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사회

열대우림 타잔 되어 나르다

열대우림 타잔 되어 나르다

by 이규섭 시인 2017.02.24

라오 인민민주주의공화국. 인도차이나반도 중앙 내륙에 위치한 라오스의 공식 명칭이다. 뉴욕타임스가 2008년 선정한 ‘죽기 전에 꼭 가봐야 할 나라 1위’로 뽑히면서 배낭 여행지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2014년 TV 예능프로 ‘꽃보다 청춘’ 방송을 계기로 라오스를 찾는 관광객들이 부쩍 늘었다고 한다.
라오스는 역사와 문화유적이 많은 나라는 아니다. 여행 인프라도 미흡하다. 바다와 철도가 없다. 비포장도로엔 먼지가 풀풀 일고 소 떼가 어슬렁거리며 도로를 가로막는다. 버스 차창을 스쳐 가는 시골 풍경은 우리나라 60년대 후반이나 70년대 초를 연상시킨다. 하지만 그곳에 가면 때 묻지 않은 자연과 만난다. 자연을 무대로 다이빙, 집라인, 동굴튜빙, 카약 킹, 버기카 등을 즐길 수 있다.
다양한 엑티비티 체험을 펼칠 수 있는 방비엥은 수도 비엔티안에서 북쪽으로 150㎞ 가야 한다. 서울에서 대전가는 거리인데도 고원과 산악지대를 통과하며 관광버스로 4시간 가까이 걸렸다. 방비엥은 중국의 구이린(桂林:계림)을 닮아 ‘작은 구이린’으로 불린다.
방비엥 여행의 백미는 물빛 고운 천연 풀장, 블루라군이다. 수심 4m의 계곡으로 뻗은 두 줄기 나뭇가지는 다이빙 자연 조형물이다. 고공 낙화 다이빙에 자신 있는 사람은 위쪽 나뭇가지를 이용해 실력을 뽐낸다. 유럽의 한 젊은이는 높은 가지 위에 뒤로 서서 한 바퀴 회전을 하며 다이빙하는 묘기를 선보여 박수갈채를 받았다. 로프를 잡고 ‘풍덩’ 뛰어들기도 하고 수영을 즐긴다. 언제 다시 오랴 싶어 다이빙 도전을 시도했다. 구명조끼를 걸치고 낮은 나뭇가지 위에 섰는데도 후들거린다. 결국 포기했다. “나이가 웬수여”
다이빙 도전 실패를 잡라인으로 만회했다. 집라인은 거목 사이로 튼튼한 와이어를 설치하고 탑승자와 연결된 도르래를 와이어에 걸어 빠른 속도로 이동하며 스릴과 함께 자연을 느끼는 야외 레포츠다.
거목에 설치한 플랫폼에 올라서니 부들부들 떨린다. 울창한 숲과 협곡을 바라보니 어질어질하다. 출발선에 섰다. 20대 안전요원이 “형님, 걱정마” 등을 떠밀자 미끄러지듯 허공을 가른다. 열대우림을 타잔이 되어 나른다. 아찔하면서도 짜릿하다. 100m 거리의 1코스를 무사히 통과하여 안착했으나 가슴은 방망이질한다.
2코스는 40m로 짧은 만큼 높다. 새처럼 비상한다. 3코스는 나무토막을 이은 출렁다리다. 안전요원이 “유격∼유격∼” 추임새를 넣는다. 몸도 마음도 출렁거린다. “생고생을 사서 하다니” 후회도 들지만 앞으로 나아갈 수밖에 없다.
가이드는 “70대 할머니가 고소공포증이 있다며 손사래를 쳤으나 공중을 처음 날아 본 뒤 자신감이 생겨 뿌듯하다며 고마워했다”고 초를 치며 집라인 참여를 부추겼다. 이런 기회 아니면 언제 하늘을 날아보랴 용기를 냈다. 가장 긴 코스는 140m. 조금씩 여유가 생기면서 “WOW∼” 타잔처럼 괴성을 질러본다. 마지막 14번째 코스에서 외줄을 타고 하강했다. “나도 해냈구나” 안도의 한숨을 몰아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