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사회

검인은 하루를 위해 1년동안 칼을 간다

검인은 하루를 위해 1년동안 칼을 간다

by 정운 스님 2016.12.27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은 어디 있으며, 젖지 않고 가는 삶은 어디 있겠는가.” 이는 도종환 님의 시 구절이다. 시인은 삶이란 역경과 고난의 길이요, 이런 고난과 역경을 이겨낸 자의 아름다움을 표현한 말이라고 본다.
우리 인생은 힘들지 않은 때가 없다. 도전하지 않으면, 힘든 일도 없는 것이다. 남들보다 조금 다른 길을 가는 자에게는 시련이 필수적이다. 겉으로 보기에 쉽게 승리한 것처럼 보이지만, 그 사람의 이면에는 수많은 고통이 내재되어 있다.
수영 선수 박태환은 10년 전부터 경기에서 우승함으로써 한국인들의 사랑을 받았다. 수년 전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면서 사람들에게 각광을 받았지만, 이후 아시아 올림픽을 기점으로 그는 수렁에 빠졌다. 약물 투입으로 본인이 의도치 않게 역경을 걸을 수밖에 없었다. 또다시 올림픽에서 큰 패배를 맛보았는데, 모든 이들이 안타까워했다.
그런데 마침내 근자에 국제대회에서 4관왕이 되었다. 이 무렵, 그가 몇 달 전 정부로부터 부당한 대우를 받았음이 알려지면서 그에게 박수를 보내는 이들이 많았다.
그렇다면 국제대회에서 4관왕의 영광을 안은 박태환이 단순히 운이 좋아서 상을 받을 수 있었겠는가?! 박태환은 2016년 리우 올림픽의 패배라는 쓴 약을 기회로 몇 달 동안 각고의 노력을 했을 것이다. 어느 누구도 상상할 수 없는 훈련이었을지도 모른다. 그가 4관왕이 된 그 순간의 이면에는 수여 달 간의 땀과 노력으로 이룬 결과이다.
옛 속담에 ‘칼 쓰는 검인은 364일 동안 칼을 갈아서 단 하루를 쓰는 것이고, 총잡이도 364일 동안 총을 갈고 닦아서 단 하루 동안 총을 쏜다.’라는 말이 있다. 깊숙이 침잠해 있는 개구리가 멀리 뛰듯이 승리의 한순간을 위해서는 각고의 노력이 있어야 하는 법이다.
대체로 사람들은 자신은 매우 힘들게 하는데, 남들은 모두 쉽게 이룩하는 것처럼 느낀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 백조가 아름다운 모습으로 유유히 호수를 거닐지만, 수중에 있는 백조의 다리는 수많은 발길질을 해야 겉으로 아름다운 모습이 보여진다.
또 종종 올림픽 게임에서 싱크로나이즈드 스위밍(Synchronized Swimming)을 본다. 여러 명의 수영 선수들이 동작에 맞춰 움직이는 모습은 마치 천상의 아름다움이다. 하지만 이 선수들의 다리는 수중에서 끊임없이 움직여야 수중위로 아름다운 모습을 보이는 것이다.
‘로마는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하듯이 하루아침에 이루어진 성과물은 없다. 한순간의 영광스런 모습을 위해 각고의 노력이 있었기 때문에 한순간의 영광이 있는 법이다. 이외수 시인은 어느 글에서 이런 말을 하였다.
“정상에 오른 자들을 시기하지 마라. 그들이 목숨 걸고 산비탈을 오를 때 그대는 혹시 평지에서 팔베개하고 다디단 낮잠에 빠져 있지는 않았는가?
때로는 나태를 부끄러워하지 않는 것도 죄악이라는 사실을 명심하라.”
행운이란 노력의 대가이지, 그냥 주어지는 것이 아니다. 피와 땀의 결심이 운을 불러들이는 것임을 잊지 말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