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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희로애락의 비빔밥

인생은 희로애락의 비빔밥

by 김재은 행복플랫폼 대표 2017.11.23

아직 11월, 주위의 가을 잎들의 고운 자태가 채 가시지 않았는데 겨울이 찾아왔다.
그러고 보니 겨울의 문턱이라는 입동이 지났으니 어쩌면 자연스러울 터.
이맘때쯤 겨울 기운이 깃들면 한 해가 또 가는구나 하는 생각에 안타깝고 덧없음이 밀려온다.
그동안 어떤 삶을 살았는지 돌아보니 무난한 듯하지만 아쉬움 투성이다.
50년이 훨씬 지난 삶을 살아오면서 빗물이 땅에 스며들 듯이 녹아드는 삶의 이치가 있다.
그중 하나가 세상은 내 마음처럼 되지 않는다는 것이고, 그보다 더 마음 깊이 다가오는게 하나 더 있다면 인생은 희로애락(喜怒哀樂)의 비빔밥이라는 것이다.
어느 날 그토록 기쁜 일이 생겨 어찌할 수 없는 즐거움을 맛보다가도 다음 날 참혹한 고통과 슬픔을 겪기도 하는 게 인생살이이다.
몇 해 전이다.
행복강의를 준비하다가 삶의 이치를 딱 맞는 하나의 식이 눈에 들어왔다.
삶에 사랑이 곁들이면 행복 (Life + Love = Happy) - ①
삶에서 사랑이 빠져나가면 슬픔(Life - Love = Sad) - ②
①과 ②식 연립방정식을 풀면 2 Life = Happy + Sad
Life = ½Happy + ½Sad가 되어 삶이란 절반의 행복과 절반의 슬픔이라는 것이다.
결국 인생은 희로애락의 비빔밥이라는 말이 된다.
굳이 이렇게 설명하지 않아도 지난한 세상을 살아온 사람이라면 쉽게 알 수 있을 것이지만 수학적으로 풀어보니 훨씬 실감이 나면서 머릿속에 쏙쏙 들어온다.
다시 이야기하지만 삶은 내 마음처럼 되지 않는다.
예기치 않은 이런저런 일이며 사고가 끊임없이 이어진다.
롤러코스터를 타는 듯한 감정의 기복이 여기에 한몫하고 있음은 물론이다.
이런 삶 속에서 어찌 삶에 기쁘고 즐거운 일만 있을 수 있을까.
한 성인이 말씀하시길 인생은 고해(苦海)라고 하지 않았던가.
하지만 이것을 조금 다르게 바라보면 재미있고 새로운 길이 열린다.
만일 세상에 기쁘고 즐거운 일만 계속된다면 어찌 될까.
교만하고 우쭐대는 마음, 탐욕이 커져 더 큰 고통에 빠질지도 모른다.
다행히도 화가 나는 일과 슬픈 일이 함께하니 인생에 긴장감이 생기고 사는 맛이 생겨나는 것인지도 모른다.
톰 행크스 주연의 영화 ‘포레스트 검프’에 이런 대사가 나온다.
“인생은 초콜릿 상자와 같은 거야. 네가 무엇을 고를지 아무도 모른단다.”
인생이라는 상자 안에는 희로애락의 구슬이 섞여 들어있다. 내가 어떤 구슬을 잡느냐에 따라 내 삶이 결정되는 것이라는 것. 이것이 진정 우리 모두의 삶의 진실이라는 것이다.
아직 한 해 중 한 달도 더 남았다.
인디언 아라파호족은 11월을 ‘모든 것이 사라진 것은 아닌 달’이라 했다.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아있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너무나 많다.
희로애락의 비빔밥의 인생, 다시 희망의 기운을 부여잡고 그대로의 인생을 즐겨보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