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사회

나의 천적이자, 인생동반자는 바로 ‘나’

나의 천적이자, 인생동반자는 바로 ‘나’

by 정운 스님 2016.07.05

“결국, 나의 천적은 나였던 거다.”

조병화 선생님의 ‘천적’이라는 시이다. ‘천적’이란 동물 세계에서나 인간 세계에서 자신을 가장 위협하는 존재이기도 하지만, 자신을 발전시킬 도약이 되기도 한다. 사자는 정글에서 군림하는 왕이다. 어떤 동물도 감히 사자에게 덤비지 못한다. 사자에게 있어 그를 위협하는 천적은 없는 셈이다. 그런데 그 용감무쌍한 사자에게도 무서운 적이 하나 있다. 그 적은 사자의 몸속에서 생겨난 작은 벌레이다. ‘사자신중충獅子身中蟲’이라는 말이 있는데, 사자의 몸에서 생겨난 벌레가 사자의 살을 파먹어 간다는 뜻이다. 결국, 아무리 용감한 사자도 외부가 아니라 내부에서 생겨난 작은 존재에 의해 무너진다.
이 사자 속의 벌레 이야기는 불교 경전에 나오는 내용이다. 외부의 적으로 인해 무너지는 것이 아니라 내부에서 일어난 분열로 자신이 파괴된다는 뜻이다.
세상일도 마찬가지라고 본다. 한 나라가 망하는 데는 외부의 무서운 공격보다 내부 갈등이 문제가 되어 나라가 망한다. 강력한 고구려가 망하기 전, 고구려는 내분이 심각했다. 왕좌를 차지하기 위해 왕자들의 싸움이 지속되자, 결국 나라 주도권이 대막리지인 연개소문에게 넘어갔다. 그런데 연개소문이 죽자, 세 아들이 서로 군권을 장악하려고 싸움을 하였다. 결국 내부분열이 심각해지면서 신라와 당의 연합군에 의해 쉽게 패망한 것이다. 아마 한 집안도 그럴 것이다. 식구끼리 뭉쳐져 단합되었을 때, 세상의 그 어떤 어려움도 이겨낼 수 있는 법이다.
각설하고, 필자가 원래 글을 쓰고자 한 의도로 돌아가자. <법구경> 경전에 “전쟁터에서 백만 적군을 이기는 것보다 자기 한 사람을 이긴 사람이 가장 위대한 승리자다.”라고 하였다. 어떤 일을 이루고자 하였을 때, 게을러지는 습성, 편함을 추구, 못된 근성 등을 이겨내야 한다. 진정 이것을 이겨냈을 때, 인생에서 승리자가 되는 법이다. 히말라야산을 등반하는 사람이 왜 정상에 올랐을 것인가? 추위와 고통보다 자기 자신을 이겨냈기 때문에 정상에 오른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 세상은 신이 주는 능력과 의지로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의지로 살아간다. 그대 인생을 책임지고 주도해갈 사람은 신이 아니라 바로 자신이다. 누구도 대신 살아주지 않는다. 스스로 힘으로 일어나야 한다. 우리의 행복과 불행은 자신 스스로에 의해 만들어간다. 곧 행복과 불행의 기로에 선 그대에게 선택하는 열쇠는 자신이 가진 것이다. 어떤 것이든 스스로 문제 삼지 않으면 고뇌는 없다. 자기 생각이 만들어낸 고통 때문에 자신이 고통받고 있는 것이다.
자, 글을 정리하며 인생을 추스려보자. 행복이라는 공장도 자신이 가동하는 것이요, 불행이라는 공장도 자신이 운영한다. 살면서 자신이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천적도 되지만, 위대한 동반자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