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사회

부러우면 지는 거라지만

부러우면 지는 거라지만

by 한희철 목사 2016.05.04

지난 두 주간 미국을 다녀왔습니다. 신앙각성모임이라는 이름의 말씀을 나누는 모임이 있었습니다. 어디에서나 든든히 뿌리를 내리고 살아가는 우리나라 사람들을 보는 것은 즐거움이기도 하고 고마움이기도 했습니다.
다녀온 곳이 미국 중에서도 유난히 경치가 아름답기로 소문이 난 오리건 주 포틀랜드였기 때문이었을까요, 그곳에서 시간을 보내면서 그곳이 우리나라와 사뭇 다르다고 여겨지는 것들이 몇 가지가 있었습니다.
무엇보다도 공기가 달랐습니다. 깨끗하고 맑고 시원한 공기는 마음껏 숨을 쉬는 즐거움을 누리게 했습니다. 나도 모르게 깊은 숨을 쉬고 있는 내 모습을 볼 때마다 잠시 떠나온 우리나라의 공기를 돌아보게 했습니다.
얼마 전 미시령을 넘어 속초를 다녀온 적이 있었습니다. 지금은 터널이 뚫려 길과 시간이 단축되었지만, 일부러 옛길을 통해 미시령을 넘었던 것은 아름다운 자연의 풍광을 보고 싶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런데 이게 웬일, 비록 휴게소는 문을 닫았지만 일부러 들러 정상에서 바라보는 속초 시내의 모습은 예전과는 다른 모습이었습니다. 뿌연 먼지에 가로막혀 마음이 시원해지는 것이 아니라 도리어 답답해졌습니다.
달리 보였던 것은 그것만이 아니어서 그 장엄한 울산바위조차도 미세먼지에 뿌옇게 가려져 있었습니다. 마치 도심 속에 있는 거대한 인공구조물을 보는 것처럼 여겨져 당황스럽기도 하고 속이 상하기도 했습니다. 이제는 설악까지 미세먼지로부터 자유롭지 못하구나, 나도 모르게 장탄식이 나왔습니다.
그런 중에 오리건 주 포틀랜드를 찾아 마음껏 깊은 숨을 쉬게 되니 떠나온 우리나라의 모습이 더욱 선명하게 다가왔습니다. 마음껏 숨을 쉬어도 좋을 만큼 맑고 청명한 날씨는 참으로 오랜만에 대하는 것이어서 우리가 회복해야 할 것 중 빠뜨려선 안 될 것이 무엇인지를 생각하게 하였습니다.
또 한 가지 우리와 다르게 여겨졌던 것은 자동차를 운전하는 모습이었습니다. 잘 닦인 도로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남을 배려하며 운전을 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조급하거나 불쾌할 것 없이, 얼마든지 다른 차들에게 양보를 하며 여유 있게 운전을 하는 모습은 더없이 편하고 자연스럽게 보였습니다.
누가 총을 가지고 있는지를 모르기 때문에 서로 싸울 수가 없는 것이라고 친구는 농을 했지만, 질서의 이유가 결코 총 때문이라고는 여겨지지 않았습니다. 경적이나 추월 등으로 마음이 상해 보복운전을 하는 일이 늘어나고 있는 우리의 모습과는 대조적이었습니다.
부러우면 지는 거라지만, 배울 것은 배워야겠지요. 아름다운 자연 속에서 마음껏 숨을 쉬며 다른 이들을 배려하는 삶, 경제적 수치보다도 앞세우고 싶은 우리의 내일의 모습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