멧돼지와 리기다소나무
멧돼지와 리기다소나무
by 강판권 교수 2016.03.21
야생돼지를 의미하는 멧돼지는 농촌에서 무법자로 불린다. 농작물을 무자비하게 노략질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멧돼지는 이 동물로 이익을 챙기는 사람을 제외하면 공공의 적이다. 그러나 멧돼지 입장에서는 우리나라의 이러한 대우가 무척 억울할지도 모른다. 왜냐하면 이런 상황이 오로지 멧돼지의 의지로 발생한 게 아니기 때문이다. 멧돼지가 그 같은 행동을 하는 근본적인 이유는 생태계의 파괴 때문이다. 이 세상 모든 생명체는 생태관계를 통해서 살아남을 수 있다. 그러나 멧돼지의 생태관계는 무너진 지 오래다. 그래서 우리나라에는 더 이상 멧돼지를 잡아먹는 생명체가 존재하지 않는다. 오로지 인간만이 존재할 뿐이다. 이제 멧돼지는 인간과의 대결만 남겨 놓은 채 살아가야 한다.
인간과 멧돼지의 대결은 결국 인간이 승리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멧돼지가 인간과의 싸움에서 패배한 후 지구상에서 사라진다면 과연 어떤 결과가 일어날까. 분명 인간은 또 다른 동물과 혈투를 벌여야 할 것이다. 이런 식으로 인간이 다른 동물과의 경쟁을 통해 승리할 경우 결국 인간도 지구상에서 사라질 것이다. 중국 고대사회에서 코끼리가 인간과의 전투에서 사라진 뒤 나타난 결과는 사막화라는 재앙이었다. 코끼리가 사라진 것은 인간이 숲을 제거했기 때문이었다. 우리나라에서 멧돼지가 생존할 수 있는 자연생태가 존재하지 않을 경우 멧돼지는 끊임없이 인간이 살고 있는 터전에서 생존 방법을 찾을 것이다.
내가 자주 찾는 인근 산에서도 멧돼지의 생활을 엿볼 수 있다. 그중 소나뭇과의 리기다소나무 숲도 멧돼지의 서식 장소다. 그러나 리기다소나무 중 한 그루 밑둥의 껍질이 완전히 벗겨졌다. 그 이유는 멧돼지가 몸으로 리기다소나무의 줄기를 문질렀기 때문이다. 리기다소나무가 있는 장소는 내가 살고 있는 동네 주택과 그다지 멀지 않다. 이처럼 멧돼지의 주요 서식지는 마을 공동체와 아주 가깝다. 그러니 언제 그들이 마을로 내려올지 모른다. 더욱이 다른 리기다소나무들도 언제 수난을 당할지 모르는 상황이다. 멧돼지의 공격을 받은 리기다소나무의 목숨은 경각에 달렸다. 밑 둥의 껍질이 완전히 벗겨지면 물관 세포가 제대로 작동할 수 없어서 머지않아 말라 죽기 때문이다. 나는 이곳을 지날 때마다 리기다소나무의 삶을 관찰하지만 내가 해줄 수 있는 것이라곤 기도밖에 없다. 그러나 나의 기도는 리기다소나무의 삶에 전혀 영향을 줄 수 없다.
리기다소나무와 멧돼지와의 잘못된 만남은 단순히 두 생명체 간의 운명으로 이해할 수 없다. 두 생명체 간의 운명적인 만남은 인류 역사의 변화로 일어난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두 생명체 간의 잘못된 만남은 나의 미래에도 불길한 징조다. 과연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 궁극적으로 내가 산에 오르지 않아야 할지도 모른다. 요즘 많은 사람들이 산을 찾으면서 나타난 현상은 자연생태는 물론 자연생태에서 살고 있는 많은 생명체들의 서식지가 사라진다는 것이다. 인근 산에는 넘쳐나는 사람들 때문에 동물들이 거의 활동할 수 없다. 그러니 멧돼지가 생존할 수 있는 조건도 날로 악화되고 있는 것이다. 인간의 앞날을 위해서라도 인근 산에 오르는 것을 자제하고, 도시 안에서 운동하는 방법을 적극적으로 찾아야 한다. 아울러 인근 산에도 안식년을 실시하는 정책도 반드시 필요하다.
인간과 멧돼지의 대결은 결국 인간이 승리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멧돼지가 인간과의 싸움에서 패배한 후 지구상에서 사라진다면 과연 어떤 결과가 일어날까. 분명 인간은 또 다른 동물과 혈투를 벌여야 할 것이다. 이런 식으로 인간이 다른 동물과의 경쟁을 통해 승리할 경우 결국 인간도 지구상에서 사라질 것이다. 중국 고대사회에서 코끼리가 인간과의 전투에서 사라진 뒤 나타난 결과는 사막화라는 재앙이었다. 코끼리가 사라진 것은 인간이 숲을 제거했기 때문이었다. 우리나라에서 멧돼지가 생존할 수 있는 자연생태가 존재하지 않을 경우 멧돼지는 끊임없이 인간이 살고 있는 터전에서 생존 방법을 찾을 것이다.
내가 자주 찾는 인근 산에서도 멧돼지의 생활을 엿볼 수 있다. 그중 소나뭇과의 리기다소나무 숲도 멧돼지의 서식 장소다. 그러나 리기다소나무 중 한 그루 밑둥의 껍질이 완전히 벗겨졌다. 그 이유는 멧돼지가 몸으로 리기다소나무의 줄기를 문질렀기 때문이다. 리기다소나무가 있는 장소는 내가 살고 있는 동네 주택과 그다지 멀지 않다. 이처럼 멧돼지의 주요 서식지는 마을 공동체와 아주 가깝다. 그러니 언제 그들이 마을로 내려올지 모른다. 더욱이 다른 리기다소나무들도 언제 수난을 당할지 모르는 상황이다. 멧돼지의 공격을 받은 리기다소나무의 목숨은 경각에 달렸다. 밑 둥의 껍질이 완전히 벗겨지면 물관 세포가 제대로 작동할 수 없어서 머지않아 말라 죽기 때문이다. 나는 이곳을 지날 때마다 리기다소나무의 삶을 관찰하지만 내가 해줄 수 있는 것이라곤 기도밖에 없다. 그러나 나의 기도는 리기다소나무의 삶에 전혀 영향을 줄 수 없다.
리기다소나무와 멧돼지와의 잘못된 만남은 단순히 두 생명체 간의 운명으로 이해할 수 없다. 두 생명체 간의 운명적인 만남은 인류 역사의 변화로 일어난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두 생명체 간의 잘못된 만남은 나의 미래에도 불길한 징조다. 과연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 궁극적으로 내가 산에 오르지 않아야 할지도 모른다. 요즘 많은 사람들이 산을 찾으면서 나타난 현상은 자연생태는 물론 자연생태에서 살고 있는 많은 생명체들의 서식지가 사라진다는 것이다. 인근 산에는 넘쳐나는 사람들 때문에 동물들이 거의 활동할 수 없다. 그러니 멧돼지가 생존할 수 있는 조건도 날로 악화되고 있는 것이다. 인간의 앞날을 위해서라도 인근 산에 오르는 것을 자제하고, 도시 안에서 운동하는 방법을 적극적으로 찾아야 한다. 아울러 인근 산에도 안식년을 실시하는 정책도 반드시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