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시절의 설이 그립다
그 시절의 설이 그립다
by 이규섭 시인 2017.01.20
나라마다 설 세시풍속은 달라도 가족의 건강과 행운을 기원하는 소망은 같다. 중국의 춘절은 우리와 가장 비슷하다. 섣달 그믐날 밤 수세(守歲)라 하여 온 가족이 둘러앉아 만두를 빚고 마작을 즐기며 밤을 지새운다. ‘그믐날 잠을 자면 눈썹이 하얗게 센다’는 우리의 풍속과 닮았다. 중국이 대문에 ‘복(福)’자를 거꾸로 붙이는 풍습과 우리가 복조리를 출입문에 매다는 것도 형식만 다를 뿐 복을 불러들이려는 마음은 같다.
중국의 춘절은 폭죽으로 시작하여 폭죽으로 끝난다고 할 정도로 요란한 폭음과 매캐한 화약 연기로 자욱하다. 대보름인 원소절(元宵節)까지 시도 때도 없이 폭죽을 터트려 인명 피해와 화재가 빈발할 정도로 극성스러워 몇 년 전부터 경찰이 단속에 나섰다.
홍콩의 구정축제는 다채롭다. 구정이 다가오면 홍콩의 거리는 짙은 화장을 한다. 화려한 조명과 함께 자두나무와 복숭아꽃, 수선화가 장식되고 축제 열기가 서서히 달아오른다. 빅토리아항구 고층빌딩에는 축하 메시지를 담은 형형색색의 네온사인이 불을 밝힌다. 꽃시장에서 꽃을 고르는 시민들의 표정도 꽃빛이다. 잎이 달린 오렌지색의 금귤은 축복 받은 결혼생활, 분홍색 복숭아꽃은 불타는 로맨스, 수선화는 성공을 의미한다. 행운과 복을 가져다준다는 바람개비, 부채, 인형 등 설 상품은 다양하다.
구정축제의 하이라이트는 야간 퍼레이드와 불꽃놀이다. 화려하게 장식한 대규모 마차와 관악 행진, 세계 각국의 무예와 춤은 지구촌축제다. 구정 다음 날 저녁 빅토리아 항구에서 펼쳐지는 불꽃놀이가 절정을 이루면 ‘평안과 번영’을 의미하는 덕담 “쿵 헤이 팟 쵸이(kung hei fat choi)”를 연호하며 열광한다.
인도는 인구도 많고 종교도 다양한 만큼 설도 제각각이다. 힌두교, 이슬람교, 기독교, 시크교 이외에도 믿는 신이 너무 많아 종교에 따라 역법이 달라 설날도 30여 가지나 된다. 인도 최남단에 위치한 타밀나두 주 설날은 대게 4월 13일이나 14일이다. 인도는 대표적인 축제인 푸자(Durga Puja)가 설 명절 격이다. 힌두교 태음력 일곱 번째 달인 아슈비나(??vina) 10일이지만 그레고리력으로는 9∼10월경이다. 두르가 여신이 악마 마히사수라를 물리치고 승리를 거둔 것을 기념하는 축제로 추수와 맞물려 민족의 대이동이 이뤄진다.
한 해의 액을 물리치기 위한 의식으로 얼굴에 붉은 물감을 칠한다. 축제 고유의 음식으로 망고와 흑설탕, 님나무 꽃과 칠리, 소금을 넣어 만든 ‘망가 파차디’를 먹는다. 달고, 시고, 쓰고, 짠맛이 나는 음식을 먹음으로써 한 해 동안 닥쳐올 즐겁고, 슬프고, 힘든 일들을 미리 체험한다는 의미가 담겼다. 꽃으로 장식한 촛불 디아(Dia)에 소망을 담아 강물에 띄운다.
우리는 설날 아침 조상의 은덕을 기리는 차례가 끝나면 집안 어른들께 새해 첫인사인 세배를 올렸다. 떡국 상을 물린 뒤 이웃 어른들을 찾아다니며 세배를 드렸다. 어른들은 덕담을 하며 세찬(歲饌))과 세주(歲酒)를 권하던 세시풍습이자 미풍양속이다. 이제는 기억 저편으로 사라져가는 그 시절의 설이 그립다.
중국의 춘절은 폭죽으로 시작하여 폭죽으로 끝난다고 할 정도로 요란한 폭음과 매캐한 화약 연기로 자욱하다. 대보름인 원소절(元宵節)까지 시도 때도 없이 폭죽을 터트려 인명 피해와 화재가 빈발할 정도로 극성스러워 몇 년 전부터 경찰이 단속에 나섰다.
홍콩의 구정축제는 다채롭다. 구정이 다가오면 홍콩의 거리는 짙은 화장을 한다. 화려한 조명과 함께 자두나무와 복숭아꽃, 수선화가 장식되고 축제 열기가 서서히 달아오른다. 빅토리아항구 고층빌딩에는 축하 메시지를 담은 형형색색의 네온사인이 불을 밝힌다. 꽃시장에서 꽃을 고르는 시민들의 표정도 꽃빛이다. 잎이 달린 오렌지색의 금귤은 축복 받은 결혼생활, 분홍색 복숭아꽃은 불타는 로맨스, 수선화는 성공을 의미한다. 행운과 복을 가져다준다는 바람개비, 부채, 인형 등 설 상품은 다양하다.
구정축제의 하이라이트는 야간 퍼레이드와 불꽃놀이다. 화려하게 장식한 대규모 마차와 관악 행진, 세계 각국의 무예와 춤은 지구촌축제다. 구정 다음 날 저녁 빅토리아 항구에서 펼쳐지는 불꽃놀이가 절정을 이루면 ‘평안과 번영’을 의미하는 덕담 “쿵 헤이 팟 쵸이(kung hei fat choi)”를 연호하며 열광한다.
인도는 인구도 많고 종교도 다양한 만큼 설도 제각각이다. 힌두교, 이슬람교, 기독교, 시크교 이외에도 믿는 신이 너무 많아 종교에 따라 역법이 달라 설날도 30여 가지나 된다. 인도 최남단에 위치한 타밀나두 주 설날은 대게 4월 13일이나 14일이다. 인도는 대표적인 축제인 푸자(Durga Puja)가 설 명절 격이다. 힌두교 태음력 일곱 번째 달인 아슈비나(??vina) 10일이지만 그레고리력으로는 9∼10월경이다. 두르가 여신이 악마 마히사수라를 물리치고 승리를 거둔 것을 기념하는 축제로 추수와 맞물려 민족의 대이동이 이뤄진다.
한 해의 액을 물리치기 위한 의식으로 얼굴에 붉은 물감을 칠한다. 축제 고유의 음식으로 망고와 흑설탕, 님나무 꽃과 칠리, 소금을 넣어 만든 ‘망가 파차디’를 먹는다. 달고, 시고, 쓰고, 짠맛이 나는 음식을 먹음으로써 한 해 동안 닥쳐올 즐겁고, 슬프고, 힘든 일들을 미리 체험한다는 의미가 담겼다. 꽃으로 장식한 촛불 디아(Dia)에 소망을 담아 강물에 띄운다.
우리는 설날 아침 조상의 은덕을 기리는 차례가 끝나면 집안 어른들께 새해 첫인사인 세배를 올렸다. 떡국 상을 물린 뒤 이웃 어른들을 찾아다니며 세배를 드렸다. 어른들은 덕담을 하며 세찬(歲饌))과 세주(歲酒)를 권하던 세시풍습이자 미풍양속이다. 이제는 기억 저편으로 사라져가는 그 시절의 설이 그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