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앉아 있다
누가, 앉아 있다
by 김민정 박사 2017.03.13
돌밭에서 내가 만난 몽돌 속 저 한 사람
고단한 삶 언저리 휴식을 취한 사람
우리들/ 어머니처럼/ 아니, 나의 어머니가
깨어지고 엎어지고 상처에 얹힌 딱지
아프고 가려웠을 시간을 견뎌가며
진동과/ 파장을 건너/ 닿은 꿈이 있었을까
손발을 쉬지 않고 바쁘게 달려왔을
장터 어디 쪽의자에 한 생을 내려놓고
뭐라고/ 말문을 뗄 듯/ 머뭇대고 있는 사람
- 졸시, 「누가, 앉아 있다」
이 시에서는 돌 속에 들어앉아 있는 아낙의 모습, 고단한 일상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는 모습, 우리들 어머니상이 보입니다. 문득 떠오르는 나의 어머니, 어머니의 삶….
늘 자식들 걱정, 남편 걱정으로 ‘손발을 쉬지 않고 바쁘게 달렸던’ 분, 그런 어머니가 계셨기에 지금의 내가, 우리들이 있을 수 있겠지요. 10리가 넘는 도계시장을 다녀 까마득히 올려다뵈는 심포고개를 힘들게 올라오시던 어머니. ‘산들이 여미며 여미며 틔워놓은 가장자리/ 골짝마다 내려앉은 하늘빛이 발끝에 채고/ 어룽진 어머님 모습 위에 나지막한 한숨 소리// 보득솔 가지 위로 햇살이 졸다 가면/ 하릴없이 밤 재촉는 부엉이 울음소리/ 포근히 감싸 안으며 달로 떠서 웃는 고개’ -「심포 고개」 전문- 였다. 또한, 우리 동네에서 까마득히 올려다보이는 통리고개에 물건들을 사기 위해 다녀오시던 모습, 어머니가 오시는가 바라보던 고갯마루가 지금도 잊혀지지 않고 머릿속에 맴돌고 있습니다. 뙤약볕에서 오랍뜰의 감자, 옥수수밭을 매시던 모습도, 끼닛거리가 없어 걱정하던 모습들…. 자신은 배가 고프시면서도 자식들에게 더 좋은 것을 먹이려, 더 많이 먹이려 자신은 먹지도 않고 남겨놓았다가, 또는 숨겨놓았다 주시던 모습들. 본인의 삶은 전혀 없고 오직 남편과 자식이 전부였던 우리들 어머니의 삶의 모습들이 새삼 애잔하게 떠오르는 건 저만의 추억은 아니겠지요?
요즘 학기 초라 신입생들이, 아니 이제 막 진급한 새 학년들의 모습이 어딘가 산뜻하게 느껴집니다. 학생들 뒤에서 학생들을 학교에 보내기 위해 아침잠을 설쳐가며 늦잠 자는 학생들을 깨우고 아침을 먹여 학교에 지각하지 않게 등교시키려는 어머니의 숨은 노력이 보입니다.
특히 1학년 신입생들이 산뜻하게 보입니다. 새 교복을 입고 새 가방을 가지고 새로운 학교, 새로운 교실에 앉아 시간마다 새로 들어오시는 선생님을 똘망이는 눈망울로 쳐다보며 앉아 있는 그들을 보며 그들을 그렇게 단정하게 차려서 보낸 어머니를 생각합니다. 자식들 뒤에서 그들을 위해 남모르게 노력하는 어머니들의 모습이 그려집니다. 요즘은 자녀들이 한두 명이라 더욱 귀하게 여겨지겠지요.
지금은 여성도 사회진출이 활발해져서 직장을 가진 어머니가 많아 직장생활을 하면서 자녀들을 학교에도 보내고 학원에도 보내야 합니다. 돈도 벌고, 자식도 양육하고, 자신의 삶도 살아가야 하는 현대의 어머니들은 예전보다 더 많이 바쁘고 고달픈 삶을 사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여자는 약하지만 어머니는 강하다.’는 말이 새삼스럽게 떠오르는 봄입니다.
고단한 삶 언저리 휴식을 취한 사람
우리들/ 어머니처럼/ 아니, 나의 어머니가
깨어지고 엎어지고 상처에 얹힌 딱지
아프고 가려웠을 시간을 견뎌가며
진동과/ 파장을 건너/ 닿은 꿈이 있었을까
손발을 쉬지 않고 바쁘게 달려왔을
장터 어디 쪽의자에 한 생을 내려놓고
뭐라고/ 말문을 뗄 듯/ 머뭇대고 있는 사람
- 졸시, 「누가, 앉아 있다」
이 시에서는 돌 속에 들어앉아 있는 아낙의 모습, 고단한 일상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는 모습, 우리들 어머니상이 보입니다. 문득 떠오르는 나의 어머니, 어머니의 삶….
늘 자식들 걱정, 남편 걱정으로 ‘손발을 쉬지 않고 바쁘게 달렸던’ 분, 그런 어머니가 계셨기에 지금의 내가, 우리들이 있을 수 있겠지요. 10리가 넘는 도계시장을 다녀 까마득히 올려다뵈는 심포고개를 힘들게 올라오시던 어머니. ‘산들이 여미며 여미며 틔워놓은 가장자리/ 골짝마다 내려앉은 하늘빛이 발끝에 채고/ 어룽진 어머님 모습 위에 나지막한 한숨 소리// 보득솔 가지 위로 햇살이 졸다 가면/ 하릴없이 밤 재촉는 부엉이 울음소리/ 포근히 감싸 안으며 달로 떠서 웃는 고개’ -「심포 고개」 전문- 였다. 또한, 우리 동네에서 까마득히 올려다보이는 통리고개에 물건들을 사기 위해 다녀오시던 모습, 어머니가 오시는가 바라보던 고갯마루가 지금도 잊혀지지 않고 머릿속에 맴돌고 있습니다. 뙤약볕에서 오랍뜰의 감자, 옥수수밭을 매시던 모습도, 끼닛거리가 없어 걱정하던 모습들…. 자신은 배가 고프시면서도 자식들에게 더 좋은 것을 먹이려, 더 많이 먹이려 자신은 먹지도 않고 남겨놓았다가, 또는 숨겨놓았다 주시던 모습들. 본인의 삶은 전혀 없고 오직 남편과 자식이 전부였던 우리들 어머니의 삶의 모습들이 새삼 애잔하게 떠오르는 건 저만의 추억은 아니겠지요?
요즘 학기 초라 신입생들이, 아니 이제 막 진급한 새 학년들의 모습이 어딘가 산뜻하게 느껴집니다. 학생들 뒤에서 학생들을 학교에 보내기 위해 아침잠을 설쳐가며 늦잠 자는 학생들을 깨우고 아침을 먹여 학교에 지각하지 않게 등교시키려는 어머니의 숨은 노력이 보입니다.
특히 1학년 신입생들이 산뜻하게 보입니다. 새 교복을 입고 새 가방을 가지고 새로운 학교, 새로운 교실에 앉아 시간마다 새로 들어오시는 선생님을 똘망이는 눈망울로 쳐다보며 앉아 있는 그들을 보며 그들을 그렇게 단정하게 차려서 보낸 어머니를 생각합니다. 자식들 뒤에서 그들을 위해 남모르게 노력하는 어머니들의 모습이 그려집니다. 요즘은 자녀들이 한두 명이라 더욱 귀하게 여겨지겠지요.
지금은 여성도 사회진출이 활발해져서 직장을 가진 어머니가 많아 직장생활을 하면서 자녀들을 학교에도 보내고 학원에도 보내야 합니다. 돈도 벌고, 자식도 양육하고, 자신의 삶도 살아가야 하는 현대의 어머니들은 예전보다 더 많이 바쁘고 고달픈 삶을 사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여자는 약하지만 어머니는 강하다.’는 말이 새삼스럽게 떠오르는 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