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의 바다
빛의 바다
by 한희철 목사 2016.12.07
촛불을 밝히는 건 오래된 버릇입니다. 흐리거나 비 오는 날, 혹은 조용한 시간 생각에 잠길 일이 있으면 습관처럼 촛불을 켭니다. 촛불을 밝히면 마음이 서너 뼘은 깊어지며 고요해지는 것 같습니다. 뭔가 특별한 물건을 수집하는 일에 별다른 관심이 없으면서도 촛대 모으는 일에 관심을 가졌던 것도 초를 켜는 시간을 아끼기 때문이었지요. 몇 개의 촛대를 갖고 이따금 촛대를 바꾸면 그것만으로도 느낌은 새로워지곤 합니다.
타오르는 초를 가만 바라보면 무엇보다도 마음이 밝아집니다. 밝기로 하자면 어디 촛불을 전등에 비기겠습니까? 그러나 마음을 밝히는 것은 오히려 촛불입니다. 전등이 눈이 부실 만큼 집안을 밝힌다면, 촛불은 마음을 밝혀 마음을 환하게 합니다.
촛불을 바라보면 마음이 맑아지며 따뜻해집니다. 정직해야지, 시간과 사람과 일을 아끼며 살아야지, 착한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촛불이 타오르는 모습 때문입니다. 촛불은 한가운데 심지를 박곤 녹은 만큼 타오릅니다. 자신은 녹지 않은 채 억지를 부리지 않습니다. 나를 녹인 만큼만 빛이 되는 촛불을 보면 저렇게 정직하기도 어렵겠다 싶지요.
어둠 속에서 촛불을 밝히면 서서히 어둠이 물러갑니다. 촛불 하나의 밝기란 처음에는 흐릿하여 사물을 분간하기도 어렵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빛은 점차 또렷해집니다. 마치 잠에서 덜 깬 눈을 하다가 어느 순간 정신이 맑아지는 모양새입니다.
촛불을 켜보면 압니다. 아무리 어둠이 캄캄하게 짙다 하여도, 어둠 자체가 촛불을 끌 수는 없습니다. 어둠은 빛을 이길 수가 없어, 촛불이 타오르는 만큼 어둠은 물러갑니다. 어둠이 아무리 켜켜 모여 칠흑 같은 어둠을 만들어낸다고 해도, 그 어둠이 촛불 하나를 꺼트릴 수가 없는 것입니다.
엄마 아빠 손을 잡고 함께 나온 초롱초롱 눈빛이 빛나는 아이로부터 푸른 나무처럼 듬직해 보이는 학생들과 청년들을 지나 백발이 성성한 노인에 이르기까지 손마다 밝혀 든 촛불이 마침내 빛의 강물로 흐르는 모습을 봅니다. 누구도 막아낼 수 없는 도도한 흐름입니다. 막힘없이 흐르기 시작한 빛의 강물은 도시의 빌딩 사이 광장을 따라 유유히 흐르다가 어느새 빛의 바다를 이루어냅니다.
끝없이 반짝이는 빛의 움직임을 젖은 눈으로 바라볼 때, 문득 빛의 바다는 수를 헤아릴 길 없는 별 무리가 됩니다. 밤하늘을 따라 흐르던 은하가 고스란히 지상으로 내려와 이 땅 위로 흐르는 것이지요. 가없는 빛의 움직임은 이 땅에 내려앉은 별들의 일렁임입니다. 왈칵 하늘이 쏟아져 내려 우리의 마음속을, 유구한 역사의 길을 빛으로 물들입니다. 빛의 물결로 이 땅은 곧 하늘이 됩니다.
촛불은 약합니다. 하지만 어둠을 이깁니다. 촛불은 전등만큼 밝지 못합니다. 그러나 마음을 밝힙니다. 하나하나의 촛불이 모여 이룬 빛의 바다를 누구라도 외면하거나 무시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빛 앞에서는 정직해지는 것이 최선입니다.
타오르는 초를 가만 바라보면 무엇보다도 마음이 밝아집니다. 밝기로 하자면 어디 촛불을 전등에 비기겠습니까? 그러나 마음을 밝히는 것은 오히려 촛불입니다. 전등이 눈이 부실 만큼 집안을 밝힌다면, 촛불은 마음을 밝혀 마음을 환하게 합니다.
촛불을 바라보면 마음이 맑아지며 따뜻해집니다. 정직해야지, 시간과 사람과 일을 아끼며 살아야지, 착한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촛불이 타오르는 모습 때문입니다. 촛불은 한가운데 심지를 박곤 녹은 만큼 타오릅니다. 자신은 녹지 않은 채 억지를 부리지 않습니다. 나를 녹인 만큼만 빛이 되는 촛불을 보면 저렇게 정직하기도 어렵겠다 싶지요.
어둠 속에서 촛불을 밝히면 서서히 어둠이 물러갑니다. 촛불 하나의 밝기란 처음에는 흐릿하여 사물을 분간하기도 어렵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빛은 점차 또렷해집니다. 마치 잠에서 덜 깬 눈을 하다가 어느 순간 정신이 맑아지는 모양새입니다.
촛불을 켜보면 압니다. 아무리 어둠이 캄캄하게 짙다 하여도, 어둠 자체가 촛불을 끌 수는 없습니다. 어둠은 빛을 이길 수가 없어, 촛불이 타오르는 만큼 어둠은 물러갑니다. 어둠이 아무리 켜켜 모여 칠흑 같은 어둠을 만들어낸다고 해도, 그 어둠이 촛불 하나를 꺼트릴 수가 없는 것입니다.
엄마 아빠 손을 잡고 함께 나온 초롱초롱 눈빛이 빛나는 아이로부터 푸른 나무처럼 듬직해 보이는 학생들과 청년들을 지나 백발이 성성한 노인에 이르기까지 손마다 밝혀 든 촛불이 마침내 빛의 강물로 흐르는 모습을 봅니다. 누구도 막아낼 수 없는 도도한 흐름입니다. 막힘없이 흐르기 시작한 빛의 강물은 도시의 빌딩 사이 광장을 따라 유유히 흐르다가 어느새 빛의 바다를 이루어냅니다.
끝없이 반짝이는 빛의 움직임을 젖은 눈으로 바라볼 때, 문득 빛의 바다는 수를 헤아릴 길 없는 별 무리가 됩니다. 밤하늘을 따라 흐르던 은하가 고스란히 지상으로 내려와 이 땅 위로 흐르는 것이지요. 가없는 빛의 움직임은 이 땅에 내려앉은 별들의 일렁임입니다. 왈칵 하늘이 쏟아져 내려 우리의 마음속을, 유구한 역사의 길을 빛으로 물들입니다. 빛의 물결로 이 땅은 곧 하늘이 됩니다.
촛불은 약합니다. 하지만 어둠을 이깁니다. 촛불은 전등만큼 밝지 못합니다. 그러나 마음을 밝힙니다. 하나하나의 촛불이 모여 이룬 빛의 바다를 누구라도 외면하거나 무시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빛 앞에서는 정직해지는 것이 최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