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개에 젖어
안개에 젖어
by 김민정 박사 2016.07.18
생애의 선택 집중 그 속을 질주하다
질주에 놓쳐버린 갈림길의 분기점
분기점 그 자리마다 선연하게 길이 핀다
길이 피자 짙은 안개 푸른 산을 뜸 들이고
뜸이 오른 산 중턱에 수증기가 퍼질 무렵
퍼져서 감싸인 산허리 젖은 길이 봉긋하다
- 졸시, 「안개에 젖어」 전문
옛날 어느 나라에 닭싸움을 아주 좋아하는 임금님이 신하에게 이 세상에서 제일 가는 싸움닭을 기르도록 명령하였다. 그 후 한 달이 지났다. 임금님은 닭이 잘 싸우는지 물었다. “아직 안 되었나이다. 이제 겨우 헛기운으로 버둥댑니다.”라고 신하가 대답했다. 다시 한 달이 지났다. 임금님은 어서 싸움닭이 보고 싶다고 재촉하였다. “아직 안 되었나이다. 적의 그림자나 소리만 들어도 날뛰고 싸우려 듭니다.” 다시 6개월이 지났다. “아직도 덜 길러졌나이다. 적이 오면 버티고 서서 성을 낼 정도입니다.” 1년이 지났습니다. “이젠 다 길러졌나이다. 적이 날뛰며 눈에 불을 켜고 싸우려 해도 조금도 당황하지 않고 마치 나무로 만든 닭과 같이 덕이 완성되어 다른 닭이 감히 상대할 엄두도 못 내고 도망칠 것입니다.”
어떤 싸움닭이 이 세상에서 제일 가는 진짜 싸움닭일까요? 이 이야기를 들으며 앞으로 닥칠 생의 어려움에 대처하기 위해서 우리는 자신을 어떻게 갈고 닦아야 할지 한 번쯤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물론 생을 경쟁만 하고 싸움만 하기 위해 사는 것은 아니지만, 인생은 늘 모든 면에서 경쟁하며 살아가야 하는 순간순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언제, 어느 자리에서도 당당할 수 있고 상대방에게 기죽지 않고 살아가기 위해서는 늘 자신의 힘과 실력을 기르는 한편, 작은 일에 쉽게 흔들리지 않도록 자신의 인격도 함께 길러가고 쌓아가야 할 것이다. 이 이야기에서는 오히려 후자 쪽 인격을 길러 그 힘으로 상대와 겨뤄 싸우지 않고도 이길 수 있기를 말하고 있다. 그러나 그 인격이 겉으로 드러나 위엄을 갖추기까지는 내면의 실력이 밑받침이 되어야 함은 물론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자신의 목표를 세우고 그 길로 끊임없이 노력하며 정진해야 한다.
그런데 그 길을 정진하면서도 최종 목표에 조심해야 한다. 우리가 때로 고속도로를 질주하면서 달리는 데만 신경을 쓰다가 정작 가야 할 갈림길조차 통과하는 경우도 생긴다. 삶의 길에서도 질주에만 전념하다가 정작 필요한 것들을 놓치지는 않는지 자주 자신의 길을 생각하며 가야 한다.
‘열대여섯짜리 소년이 작약꽃을 한아름 자전거 뒤에다 실어 끌고 이조(李朝)의 낡은 먹기와집 골목길을 지내가면서 연계(軟鷄) 같은 목소리로 꽃 사라고 웨치오. / -중략- / 뒤에서 꽃을 찾는 아주머니가 백지(白紙)의 창을 열고 꽃장수 꽃장수 일루와요 불러도 통 못 알아듣고 꽃 사려 꽃 사려 소년은 그냥 열심히 웨치고만 가오.’ - 서정주의 「한양호일(漢陽好日)」, 부분)의 꽃장수처럼….
생각도 없이 앞만 바라보고 질주하다 보면 정작 중요한 것은 잊은 채 달리는 것에만 신경 쓰는 경우가 많다. 우리의 생에서 궁극적으로 바라는 것은 ‘행복한 삶’이 아닐까. 최종 목표가 무엇인지 분명히 깨닫고 그 목표를 위해서 실력을 기르고 스스로 인격도 키워간다면 싸우지 않고도 이기는 닭처럼 될 수 있지 않을까?
질주에 놓쳐버린 갈림길의 분기점
분기점 그 자리마다 선연하게 길이 핀다
길이 피자 짙은 안개 푸른 산을 뜸 들이고
뜸이 오른 산 중턱에 수증기가 퍼질 무렵
퍼져서 감싸인 산허리 젖은 길이 봉긋하다
- 졸시, 「안개에 젖어」 전문
옛날 어느 나라에 닭싸움을 아주 좋아하는 임금님이 신하에게 이 세상에서 제일 가는 싸움닭을 기르도록 명령하였다. 그 후 한 달이 지났다. 임금님은 닭이 잘 싸우는지 물었다. “아직 안 되었나이다. 이제 겨우 헛기운으로 버둥댑니다.”라고 신하가 대답했다. 다시 한 달이 지났다. 임금님은 어서 싸움닭이 보고 싶다고 재촉하였다. “아직 안 되었나이다. 적의 그림자나 소리만 들어도 날뛰고 싸우려 듭니다.” 다시 6개월이 지났다. “아직도 덜 길러졌나이다. 적이 오면 버티고 서서 성을 낼 정도입니다.” 1년이 지났습니다. “이젠 다 길러졌나이다. 적이 날뛰며 눈에 불을 켜고 싸우려 해도 조금도 당황하지 않고 마치 나무로 만든 닭과 같이 덕이 완성되어 다른 닭이 감히 상대할 엄두도 못 내고 도망칠 것입니다.”
어떤 싸움닭이 이 세상에서 제일 가는 진짜 싸움닭일까요? 이 이야기를 들으며 앞으로 닥칠 생의 어려움에 대처하기 위해서 우리는 자신을 어떻게 갈고 닦아야 할지 한 번쯤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물론 생을 경쟁만 하고 싸움만 하기 위해 사는 것은 아니지만, 인생은 늘 모든 면에서 경쟁하며 살아가야 하는 순간순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언제, 어느 자리에서도 당당할 수 있고 상대방에게 기죽지 않고 살아가기 위해서는 늘 자신의 힘과 실력을 기르는 한편, 작은 일에 쉽게 흔들리지 않도록 자신의 인격도 함께 길러가고 쌓아가야 할 것이다. 이 이야기에서는 오히려 후자 쪽 인격을 길러 그 힘으로 상대와 겨뤄 싸우지 않고도 이길 수 있기를 말하고 있다. 그러나 그 인격이 겉으로 드러나 위엄을 갖추기까지는 내면의 실력이 밑받침이 되어야 함은 물론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자신의 목표를 세우고 그 길로 끊임없이 노력하며 정진해야 한다.
그런데 그 길을 정진하면서도 최종 목표에 조심해야 한다. 우리가 때로 고속도로를 질주하면서 달리는 데만 신경을 쓰다가 정작 가야 할 갈림길조차 통과하는 경우도 생긴다. 삶의 길에서도 질주에만 전념하다가 정작 필요한 것들을 놓치지는 않는지 자주 자신의 길을 생각하며 가야 한다.
‘열대여섯짜리 소년이 작약꽃을 한아름 자전거 뒤에다 실어 끌고 이조(李朝)의 낡은 먹기와집 골목길을 지내가면서 연계(軟鷄) 같은 목소리로 꽃 사라고 웨치오. / -중략- / 뒤에서 꽃을 찾는 아주머니가 백지(白紙)의 창을 열고 꽃장수 꽃장수 일루와요 불러도 통 못 알아듣고 꽃 사려 꽃 사려 소년은 그냥 열심히 웨치고만 가오.’ - 서정주의 「한양호일(漢陽好日)」, 부분)의 꽃장수처럼….
생각도 없이 앞만 바라보고 질주하다 보면 정작 중요한 것은 잊은 채 달리는 것에만 신경 쓰는 경우가 많다. 우리의 생에서 궁극적으로 바라는 것은 ‘행복한 삶’이 아닐까. 최종 목표가 무엇인지 분명히 깨닫고 그 목표를 위해서 실력을 기르고 스스로 인격도 키워간다면 싸우지 않고도 이기는 닭처럼 될 수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