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비는 떨어지고 봄비는 내리나니
꽃비는 떨어지고 봄비는 내리나니
by 강판권 교수 2016.04.18
해마다 개화 시기가 빨라지고 있다. 우리나라 봄꽃 소식의 주인공은 벚나무다. 그중에서도 왕벚나무의 꽃은 봄꽃을 대표한다. 그래서 신문과 방송은 벚꽃 소식을 전하느라 바쁘다. 그러나 봄에는 벚꽃만이 아니라 다양한 나무에 꽃이 피지만, 많은 사람들은 다른 나무들의 개화에는 거의 관심을 갖지 않는다. 물론 나무의 입장에서 보면 사람들이 자신에게 관심을 갖지 않는 편이 훨씬 생존에 유리하지만, 한 번쯤 봐주면 세상을 아름답게 만들 수 있는 마음이 생길지도 모른다.
나는 수양버들의 꽃을 무척 좋아한다. 그러나 학생들에게 수양버들의 꽃을 보았느냐고 물으면 대답하는 사람이 없다. 혹 나이 든 사람들에게 물어도 비슷한 답을 듣는다. 수양버들도 벚나무, 살구나무, 매실나무처럼 꽃이 잎보다 먼저 핀다. 축 늘어진 가지에 피는 수양버들의 꽃이 바람에 흔들리면 벅찬 감동을 주체할 수 없다. 꽃핀 가지가 바람에 하늘하늘 흔들리면서 살짝살짝 보여주는 수양버들의 몸매는 말로 형언할 수 없을 만큼 아름답다. 며칠 전 대구 달성공원에서 수양버들의 꽃이 벚꽃과 함께 피어있는 모습을 보았다. 나무에 가까이 가서 고개를 들어 하늘을 바라보니 수양버들의 꽃이 메마른 나의 마음을 금세 적셔놓았다. 고개를 다시 물가로 돌리니 수양버들의 가지가 바람에 흔들리면서 수영한다.
봄비가 내리면 꽃을 피운 나무들은 긴장한다. 수정할 수 있는 시간이 줄어들어 열매를 적게 맺기 때문이다. 그러나 나무들은 비가와도 슬퍼하지 않는다. 개화 때 비가 오는 것은 늘 있는 일이기 때문이다. 나무는 비가 오면 그냥 비를 맞을 수밖에 없다. 그래서 나무는 비를 맞으면서 성장하는 법을 터득하고 있다. 오랜만에 내리는 봄비를 맞으면서 산책하다가 비를 머금은 벚꽃이랑 개나리꽃이랑, 그리고 조팝나무꽃을 만났다. 벚나무 중에는 바람에 꽃을 날려 보내고 벌써 잎을 만든 나무도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벚나무는 꽃이 만개하여 비를 맞이하고 있었다. 가까이 가서 빤히 바라보면 꽃이 수줍은 듯 몸을 돌린다.
길을 걷다가 커피점에 들어가 커피를 마시면서 창밖을 바라보니 하얀 벚꽃이 바람에 흔들린다. 멀리서 벚꽃을 바라보면 마치 꽃이 다발처럼 보인다. 벚꽃의 그런 모습은 다섯 장의 꽃잎이 만든 '마법'이다. 조팝나무 꽃도 크기는 작지만 벚꽃처럼 꽃잎이 다섯 장이다. 같은 장미과의 벚나무와 조팝나무는 거의 같은 시기에 꽃을 피운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무리 지어 사는 조팝나무의 꽃을 바라보았다. 바람에 흔들리는 가냘픈 가지에 조롱조롱 달린 조팝나무의 꽃은 마치 좁쌀을 튀겨놓은 듯해서 붙인 이름이다. 조팝나무의 꽃은 아무리 감성이 부족한 사람일지라도 한번 마주하면 마음이 흔들릴 만큼 상큼하다. 조팝나무 꽃은 작아서 벚꽃과 달리 빗물을 머금지 않는다. 조팝나무 옆에 살고 있는 개나리꽃을 보니 황금 종처럼 생긴 꽃 속에 빗방울이 달랑달랑 달렸다.
집으로 돌아오니 자동차 지붕에 벚꽃비가 내려앉았다. 봄비에 젖은 꽃비는 바람에도 끄떡 않고 바짝 붙어 있다. 현관으로 들어가는 길에 산수유를 보니 아직도 빛바랜 꽃들이 달렸다. 그 옆에 살고 있는 살구나무 꽃은 벌써 떨어져 다섯 장의 꽃잎을 보호하고 있던 꽃받침만 덩그러니 남았다. 열매는 어느새 다섯 장의 꽃받침의 보호를 받으면서 탄생할 테지. 세월이 여무는 휴일이다.
나는 수양버들의 꽃을 무척 좋아한다. 그러나 학생들에게 수양버들의 꽃을 보았느냐고 물으면 대답하는 사람이 없다. 혹 나이 든 사람들에게 물어도 비슷한 답을 듣는다. 수양버들도 벚나무, 살구나무, 매실나무처럼 꽃이 잎보다 먼저 핀다. 축 늘어진 가지에 피는 수양버들의 꽃이 바람에 흔들리면 벅찬 감동을 주체할 수 없다. 꽃핀 가지가 바람에 하늘하늘 흔들리면서 살짝살짝 보여주는 수양버들의 몸매는 말로 형언할 수 없을 만큼 아름답다. 며칠 전 대구 달성공원에서 수양버들의 꽃이 벚꽃과 함께 피어있는 모습을 보았다. 나무에 가까이 가서 고개를 들어 하늘을 바라보니 수양버들의 꽃이 메마른 나의 마음을 금세 적셔놓았다. 고개를 다시 물가로 돌리니 수양버들의 가지가 바람에 흔들리면서 수영한다.
봄비가 내리면 꽃을 피운 나무들은 긴장한다. 수정할 수 있는 시간이 줄어들어 열매를 적게 맺기 때문이다. 그러나 나무들은 비가와도 슬퍼하지 않는다. 개화 때 비가 오는 것은 늘 있는 일이기 때문이다. 나무는 비가 오면 그냥 비를 맞을 수밖에 없다. 그래서 나무는 비를 맞으면서 성장하는 법을 터득하고 있다. 오랜만에 내리는 봄비를 맞으면서 산책하다가 비를 머금은 벚꽃이랑 개나리꽃이랑, 그리고 조팝나무꽃을 만났다. 벚나무 중에는 바람에 꽃을 날려 보내고 벌써 잎을 만든 나무도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벚나무는 꽃이 만개하여 비를 맞이하고 있었다. 가까이 가서 빤히 바라보면 꽃이 수줍은 듯 몸을 돌린다.
길을 걷다가 커피점에 들어가 커피를 마시면서 창밖을 바라보니 하얀 벚꽃이 바람에 흔들린다. 멀리서 벚꽃을 바라보면 마치 꽃이 다발처럼 보인다. 벚꽃의 그런 모습은 다섯 장의 꽃잎이 만든 '마법'이다. 조팝나무 꽃도 크기는 작지만 벚꽃처럼 꽃잎이 다섯 장이다. 같은 장미과의 벚나무와 조팝나무는 거의 같은 시기에 꽃을 피운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무리 지어 사는 조팝나무의 꽃을 바라보았다. 바람에 흔들리는 가냘픈 가지에 조롱조롱 달린 조팝나무의 꽃은 마치 좁쌀을 튀겨놓은 듯해서 붙인 이름이다. 조팝나무의 꽃은 아무리 감성이 부족한 사람일지라도 한번 마주하면 마음이 흔들릴 만큼 상큼하다. 조팝나무 꽃은 작아서 벚꽃과 달리 빗물을 머금지 않는다. 조팝나무 옆에 살고 있는 개나리꽃을 보니 황금 종처럼 생긴 꽃 속에 빗방울이 달랑달랑 달렸다.
집으로 돌아오니 자동차 지붕에 벚꽃비가 내려앉았다. 봄비에 젖은 꽃비는 바람에도 끄떡 않고 바짝 붙어 있다. 현관으로 들어가는 길에 산수유를 보니 아직도 빛바랜 꽃들이 달렸다. 그 옆에 살고 있는 살구나무 꽃은 벌써 떨어져 다섯 장의 꽃잎을 보호하고 있던 꽃받침만 덩그러니 남았다. 열매는 어느새 다섯 장의 꽃받침의 보호를 받으면서 탄생할 테지. 세월이 여무는 휴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