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사회

사랑의 힘

사랑의 힘

by 한희철 목사 2016.06.15

질문이 조금 애매하긴 합니다만, 세상에서 가장 강한 힘을 가진 것이 있다면 그것은 무엇일까요? 그 어떤 것이 다가와도 지지 않고 능히 이겨낼 수 있는, 그 어떤 것보다도 강한 힘을 가지고 있는 것은 무엇일까요?
강한 힘을 상징하는 것들은 곳곳에 있습니다. 호랑이가 서운해할지 모르겠습니다만 용맹함으로 치자면 동물 중에서는 사자가 으뜸 아닐까 싶은데, 힘으로만 치자면 코끼리를 앞설 동물이 있을까 모르겠습니다. 사람의 힘을 대표하는 이를 대라면 필시 골리앗이 아닐까 싶습니다. 거인을 상징하기도 하거니와 무게가 보통이 아닌 베틀채 같은 창을 자유롭게 휘둘렀다니 말이지요.
강한 힘을 자연 속에서 찾아보자면 폭풍, 해일, 토네이도, 지진, 쓰나미, 화산 등 떠오르는 장면들이 제법입니다. 인간이 얼마나 무력한 존재인지를 대번 깨닫게 하는, 어느 것 하나 무시할 수가 없는 엄청난 위력을 가진 자연의 모습들입니다.
강한 것들이 참으로 많지만 그런데도 가장 강한 것을 대라면 빠뜨리고 싶지 않은 것이 있습니다. 바로 사랑의 힘입니다. 얼마 전에 영국에서 전해진 소식은 다시 한 번 사랑의 힘이 얼마나 강한 것인지를 생각하게 합니다. 자폐를 앓고 있는 아들의 “엄마 일어나!”라는 말에 혼수상태 빠져 있던 엄마가 움직이기 시작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6살 아들을 학교에 데려다주고 돌아오던 아이의 엄마는 앞이 간신히 보일 정도로 비가 엄청나게 내리는 탓에 잠시 멈췄다 가기로 하고 차선을 바꾸던 중 끔찍한 사고를 당하고 말았습니다. 미끄러운 빗길에 차가 도로를 벗어나며 근처 제방과 충돌을 했던 것입니다. 결국, 그녀는 36시간에 걸쳐 수술을 받았지만 오른쪽 팔은 절단하게 됐고, 열흘 이상 의식불명 상태가 계속되었습니다. 주변에서는 그녀가 회복될 가망이 없다고 생각하기 시작했는데, 그녀의 아들만큼은 희망을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아들은 엄마가 자기 목소리를 들으면 깨어날 수 있다고 믿고 자신의 간절한 마음을 담아 녹음을 했습니다. “안녕 엄마, 나는 잘 지내고 있어요. 의사들이 엄마 일어날 수 있다고 해요. 사랑해요 엄마.” 아들이 녹음한 음성 메시지는 간호사에게 전달됐고, 병원에서는 아들의 음성을 누워있는 엄마에게 매일 들려주었습니다.
아들의 목소리는 기적을 일으켰습니다. 엄마의 의식이 돌아오기 시작한 것이었습니다. 한번은 아들의 목소리가 나오자 그녀의 얼굴에 눈물이 흘러내렸고, 그때 가족들은 그녀가 깨어날 수 있을 거라는 믿음을 갖게 되었다고 했습니다. 마침내 의식을 되찾은 그녀는 비록 오른팔을 잃긴 했지만 사고 당시 아들이 차 안에 없었던 것과 지금 살아 있다는 사실에 감사하며 살고 있다고 합니다.
엄마에게 전해져 마침내 혼수상태에 빠진 엄마를 일으킨 것은 아들의 말 한마디였습니다. 사랑은 어떤 상황과 절망도 이겨낼 수 있을 만큼 힘이 강한 것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