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장과 화장실
화장장과 화장실
by 한희철 목사 2016.03.09
목회의 길을 걷다 보면 원하든 원하지 않든 자주 가게 되는 곳이 있습니다. 그런 곳 중의 하나가 화장장입니다. 교우가 적지 않다 보니 돌아가시는 분들도 적지가 않습니다. 결혼식과 같은 축하연은 날짜를 미리 정할 수가 있지만, 장례식은 그럴 수가 없습니다. 연세가 많고 몸이 안 좋아 때를 짐작하며 마음으로 준비를 하는 분들도 있지만, 사고와 뒤늦게 발견한 질병 등 전혀 생각하지 못한 일로 세상을 떠나는 분들도 있습니다. ‘나와 사망 사이의 거리는 한 발짝뿐’이라 했던 다윗의 고백이 실감이 납니다.
장례가 나면 그 일이 최우선이 됩니다. 다른 일을 멈추고라도 장례를 먼저 모십니다. 집에서 장례를 치르던 예전과는 달리 지금이야 거의 대부분 장례식장으로 모십니다. 시골에서 목회를 할 때는 교우가 돌아가시면 염을 직접 하였습니다. 눈물 닦아드리듯 얼굴을 닦아드리고, 지상에서의 마지막 옷 수의로 갈아입히는 시간은 늘 마음이 숙연해지는 순간이었습니다. 지금은 염도 전문가가 맡아서 합니다.
대부분 매장을 하던 예전과는 달리 지금은 대부분 화장을 합니다. 좁은 국토를 묘지로 만들 수는 없는 일이니까요. 화장을 금기시하던 풍조도 이젠 많이 달라져 웬만한 도시엔 화장장을 가지고 있습니다. 자연스러운 삶의 과정으로 자리를 잡은 듯합니다.
화장장에 갈 때마다 느끼게 되는 것이 있습니다. 언제 어느 시간대에 가더라도 화장장엔 사람들로 붐빕니다. 물론 떠난 분을 보내기 위해 모인 사람들이지만, 그만큼 떠나는 이가 적지 않다는 뜻이겠지요. 드물지 않게 찾는 화장장이지만 언제 한 번 화장장이 한가하게 빈 적은 없었다 싶습니다.
화장장에 가면 화장장만이 가지고 있는 고유한 분위기가 있습니다. 침통하고 슬픈, 무겁고 어두운 분위기 말이지요. 애써 슬픔을 견디던 가족들도 막상 고인이 화구에 들어갈 때가 되면 가슴이 무너집니다. 송구함과 안타까움은 통곡으로 바뀝니다. 그렇다고 고인을 따라갈 수는 없는 일, 세상 태어나는 일이 그러했듯 세상 떠나는 일도 홀로 가는 길입니다.
지난주였습니다. 교우를 화장하는 동안 대기실에 앉아 기다리고 있을 때였습니다. 유난히 마음 아픈 장례여서 고인의 가족이 얼마나 힘들까를 생각하며 자리에 앉아 있는데 사람들이 제 옆으로 자주 오고가는 것이었습니다. 살펴보니 전혀 이상할 것이 없는 일이었는데, 저 앞쪽에 화장실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화장장 안에 있는 화장실, 문득 드는 생각이 있었습니다. 수첩을 꺼내 마음에 찾아든 생각을 적었습니다. ‘아무리 좋은 걸 먹었어도/ 화장실에 가면/ 모두/ 마찬가지// 아무리 많은 걸 가졌어도/ 화장장에 가면/ 모두/ 마찬가지’
결국 우리의 삶은 그런 것이었습니다. 아무리 산해진미를 먹었다 해도 화장실에 가면 모두가 마찬가지입니다. 아무리 많은 재산을 가졌다 해도 화장장에 오면 다를 것이 없습니다. 괜한 일에 욕심부릴 것도, 마음 상할 것도 없는 것이 우리네 삶이었던 것입니다.
장례가 나면 그 일이 최우선이 됩니다. 다른 일을 멈추고라도 장례를 먼저 모십니다. 집에서 장례를 치르던 예전과는 달리 지금이야 거의 대부분 장례식장으로 모십니다. 시골에서 목회를 할 때는 교우가 돌아가시면 염을 직접 하였습니다. 눈물 닦아드리듯 얼굴을 닦아드리고, 지상에서의 마지막 옷 수의로 갈아입히는 시간은 늘 마음이 숙연해지는 순간이었습니다. 지금은 염도 전문가가 맡아서 합니다.
대부분 매장을 하던 예전과는 달리 지금은 대부분 화장을 합니다. 좁은 국토를 묘지로 만들 수는 없는 일이니까요. 화장을 금기시하던 풍조도 이젠 많이 달라져 웬만한 도시엔 화장장을 가지고 있습니다. 자연스러운 삶의 과정으로 자리를 잡은 듯합니다.
화장장에 갈 때마다 느끼게 되는 것이 있습니다. 언제 어느 시간대에 가더라도 화장장엔 사람들로 붐빕니다. 물론 떠난 분을 보내기 위해 모인 사람들이지만, 그만큼 떠나는 이가 적지 않다는 뜻이겠지요. 드물지 않게 찾는 화장장이지만 언제 한 번 화장장이 한가하게 빈 적은 없었다 싶습니다.
화장장에 가면 화장장만이 가지고 있는 고유한 분위기가 있습니다. 침통하고 슬픈, 무겁고 어두운 분위기 말이지요. 애써 슬픔을 견디던 가족들도 막상 고인이 화구에 들어갈 때가 되면 가슴이 무너집니다. 송구함과 안타까움은 통곡으로 바뀝니다. 그렇다고 고인을 따라갈 수는 없는 일, 세상 태어나는 일이 그러했듯 세상 떠나는 일도 홀로 가는 길입니다.
지난주였습니다. 교우를 화장하는 동안 대기실에 앉아 기다리고 있을 때였습니다. 유난히 마음 아픈 장례여서 고인의 가족이 얼마나 힘들까를 생각하며 자리에 앉아 있는데 사람들이 제 옆으로 자주 오고가는 것이었습니다. 살펴보니 전혀 이상할 것이 없는 일이었는데, 저 앞쪽에 화장실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화장장 안에 있는 화장실, 문득 드는 생각이 있었습니다. 수첩을 꺼내 마음에 찾아든 생각을 적었습니다. ‘아무리 좋은 걸 먹었어도/ 화장실에 가면/ 모두/ 마찬가지// 아무리 많은 걸 가졌어도/ 화장장에 가면/ 모두/ 마찬가지’
결국 우리의 삶은 그런 것이었습니다. 아무리 산해진미를 먹었다 해도 화장실에 가면 모두가 마찬가지입니다. 아무리 많은 재산을 가졌다 해도 화장장에 오면 다를 것이 없습니다. 괜한 일에 욕심부릴 것도, 마음 상할 것도 없는 것이 우리네 삶이었던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