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보리처럼
청보리처럼
by 김민정 박사 2016.05.23
내사랑
풋풋하면 참 좋겠다
오월의 하늬햇살 싱그럽게 일렁이며
네 안에
늘 푸름으로
살았으면 참 좋겠다 - 졸시, 「청보리처럼」
온몸에 난 상처로 고민하고 아파하던 독수리 한 마리가 있었다. 도저히 안 되겠다는 생각에 낭떠러지 위에서 밑을 내려다보면서 깊은 생각에 잠겼다. 독수리는 여태껏 입는 자신의 상처 때문에 더 이상은 높이 날 수가 없다는 시름에 빠졌고 마지막으로 스스로 목숨을 끊겠다는 선택을 했다. 그 모습을 본 대장 독수리가 재빠르게 날아와 상처 난 독수리에게 물었다.
“왜 갑자기 이렇게 어리석은 일을 하려고 하느냐?”
그러자 아파하던 독수리가 말했다.
“난 늘 상처만 입고 살아요. 이렇게 살 바에야 차라리 죽는 게 나을 것 같아요.”
대장 독수리는 갑자기 자신의 날개를 펼치더니 이야기했다. 그 날개에는 오래돼 보이는 많은 상처가 흉터로 남아 있었다.
“나의 몸을 한 번 보렴. 지금은 내가 대장 독수리지만, 나 또한 수많은 상처를 입고 살아왔지. 여기는 사람들의 총에 맞은 상처, 여기는 다른 독수리에게 습격받은 상처, 또 여기는 나뭇가지에 찢긴 상처란다.”
그 외에도 수 없는 상처 자국이 있는 대장 독수리의 날개를 보자 아파하던 독수리는 고개를 숙였다. 대장 독수리는 단호한 말투로 다시 이야기했다.
“이것은 나의 몸에 새겨진 상처일 뿐이다. 나의 마음엔 더 수많은 상처 자국이 새겨져 있단다. 그런 상처에도 불구하고 다시 일서서지 않으면 안 되었지. 상처 없는 독수리란 이 세상에 태어나지 않은 독수리일 뿐이다.”
상처 없는 독수리가 없듯이, 삶을 살아가다 보면 상처를 받지 않고 사는 영혼은 없는 것 같다. 인간은 누구나 어느 순간 상처를 받는다. 자신만을 위해 세상이 존재하고, 모두가 자신만을 사랑해 줄 것이라 생각할 때 느끼던 행복감을 어느 순간 우리는 상실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한 사람은 세상이 자신만을 위해 돌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어 많은 상처를 받을 것이다. 가정에서, 직장에서, 사회에서 자신의 존재가치를 인정받지 못할 때 자기보다 나은 사람들을 수없이 만날 때 상대적인 빈곤감, 상실감을 우리는 느끼고 마음의 상처를 받는다. 그럴 때 나만이 아닌 다른 많은 사람들도 그렇게 남모르는 상처를 받으며 그것을 치유하고 견디면 인생을 살아내고 있다는 사실을 안다면 위안을 받을 것이다.
들녘의 보리밭이 푸르게 넘실거린다. 전국의 보리밭 축제가 끝나가지만, 그 보리가 푸르게 넘실거리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너무나 아름답다는 생각을 한다. 그 푸른 물결이 우리들의 변함없는 사랑이라면 좋겠다. 늘 풋풋한 모습으로 바람에 물결치는 모습, 거기에 오월의 아름다운 햇살까지 곁들인다면 그 싱그러움은 금상첨화이다. 그렇게 늘 푸른 모습으로 사랑하는 이의 마음속에 살아간다면 좋겠다는 생각을 보리밭을 보며 잠시 해 보았다.
그렇게 아름답게 느껴지는 그 보리밭의 푸름도 겨울의 차가운 바람과 눈보라를 이겨내고 견뎌왔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 아니겠는가? 삶이 힘들고, 사랑이 힘들 때 그것을 잘 참고 견뎌내면 저 푸른 보리밭처럼 넘실거리는 아름다운 삶과 사랑을 느껴볼 수 있을 것이다.
풋풋하면 참 좋겠다
오월의 하늬햇살 싱그럽게 일렁이며
네 안에
늘 푸름으로
살았으면 참 좋겠다 - 졸시, 「청보리처럼」
온몸에 난 상처로 고민하고 아파하던 독수리 한 마리가 있었다. 도저히 안 되겠다는 생각에 낭떠러지 위에서 밑을 내려다보면서 깊은 생각에 잠겼다. 독수리는 여태껏 입는 자신의 상처 때문에 더 이상은 높이 날 수가 없다는 시름에 빠졌고 마지막으로 스스로 목숨을 끊겠다는 선택을 했다. 그 모습을 본 대장 독수리가 재빠르게 날아와 상처 난 독수리에게 물었다.
“왜 갑자기 이렇게 어리석은 일을 하려고 하느냐?”
그러자 아파하던 독수리가 말했다.
“난 늘 상처만 입고 살아요. 이렇게 살 바에야 차라리 죽는 게 나을 것 같아요.”
대장 독수리는 갑자기 자신의 날개를 펼치더니 이야기했다. 그 날개에는 오래돼 보이는 많은 상처가 흉터로 남아 있었다.
“나의 몸을 한 번 보렴. 지금은 내가 대장 독수리지만, 나 또한 수많은 상처를 입고 살아왔지. 여기는 사람들의 총에 맞은 상처, 여기는 다른 독수리에게 습격받은 상처, 또 여기는 나뭇가지에 찢긴 상처란다.”
그 외에도 수 없는 상처 자국이 있는 대장 독수리의 날개를 보자 아파하던 독수리는 고개를 숙였다. 대장 독수리는 단호한 말투로 다시 이야기했다.
“이것은 나의 몸에 새겨진 상처일 뿐이다. 나의 마음엔 더 수많은 상처 자국이 새겨져 있단다. 그런 상처에도 불구하고 다시 일서서지 않으면 안 되었지. 상처 없는 독수리란 이 세상에 태어나지 않은 독수리일 뿐이다.”
상처 없는 독수리가 없듯이, 삶을 살아가다 보면 상처를 받지 않고 사는 영혼은 없는 것 같다. 인간은 누구나 어느 순간 상처를 받는다. 자신만을 위해 세상이 존재하고, 모두가 자신만을 사랑해 줄 것이라 생각할 때 느끼던 행복감을 어느 순간 우리는 상실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한 사람은 세상이 자신만을 위해 돌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어 많은 상처를 받을 것이다. 가정에서, 직장에서, 사회에서 자신의 존재가치를 인정받지 못할 때 자기보다 나은 사람들을 수없이 만날 때 상대적인 빈곤감, 상실감을 우리는 느끼고 마음의 상처를 받는다. 그럴 때 나만이 아닌 다른 많은 사람들도 그렇게 남모르는 상처를 받으며 그것을 치유하고 견디면 인생을 살아내고 있다는 사실을 안다면 위안을 받을 것이다.
들녘의 보리밭이 푸르게 넘실거린다. 전국의 보리밭 축제가 끝나가지만, 그 보리가 푸르게 넘실거리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너무나 아름답다는 생각을 한다. 그 푸른 물결이 우리들의 변함없는 사랑이라면 좋겠다. 늘 풋풋한 모습으로 바람에 물결치는 모습, 거기에 오월의 아름다운 햇살까지 곁들인다면 그 싱그러움은 금상첨화이다. 그렇게 늘 푸른 모습으로 사랑하는 이의 마음속에 살아간다면 좋겠다는 생각을 보리밭을 보며 잠시 해 보았다.
그렇게 아름답게 느껴지는 그 보리밭의 푸름도 겨울의 차가운 바람과 눈보라를 이겨내고 견뎌왔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 아니겠는가? 삶이 힘들고, 사랑이 힘들 때 그것을 잘 참고 견뎌내면 저 푸른 보리밭처럼 넘실거리는 아름다운 삶과 사랑을 느껴볼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