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사회

지극히 작은 자 하나에게 사랑을 전함으로

지극히 작은 자 하나에게 사랑을 전함으로

by 한희철 목사 2017.12.26

러시아에서 내려오는 이야기라고 합니다. 어떤 마을에 마틴이라는 한 젊은 구두 수선공이 살았습니다. 마틴은 구두를 고치는 기술이 뛰어날 뿐 아니라 신앙심도 깊었습니다. 하루를 기도로 시작했으며 기도로 마무리했습니다.
성탄절을 이틀 앞둔 날이었습니다. 하루 종일 구두를 수선한 마틴은 가게 문을 닫고 저녁을 먹은 뒤 늘 했던 대로 성경책을 폈습니다. 성경을 읽고 있을 때 어디선가 또렷한 목소리가 들려왔습니다. “마틴, 나는 네가 사랑하는 예수란다. 내일 내가 네 가게를 들를 테니 잊지 말고 기다리거라.”
다음 날 잠에서 깬 마틴은 자기가 꿈을 꾼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크리스마스이브였지만 마틴은 아침 일찍 가게 문을 열었습니다. 하지만 정말로 예수님이 찾아 오실지도 모르겠다 싶어 가게를 깨끗이 청소했습니다.
아침 시간이 다 지나가는데도 예수님은 나타나실 기미가 보이지 않았습니다. 예수님을 기다리며 구두를 수선하고 있을 때 밖에서 비질하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창문으로 내다보니 청소부 스데반 할아버지였습니다. 청소 일을 하기에는 늙고 힘도 없었지만 형편이 어려워 일을 그만 둘 수가 없었던 것이지요.
마틴은 문을 열고 나가 스데반 할아버지를 가게 안으로 모셔 왔습니다. “할아버지, 추운데 여기서 잠깐 따뜻한 차를 드시면서 좀 쉬었다 하세요.” 마틴의 친절에 스데반 할아버지는 눈물을 글썽이며 고마워했습니다.
점심때가 되었을 때 한 허름한 옷을 입은 여인이 홑이불에 어린 아기를 감싼 채 걸어오고 있었습니다. 그 모습을 본 마틴은 측은하여 두 사람을 가게 안으로 들어오게 했습니다. 새파랗게 얼어 있는 아기의 발을 본 마틴은 아기에게 신발을 신겨 주고 싶은 마음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자기가 만든 작은 구두를 신겨 보았더니 아기에게 꼭 맞았습니다. 아기 어머니는 진심으로 감사하며 더없이 행복한 표정을 지었습니다.
어느덧 저녁이 되었습니다. 마틴이 저녁 준비를 위해 스프와 빵을 데우고 있을 때 한 할머니의 과일을 훔쳐 달아나는 어린아이를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할머니는 아이를 붙잡아 때리며 경찰서로 데려가려고 했습니다. 마틴은 아이가 배가 고파서 그런 짓을 했으니 용서해달라며 대신 과일값은 자신이 내겠다고 했습니다. 마틴의 간청을 들은 할머니는 기꺼이 그 아이를 용서해 주었습니다.
그날 기다리던 예수님은 오시지를 않았습니다. 마틴이 성경책을 펼쳤을 때 어제 들었던 그 음성이 다시 들려왔습니다. “고맙다, 마틴. 나는 오늘 너를 세 번 찾아갔는데, 그 때마다 나를 따뜻하게 맞아주었지. 지극히 작은 자 하나에게 한 것이 곧 내게 한 것이란다.”
마음이 훈훈해지는 성탄절 이야기입니다. 지극히 작은 자 하나에게 사랑을 전함으로 우리 주변에 외로운 자가 따로 없는 성탄절이 되기를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