간을 갖기보다는 상대방과 얘기하는 데 시간을 소비한다. 그러다 보니 사람들의 소리 때문에 바람에 흔들리는 단풍 소리를 결코 들을 수 없다. 왜 우리나라 사람들의 놀이는 시끄럽기만 할까.
나는 매년 단풍잎을 주워서 책갈피에 넣어 말린다. 내가 이렇게 하는 것은 나무의 향기를 오랫동안 간직하고 싶기 때문이다. 사람은 죽으면 향기를 잃는 대신 이름과 업적으로 향기를 남기는 반면, 나무는 매년 단풍으로 자신의 향기를 남긴다. 말린 잎들은 수업 시간에 학생들에게 선물한다. 단풍잎을 선물하는 것은 아주 옛날 방식이지만, 나는 여전히 아날로그 방식을 선호한다. 사람과 사람 간의 소통은 세상이 아무리 변해도 아날로그 방식이어야 마음을 제대로 전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나는 1년 동안 단풍을 기다리는 시간이 무척 행복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