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사회

증언

증언

by 김민정 박사 2020.03.09

지뢰밭길 지나가듯/ 사는 일이 아슬아슬
날마다 역질 소식/ 눈발 치듯 흉흉한데
아무도/ 제 탓 아니라고/ 손가락질 뿐이네

나라들 우왕좌왕/ 갈피잡지 못한 사이
역병은 불어나서/ 눈덩이로 굴러가는
지금이/ 호미탓 가래탓/ 따지고들 있을 땐가

미증유(未曾有)의 재앙이다/ 갈팡질팡 하지마라
누군들 피해 가고/ 누군 구경 꾼이랴
나부터/ 제 몫 다 해야만/ 이 국난(國難)을 물리치리
- 민병찬, 「증언-코로나19」 전문

벌써 우수 경칩이 지나고 봄이 오고 있다. 개구리가 튀어나오고, 꽃망울이 앉아서 한창 봄볕을 즐기고 있다. 그런데도 화창한 햇살과는 달리 코로나19로 우리나라는 어수선하다. 아니 세계가 어수선하다. 모든 소통과 유통들이 마비되는 것이 많아 사람들의 마음을 자꾸만 위축시키고 있다. 마스크를 쓰고, 자가격리를 하면서 거리는 텅텅 비고, 음식점에도 사람이 없고, 그렇게 복작거리던 커피숍에도 사람들이 별로 없다. 확진자가 많아지면서 그들이 만난 사람들이 늘어나고 자꾸 꼬리에 꼬리를 물고 들어가고 있다. 학교는 사상 유례없이 3주간 휴업을 하게 되었고, 모두가 마스크를 사느라 몇 십 미터씩 줄을 서고 있다. 감염이 되어도 확진자로 판명될 때까지 자신은 건강하다고 믿고 이 사람 저 사람을 만나다 보니 그런 현상이 나타나는 것이다.
우리가 불안한 것은 내가 어디를 다니다가 모르는 사람으로부터, 또 모르는 장소로부터 병을 옮는 것은 아닐까? 내가 만나는 사람을 모르는 사이 혹시라도 전염시키게 되지는 않을까라는 생각 때문이다.
우리가 예방하거나 치료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으로 현재 우리나라는 잘 대처하고 있다. 하루종일 단체 생활을 하는 학생들이 전염되면 큰일이므로 학생들의 개학을 늦춘 것도 잘한 일이다. 세계 어느 나라보다 확진환자 수를 정확하게 보도하고 있으며, 세계에서도 놀라는 우리의 의료진들이, 최선을 다해 봉사하고 있는 실정이다.
좁은 땅에 많은 인구가 밀집해 살고 있는 우리나라는 이런 유행병이 돌 때는 많이 불리하다. 그건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인구밀도가 높은 세계의 유명도시는 다 그렇다. 그러니 가능한 많이 번지지 않게 주의하는 것이 최고의 방책이다.
힘든 대구시민을 위해 전국에서 의료진들이 자원봉사자로 나서고 있고, 마스크도 대구로 먼저 보내주고 있다. 바이러스의 확산은 그 지역만의 문제가 아님을 우리는 모두 너무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전 지역의 문제이고, 전 세계인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나 한 사람쯤이야, 우리는 괜찮겠지 하는 안일한 생각은 버리고 국민 모두가 협조를 해야 할 때다. ‘나부터/ 제 몫 다 해야만/ 이 국난(國難)을 물리치리’란 싯구처럼 우리는 우리의 할 일을 묵묵히 해야 한다. 우리는 IMF 위기도 잘 극복해 냈고, 힘들 때마다 똘똘 잘 뭉쳐 끈질긴 역사를 만들어 온 민족이다. 지금의 어려운 시기도 그렇게 뭉쳐 극복해 나가야만 한다.
코로나19로 어수선한 속에서도 햇살은 나날이 따뜻해지고, 봄은 빠르게 우리들 앞으로 다가오고 있다. 그렇게 기온도 차차 올라가면 확진자도 줄어들 것이고, 바이러스도 물러가리라. 우리 모두 희망을 가지고 어려운 현실을 극복해 나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