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사회

눈, 소중하고 위대한 너

눈, 소중하고 위대한 너

by 김재은 행복플랫폼 대표 2020.02.18

겨울 하면 떠오르는 것의 으뜸은 아마 눈이 아닐까 싶다.
그런데 올겨울은 눈 구경하기가 쉽지 않다. 다행히 얼마 전 강원도로 겨울 행복소풍을 갔다가 반갑게 눈을 만나 체면치레했을 뿐이다.
그런데 눈이 어디 이 눈뿐인가? 곧 봄이 오면 새로 막 터져 돋아나려는 초목의 싹도 눈이고 그물 따위에서 코와 코를 이어 이룬 구멍도 눈이라 한다.
무엇보다 지금 세상의 만물을 나에게 볼 수 있도록 하는 참으로 고마운 존재인 ‘눈’도 있구나.
‘눈’을 떠올리니 생각나는 사람이 있다. 바로 장님이었던 헬렌 켈러이다.
그는 ‘사흘만 볼 수 있다면’이라는 에세이에서 만나고 싶은 것들을 이렇게 이야기한다.
첫째 날은 ‘친절과 겸손과 우정으로 내 삶을 가치 있게 해 준 사람들`을 만나보고 싶다고. 그래서 그들 내면에 깃든 아름다움의 외적인 증거를 가슴에 새길 것이라고.
둘째 날은 `밤이 낮으로 바뀌는 기적’ 등 세상의 과거와 현재를 바라보는 일에 바치고, 셋째 날은 현실세계에서 사람들이 일하며 살아가는 모습을 구경하고 싶다고 했다.
헬렌 켈러는 "내가 장님이기 때문에, 오히려 앞이 잘 보이는 사람들에게 시각을 잘 활용하는 방법을 알려줄 수 있다"고 했다. 그 방법이 무엇인지 아는가? 바로 내일 장님이 될 사람처럼 나의 소중한 감각기관을 사용하는 것이다. 내일부터 장님이 된다면 오늘 내 눈에 보이는 것은 그 무엇도 전혀 다른 느낌으로 다가올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런 말이 있다. 어떤 사악한 사람도 ‘눈’에는 자신의 진심을 담는 법이라고. 입에 발린 말 등 수많은 것들을 통해 세상 사람들을 속여도 자신의 눈빛은 솔직한 자신의 마음을 드러낸다고. 그래서 양심에 반하는 행동을 하는 사람들이 상대방의 눈을 피하는 이유가 그것일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니 우리의 눈이야말로 정말 대단하고 소중한 무엇이 아닐 수 없다. 더구나 헛되고 입발린 말이 무성한 시대이니 더욱 그렇다. 그러니 소중한 눈을 나와 세상의 행복을 위해 마음껏 사용해보면 좋겠다.
거친 말, 무시의 언어로 상대방에게 상처를 주는 ‘짓’을 멈추고, 사랑하는 사람과 눈 맞춤을 하고 눈웃음을 보내고 눈으로 맞장구를 치며 살아보는 것이다. 그리고 잔소리나 미움과 독선의 말잔치 대신 ‘그냥 그대로’의 모습을 그 눈으로 지켜보면 어떨까.
신종 바이러스 감염병으로 인해 세상이 몸살을 앓고 있다.
그런데 예방법이 마스크를 끼고 손을 깨끗이 씻는 등 가장 ‘기본적인’ 것들이다.
거기에 사람을 만날 때 악수 대신 눈으로 인사하는 것도 들어 있다.
세상의 모든 일에는 빛과 그림자가 있듯이 이번 사태가 고통과 시련 너머로 ‘눈의 소중함’을 새롭게 인식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눈맞춤, 눈웃음, 눈장구 등 눈은 우리 모두의 행복한 삶을 위해 대기 중이다.
바야흐로 눈의 시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