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사회

숲과 평화

숲과 평화

by 강판권 교수 2018.07.02

평화는 모든 인류가 누려야 할 권리다. 그러나 현재 지구상에는 평화를 누리지 못하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아주 많다. 남북한도 분단 탓에 온전한 평화를 누리지 못하고 있다. 누구나 평화가 영원히 유지되길 바라지만 평화를 유지하기란 여간 어렵지 않다. 오랜 기간 동안 평화를 유지하기 어려운 것은 언제나 이해관계 때문이다. 국가 간이든 민족 간이든 개인 간이든 이해관계는 피할 수 없다. 전쟁은 첨예한 이해관계의 산물이다. 지금도 지구상에는 전쟁이 끊이지 않고 있다. 전쟁은 인간의 삶만이 아니라 모든 생명체의 평화로운 삶을 위협한다.
숲은 평화를 상징하는 기준이다. 숲은 전쟁이 없다는 중요한 증거이기 때문이다. 전쟁은 숲을 사라지게 하는 주범이다. 인류 역사상 많은 숲이 전쟁으로 사라졌다. 전쟁으로 사라진 숲은 문명의 붕괴를 낳는데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다. 한국전쟁은 한반도의 숲에 치명적인 상처를 주었다. 숲을 잃은 민족의 삶은 처참했다. 숲을 잃으면 생태계가 붕괴되어 상상할 수 없는 결과를 맞는다. 숲속에 살고 있는 많은 생명체들이 살 곳을 잃어버리기 때문이다.
숲은 우리나라의 번영을 상징하는 지표다. 남한의 울창한 숲은 우리나라가 아주 빠른 속도로 성장한 결과다. 그 덕분에 우리는 평화로운 삶을 누릴 수 있다. 요즘 많은 사람들이 숲을 찾는 것은 그만큼 평화를 갈망하기 때문이다. 숲은 사람의 마음을 가장 평화롭게 만든다. 나무는 사람의 마음을 평화롭게 만드는 기운을 갖고 있다. 나무에게 얻은 좋은 기운은 다른 사람들에게 전달된다. 그래서 숲속에서 만난 사람들은 언제나 좋은 관계를 유지한다.
나무들도 치열한 경쟁을 통해서 삶을 유지한다. 그러나 나무들 간의 경쟁은 상대의 삶을 배려하면서 이루어진다. 나무들은 죽기 살기로 경쟁하지 않는다. 나무들은 경쟁하면서도 적당히 양보한다. 숲의 평화는 나무들 간 양보의 산물이다. 인간이 평화를 갈구한다면 숲의 평화에서 배워야 한다. 인간은 가장 먼저 양보가 결코 남을 위한 것이 아니라 자신을 위한 것이라는 점을 깨달아야 한다. 만약 양보를 남을 위한 것이라 생각하는 순간 평화를 얻을 수 없다.
나무들은 자신만을 위해 살아가면서도 언제나 남에게 선물을 선사한다. 대부분의 나무들은 먼저 꽃을 피워 나비와 벌을 불러들인다. 나무들은 자신이 살기 위해서 상대방에게 선물을 준비한다. 나비와 벌들은 나무들의 선물을 마음껏 먹으면서 나무들이 후손을 낳을 수 있도록 도와준다. 인간들은 나무와 곤충 간의 평화 덕분에 먹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그러나 인간은 지금까지 남의 것을 빼앗기 위해 전쟁을 일으켰고, 그 탓에 수많은 나무와 생명체의 목숨까지 빼앗았다. 인간은 그 죄로 참혹한 삶을 맞이했다. 인간은 지금까지 셀 수 없을 만큼 숲을 배반했지만 숲은 한 번도 인간을 배반하지 않았다. 그러나 인간이 숲을 배반하는 순간 자멸한다.
인간이 평화를 유지하는 한 숲은 인간의 미래를 언제나 밝혀준다. 숲을 가꾸고 보존하는 일은 평화를 유지하는 지름길이다. 금수강산은 한반도의 평화를 상징하는 개념이었다. 숲은 남북한의 평화를 가늠하는 바로미터다. 북한의 헐벗은 산에서 울창한 숲을 만날 때 ‘금수강산’의 아름다운 역사도 다시 이루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