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사회

기초공사와 결과물

기초공사와 결과물

by 정운 스님 2017.02.14

인도, 옛날에 매우 어리석은 부자가 있었다. 어느 날 그는 이웃 부잣집에 다니러 갔다가 멋진 3층 집을 방문하였다. 어리석은 부자는 집으로 돌아와 이런 생각을 하였다. ‘내 재산이 저 사람보다 더 많다. 내 생전에 나도 저렇게 멋진 3층 집을 하나 지어야겠다.’
다음날 그는 동네의 목수를 불렀다.
“저 누각처럼 거대하고 웅장한 누각을 지을 수 있겠소?”
“저 집은 내가 지은 것입니다.”
“그렇다면, 내게도 저런 누각을 하나 지어 주시오.”
목수는 다음날부터 지하를 파고, 땅을 고르게 한 뒤에 벽돌을 쌓기 시작했다. 부자는 목수의 벽돌 쌓는 것을 보고, 말했다.
“목수님, 대체 지금 어떤 집을 짓고 있는 겁니까?”
“3층 누각을 짓는 중입니다.”
“그런데 나는 아래 1ㆍ2층은 필요가 없으니, 3층만 지어 주시오.”
“아! 장자님, 1ㆍ2층을 지어야 3층 건물을 지을 수 있습니다. 또 1층을 짓기 전에 지하 땅을 파야 하고, 땅을 고르게 한 뒤에 3층을 지을 수 있습니다. 1층ㆍ2층도 없이 어떻게 3층을 지을 수 있겠습니까?”
이렇게 말했는데도 어리석은 부자는 막무가내로 3층만을 지어달라고 떼를 썼다. 목수는 더 이상 할 말을 잃고, 어리석은 사람과 대화해봐야 이득 될 것이 없다고 생각되었는지, 그 자리에서 일어나 떠나버렸다.
이 이야기는 불교 경전에 실려 있는 내용이다.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라고 본다. 종종 사람들과 대화를 해보면, 원인과 과정은 중요시하지 않고 오로지 결과만을 바라는 경우가 있다. 예를 들어 어떤 직업을 갖고 싶다면, 그 직업에서 필요로 하는 전반적인 상황들을 배우고 기초를 쌓아 올린 뒤에 전문적인 지식을 갖춰야 자신이 원하는 직업을 얻을 수 있다고 본다. 좋은 결과를 원한다면, 원인과 과정을 든든히 해야 자신이 목표한 바를 성취할 수 있을 것이다.
대학생들에게 수업 중에 간혹 이런 말을 한다.
“여러분들이 인생에서 20대에 해야 할 일이 있다. 학문적으로나 취미, 직업과 관련해서도 20대에 기초공사가 제대로 되어 있어야 앞으로의 여러분 인생은 제대로 펼쳐질 것이다.”
전반적인 삶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이다. 진지하게 한푼 한푼 벌어서 원하는 집을 구매하는 것과 갑자기 횡재한 복권이나 유산으로 집을 구매한 것과는 엄연히 다르다. 피땀 흘려 번 돈으로 자신의 원하는 삶을 향해 나아가는 기초, 원인을 중요시해야 한다는 점이다.
삶에 있어 행복해질 수 있는 씨앗은 누구나 갖고 있다. ‘어떻게 해야 행복할 수 있는가?’라는 방법과 원인을 본인 스스로 찾아내어 나가야 한다. ‘행복’이라는 종자의 씨앗을 뿌린 뒤에 물이나 비료를 주는 노력이라는 기초공사를 통해 행복의 열매가 주렁주렁 열릴 것이다.
어떤 일이든, 무엇을 하든 결과만을 바라지 말라. 원인과 과정이라는 기초공사가 든든해야 목표로 하는 결과를 성취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