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풀
들풀
by 김민정 박사 2017.09.11
허구한 날
베이고 밟혀
피 흘리며
쓰러져놓고
어쩌자고
저를 벤 낫을
향기로
감싸는지…
알겠네
왜 그토록 오래
이 땅의
주인인지
- 민병도, 「들풀」 전문
풀은 참 강하다. 베이고 밟히며, 그렇게 시련을 겪으면서도, 그렇게 여리게 보이면서도 언제나 또 살아난다. 쉽게 좌절하지 않고 쉽게 포기하지 않는 인내심이 강한 생명체다. 조선시대부터 백성을 일컬어 민초(民草)라는 말을 썼으며 질긴 잡초 같다는 의미였다.
이 작품에서는 ‘허구한 날/ 베이고 밟혀/ 피 흘리며/ 쓰러져놓고// 어쩌자고/ 저를 벤 낫을/ 향기로/ 감싸는지…// 알겠네/ 왜 그토록 오래/ 이 땅의// 주인인지’라는 단시조 속에 왜 들풀이 그토록 오래 살아남고, 이 땅의 주인인지도 알겠다는 것이다. 그것은 저를 벤 낫마저도 향기로 감쌀 줄 아는 넓은 아량 때문이라고 한다. 그러한 아량을 베풀기 위해서는 얼마만큼의 인내와 노력과 사랑이 필요할까? 꾸준히 참고 인내하며 끝까지 갈 때 우리는 목표에 이르게 되고 승리하게 될 것이다. 어렵다고 쉽게 포기하고 쉽게 주저앉지 않는 들풀이 그토록 오래 살아남아 이 땅의 주인이 되듯이 말이다.
큰 나무들은 폭풍이 한 번 지나가면 쓰러지고 뿌리가 뽑히는 것들도 많지만 오히려 작은 풀들은 쉽게 뿌리가 뽑히지도 않고 잘 쓰러지지도 않는다. 풀은 바람이 불면 쉽게 눕는 것처럼 보이나 바람이 지나가면 다시 고개 들고 생명을 계속한다. 더구나 숫자가 많으니 조금쯤 뽑혀나가도 별로 표시도 나지 않는다. 거기에 진정한 풀의 힘이 있는 것 같다.
‘추노’ 노래가사에 ‘쫓고 쫓기는 게 우리 인생/ 개만도 못한 것이 노비의 생/ 사는 것이 전쟁/ 민초의 희생 내 삶은 나래가 부러진 새// 철새도 둥지가 있을진대/ 짐승에게 굴 또한 있을 텐데/ 연좌의 굴레 낙인과 족쇄/ 난 홀로 집 없이 떠도는 개/ 구멍 난 하늘엔 비가 또 새/ 굳은 내 신세는 두발 묶인 채/ 사냥터에 풀어 놓은 산양과 같애 버려진 주검은 거름이 돼// 민초여 자라라 더 높이 날아라/ 이승에서 못 이룬 꿈 저승길에 올라라/ 흙이 되어 다시 피는 꽃이 되거라// 민초여 자라라 더 높이 날아라/ 몸퉁이를 비틀어야 하늘을 보는/ 농민의 얼을 담아 밤새 울거라(이하 생략)’라며 민초 중에서도 비참했던 노비의 삶의 모습이 나타나기도 했다.
김수영은 ‘풀이 눕는다/ 비를 몰아오는 동풍에 나부껴/ 풀은 눕고/ 드디어 울었다/ 날이 흐려서 더 울다가/ 다시 누웠다// 풀이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울고/ 바람보다 먼저 일어난다// 날이 흐리고 풀이 눕는다/ 발목까지/ 발밑까지 눕는다/ 바람보다 늦게 누워도/ 바람보다 먼저 일어나고/ 바람보다 늦게 울어도/ 바람보다 먼저 웃는다/ 날이 흐리고 풀뿌리가 눕는다’ (김수영의 「풀」 전문)라고 민초를 풀에 비유한 시를 썼다. 오랜 역사를 통하여 억세고 질긴 삶을 지켜 온 민중과 그들을 일시적으로 억압하는 사회 세력과의 관계를 암시하는 것으로 이해될 수 있는 시이다. 들판의 수많은 풀처럼 세상에 언제나 무수히 존재했던 서민들, 풀이 끊임없이 시련을 견디며 삶을 지키고 번성하였듯이 그렇게 살아왔던 민중들을 풀이라는 상징으로 표현한 작품이다.
우리 모두는 이 들풀처럼 강인한 존재들이다. 쉽게 좌절하지 말고, 쉽게 포기하지 말고 멋진 인생을 살아낼 수 있는 힘을 지닌 참으로 멋진 존재임을 잊지 말자.
베이고 밟혀
피 흘리며
쓰러져놓고
어쩌자고
저를 벤 낫을
향기로
감싸는지…
알겠네
왜 그토록 오래
이 땅의
주인인지
- 민병도, 「들풀」 전문
풀은 참 강하다. 베이고 밟히며, 그렇게 시련을 겪으면서도, 그렇게 여리게 보이면서도 언제나 또 살아난다. 쉽게 좌절하지 않고 쉽게 포기하지 않는 인내심이 강한 생명체다. 조선시대부터 백성을 일컬어 민초(民草)라는 말을 썼으며 질긴 잡초 같다는 의미였다.
이 작품에서는 ‘허구한 날/ 베이고 밟혀/ 피 흘리며/ 쓰러져놓고// 어쩌자고/ 저를 벤 낫을/ 향기로/ 감싸는지…// 알겠네/ 왜 그토록 오래/ 이 땅의// 주인인지’라는 단시조 속에 왜 들풀이 그토록 오래 살아남고, 이 땅의 주인인지도 알겠다는 것이다. 그것은 저를 벤 낫마저도 향기로 감쌀 줄 아는 넓은 아량 때문이라고 한다. 그러한 아량을 베풀기 위해서는 얼마만큼의 인내와 노력과 사랑이 필요할까? 꾸준히 참고 인내하며 끝까지 갈 때 우리는 목표에 이르게 되고 승리하게 될 것이다. 어렵다고 쉽게 포기하고 쉽게 주저앉지 않는 들풀이 그토록 오래 살아남아 이 땅의 주인이 되듯이 말이다.
큰 나무들은 폭풍이 한 번 지나가면 쓰러지고 뿌리가 뽑히는 것들도 많지만 오히려 작은 풀들은 쉽게 뿌리가 뽑히지도 않고 잘 쓰러지지도 않는다. 풀은 바람이 불면 쉽게 눕는 것처럼 보이나 바람이 지나가면 다시 고개 들고 생명을 계속한다. 더구나 숫자가 많으니 조금쯤 뽑혀나가도 별로 표시도 나지 않는다. 거기에 진정한 풀의 힘이 있는 것 같다.
‘추노’ 노래가사에 ‘쫓고 쫓기는 게 우리 인생/ 개만도 못한 것이 노비의 생/ 사는 것이 전쟁/ 민초의 희생 내 삶은 나래가 부러진 새// 철새도 둥지가 있을진대/ 짐승에게 굴 또한 있을 텐데/ 연좌의 굴레 낙인과 족쇄/ 난 홀로 집 없이 떠도는 개/ 구멍 난 하늘엔 비가 또 새/ 굳은 내 신세는 두발 묶인 채/ 사냥터에 풀어 놓은 산양과 같애 버려진 주검은 거름이 돼// 민초여 자라라 더 높이 날아라/ 이승에서 못 이룬 꿈 저승길에 올라라/ 흙이 되어 다시 피는 꽃이 되거라// 민초여 자라라 더 높이 날아라/ 몸퉁이를 비틀어야 하늘을 보는/ 농민의 얼을 담아 밤새 울거라(이하 생략)’라며 민초 중에서도 비참했던 노비의 삶의 모습이 나타나기도 했다.
김수영은 ‘풀이 눕는다/ 비를 몰아오는 동풍에 나부껴/ 풀은 눕고/ 드디어 울었다/ 날이 흐려서 더 울다가/ 다시 누웠다// 풀이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울고/ 바람보다 먼저 일어난다// 날이 흐리고 풀이 눕는다/ 발목까지/ 발밑까지 눕는다/ 바람보다 늦게 누워도/ 바람보다 먼저 일어나고/ 바람보다 늦게 울어도/ 바람보다 먼저 웃는다/ 날이 흐리고 풀뿌리가 눕는다’ (김수영의 「풀」 전문)라고 민초를 풀에 비유한 시를 썼다. 오랜 역사를 통하여 억세고 질긴 삶을 지켜 온 민중과 그들을 일시적으로 억압하는 사회 세력과의 관계를 암시하는 것으로 이해될 수 있는 시이다. 들판의 수많은 풀처럼 세상에 언제나 무수히 존재했던 서민들, 풀이 끊임없이 시련을 견디며 삶을 지키고 번성하였듯이 그렇게 살아왔던 민중들을 풀이라는 상징으로 표현한 작품이다.
우리 모두는 이 들풀처럼 강인한 존재들이다. 쉽게 좌절하지 말고, 쉽게 포기하지 말고 멋진 인생을 살아낼 수 있는 힘을 지닌 참으로 멋진 존재임을 잊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