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국화가 피는 곳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국화가 피는 곳
by 한희철 목사 2017.10.25
눈부신 계절 가을이 왔습니다. 곡식과 과일을 익히는 가을볕은 저 스스로가 먼저 잘 익은 볕이 됩니다. 조금씩 붉은 빛으로 물들어가는 나뭇잎과 남은 추수를 기다리고 있는 들판을 감싸는 볕을 보면 저렇게 따뜻한 손길이 어디 흔할까 싶을 만큼 눈이 부십니다. 다른 누군가를 익히기 위해서는 저 스스로가 먼저 익어가야 한다는 것을 생각하게 합니다.
‘마지막 과실들을 익게 하시고,/ 이틀만 더 남국의 햇볕을 주시어/ 그들을 완성시켜, 마지막 단맛이/ 짙은 포도주 속에 스미게 하십시오.’ 릴케가 쓴 <가을날>의 한 구절이 절로 떠오르는 하루하루가 이어집니다.
매주 금요일이 되면 다녀오는 곳이 있습니다. 새벽기도를 마친 뒤 이른 시간에 길을 나서 고양시에 있는 한 회사를 찾아갑니다. 일주일에 한 번 예배를 드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자유로>를 타기 위해 한강 다리를 건너다보면 새벽의 한강과 그 너머 병풍처럼 둘러선 북한산이 보입니다. 하루의 첫눈을 뜨는 산과 강의 모습은 그 풋풋함으로 더욱 아름답습니다.
<제2자유로>로 바꿔 타는 곳, 이맘때가 되면 어김없이 나타나는 모습이 있습니다. 철새들이 줄을 지어 하늘을 납니다. 먼 길을 나서기 전 멀리 날기 위한 연습을 하는 것 아닐까 싶습니다. 경험이 부족한 새들에겐 매우 중요한 훈련의 시간이 되겠지요.
길가 밭에서 고개를 숙인 채 익어가는 붉은 수수의 모습도 정겹습니다. 익은 만큼 고개를 숙이는 것은 벼뿐만이 아니어서 대개의 곡식이 그러하지 싶습니다. 빈 수레가 요란한 세상에 눈여겨 머리 숙여 배워야 할 귀한 모습이다 싶습니다.
“얼굴이 빨개질 일과 창피스러운 일들은 절대 하지 말라! 매출이 줄어들어도 위험한 제품은 판매하지 않는다.” “사랑해요. 고마워요. 당신이 곁에 있어서 감사한 마음으로 행하는 삶을 살아가겠습니다.” 회사에 도착하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문구입니다. 직원 120명 중 장애를 가진 이들이 50여 명, 이 또한 회사가 무엇을 지향하고 있는지를 대번 느끼게 합니다. 힘들고 어려워도 동행의 가치를 지키려는 마음이 대뜸 전해져 고마운 마음이 앞섭니다.
두 주 전이었습니다. 늘 그랬던 대로 회사에 도착하여 차를 주차하려다 보니 무슨 일인지 주변의 차가 한 대도 보이지를 않았습니다. 회사가 쉬는 날을 내가 몰랐나 싶을 정도였습니다. 회사에서는 직원들을 위해 매 끼니의 식사도 준비를 하는데, 식당으로 가보니 여느 날처럼 많은 이들이 모여 아침 식사를 하고 있었습니다.
차가 보이지 않은 이유를 물었더니 대답이 뜻밖이었습니다. 회사 울타리를 따라 조성한 화단에 막 국화가 피기 시작하여 회사 입구의 주차장에는 차를 세우지 않기로 했다는 것이었습니다. 자동차가 꽃을 가리지 못하도록 했다는 것이지요.
꽃을 제대로 보기 위해 주차를 양보하다니, 그것도 모르고 주차한 차를 기꺼이 다른 곳으로 옮기며 국화꽃을 보니 더없이 아름다웠습니다. ‘태건상사’, 그곳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국화가 피는 곳이지 싶었습니다.
‘마지막 과실들을 익게 하시고,/ 이틀만 더 남국의 햇볕을 주시어/ 그들을 완성시켜, 마지막 단맛이/ 짙은 포도주 속에 스미게 하십시오.’ 릴케가 쓴 <가을날>의 한 구절이 절로 떠오르는 하루하루가 이어집니다.
매주 금요일이 되면 다녀오는 곳이 있습니다. 새벽기도를 마친 뒤 이른 시간에 길을 나서 고양시에 있는 한 회사를 찾아갑니다. 일주일에 한 번 예배를 드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자유로>를 타기 위해 한강 다리를 건너다보면 새벽의 한강과 그 너머 병풍처럼 둘러선 북한산이 보입니다. 하루의 첫눈을 뜨는 산과 강의 모습은 그 풋풋함으로 더욱 아름답습니다.
<제2자유로>로 바꿔 타는 곳, 이맘때가 되면 어김없이 나타나는 모습이 있습니다. 철새들이 줄을 지어 하늘을 납니다. 먼 길을 나서기 전 멀리 날기 위한 연습을 하는 것 아닐까 싶습니다. 경험이 부족한 새들에겐 매우 중요한 훈련의 시간이 되겠지요.
길가 밭에서 고개를 숙인 채 익어가는 붉은 수수의 모습도 정겹습니다. 익은 만큼 고개를 숙이는 것은 벼뿐만이 아니어서 대개의 곡식이 그러하지 싶습니다. 빈 수레가 요란한 세상에 눈여겨 머리 숙여 배워야 할 귀한 모습이다 싶습니다.
“얼굴이 빨개질 일과 창피스러운 일들은 절대 하지 말라! 매출이 줄어들어도 위험한 제품은 판매하지 않는다.” “사랑해요. 고마워요. 당신이 곁에 있어서 감사한 마음으로 행하는 삶을 살아가겠습니다.” 회사에 도착하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문구입니다. 직원 120명 중 장애를 가진 이들이 50여 명, 이 또한 회사가 무엇을 지향하고 있는지를 대번 느끼게 합니다. 힘들고 어려워도 동행의 가치를 지키려는 마음이 대뜸 전해져 고마운 마음이 앞섭니다.
두 주 전이었습니다. 늘 그랬던 대로 회사에 도착하여 차를 주차하려다 보니 무슨 일인지 주변의 차가 한 대도 보이지를 않았습니다. 회사가 쉬는 날을 내가 몰랐나 싶을 정도였습니다. 회사에서는 직원들을 위해 매 끼니의 식사도 준비를 하는데, 식당으로 가보니 여느 날처럼 많은 이들이 모여 아침 식사를 하고 있었습니다.
차가 보이지 않은 이유를 물었더니 대답이 뜻밖이었습니다. 회사 울타리를 따라 조성한 화단에 막 국화가 피기 시작하여 회사 입구의 주차장에는 차를 세우지 않기로 했다는 것이었습니다. 자동차가 꽃을 가리지 못하도록 했다는 것이지요.
꽃을 제대로 보기 위해 주차를 양보하다니, 그것도 모르고 주차한 차를 기꺼이 다른 곳으로 옮기며 국화꽃을 보니 더없이 아름다웠습니다. ‘태건상사’, 그곳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국화가 피는 곳이지 싶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