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에 미안하다”
“국가에 미안하다”
by 이규섭 시인 2016.03.18
기계를 70년 동안 사용하면 낡고 삐걱거리듯 우리 몸도 마찬가지다. 신체와 정신 질환이 켜켜이 쌓여 기능이 퇴화하고 독소가 쌓여 질병을 유발하기 마련이다. 70대에 접어들면 대부분 기력이 떨어지고 삭신이 쑤신다. 허리가 결리고 걷기가 불편해진다. 고혈압 당뇨병 등 한두 가지 노인성 질환은 달고 산다. 뇌경색으로 쓰러지지 않을까 우려되고, 치매로 가족에게 고통을 안겨 주지 않을지 걱정된다. 깊은 잠 이루지 못하고 뒤척이는 수면장애와 우울증에 시달리기도 한다.
장수 의학계에서는 ‘70대 질병 장벽’을 잘 넘겨 ‘80세 컷 오프라인’ 통과 시점에 몸 상태가 좋으면 100세까지 장수 건강을 누릴 수 있다고 한다. 80세 이후에는 새로운 질병이 적게 생기고 발생하더라도 진행이 느리다. 질병보다 낙상, 폐렴 등 몸 밖 요인 관리에 신경 쓰면 된다고 하니 70대 건강이 장수를 결정짓는 결정적인 시기라는 셈이다.
수시로 건강을 체크하고 질병을 치료하려면 진료비가 만만찮게 든다. 8년 전 오른쪽 눈 백내장 수술에 이어 왼쪽 눈도 최근 백내장 수술을 받았다. 전문안과병원에서 시술했는데 수술비보다 검사비가 더 많아 배보다 배꼽이 더 크다. 8년 전엔 없던 새로 도입된 의료기기로 안구 검사를 하고 혈액, 당뇨, X레이, 심전도 등 내과 검진을 받은 뒤 수술했다. 수술비는 20만 원 못 미치는 데 건보공단 부담이 80만 원 가까이 되니 나라에 미안하다. 오른쪽 눈의 시야가 다시 뿌옇게 흐려져 내친김에 진료를 해보니 후발 백내장이라고 한다. 레이저 시술까지 했으니 예상치 못한 추가 부담도 늘었다.
우리 동네 한 의원에는 아침부터 물리치료를 받는 노인들로 늘 북적인다. 뒷목이 뻣뻣하고 어깨가 걸려 어쩌다 들리면 물리치료 시간보다 대기 시간이 더 길다. 핫팩, 저주파 온열기 등을 사용하는 것은 여느 의원과 비슷하지만 이곳은 남자 물리치료사들이 도수치료(손으로 하는 물리치료)를 해주며 살갑게 대화해주니 할아버지보다 할머니들이 더 많다. 물리치료비 1500원만 내면 되니 건보공단 부담은 안중에 없다. 경로당 가듯 출근하는 노인들도 있다고 한다.
급속한 고령화로 60대 이상이 건강보험 전체 진료비의 절반가량을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지난해 건강보험 총 진료비 57조9546억 원 가운데 60대 이상 689만 명이 27조992억 원을 사용, 전체 진료비의 절반가량 차지했다. 고령사회의 사회적 부담을 실감한다. 그런데도 노인들은 정부 부담은 심각하게 의식하지 않는 것 같아 안타깝다.
더구나 80세 이상의 진료비는 1인당 평균 41만 원으로 20·30대 평균 4만 원의 열 배 가까이 된다. 치매·백내장·고혈압 등 노인성 만성질환자와 허리·무릎 등이 아파 물리치료를 받는 이들이 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요양병원 등의 입원 환자 증가도 진료비 부담을 부추기는 요인이다. 저출산과 고령화 여파는 건보 재정의 부담뿐만 아니라 나라의 성장 동력마저 떨어뜨린다. 나이를 먹어가며 나라 살림에 보탬은 못 되면서 건보재정을 축내 국가에 미안하다.
장수 의학계에서는 ‘70대 질병 장벽’을 잘 넘겨 ‘80세 컷 오프라인’ 통과 시점에 몸 상태가 좋으면 100세까지 장수 건강을 누릴 수 있다고 한다. 80세 이후에는 새로운 질병이 적게 생기고 발생하더라도 진행이 느리다. 질병보다 낙상, 폐렴 등 몸 밖 요인 관리에 신경 쓰면 된다고 하니 70대 건강이 장수를 결정짓는 결정적인 시기라는 셈이다.
수시로 건강을 체크하고 질병을 치료하려면 진료비가 만만찮게 든다. 8년 전 오른쪽 눈 백내장 수술에 이어 왼쪽 눈도 최근 백내장 수술을 받았다. 전문안과병원에서 시술했는데 수술비보다 검사비가 더 많아 배보다 배꼽이 더 크다. 8년 전엔 없던 새로 도입된 의료기기로 안구 검사를 하고 혈액, 당뇨, X레이, 심전도 등 내과 검진을 받은 뒤 수술했다. 수술비는 20만 원 못 미치는 데 건보공단 부담이 80만 원 가까이 되니 나라에 미안하다. 오른쪽 눈의 시야가 다시 뿌옇게 흐려져 내친김에 진료를 해보니 후발 백내장이라고 한다. 레이저 시술까지 했으니 예상치 못한 추가 부담도 늘었다.
우리 동네 한 의원에는 아침부터 물리치료를 받는 노인들로 늘 북적인다. 뒷목이 뻣뻣하고 어깨가 걸려 어쩌다 들리면 물리치료 시간보다 대기 시간이 더 길다. 핫팩, 저주파 온열기 등을 사용하는 것은 여느 의원과 비슷하지만 이곳은 남자 물리치료사들이 도수치료(손으로 하는 물리치료)를 해주며 살갑게 대화해주니 할아버지보다 할머니들이 더 많다. 물리치료비 1500원만 내면 되니 건보공단 부담은 안중에 없다. 경로당 가듯 출근하는 노인들도 있다고 한다.
급속한 고령화로 60대 이상이 건강보험 전체 진료비의 절반가량을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지난해 건강보험 총 진료비 57조9546억 원 가운데 60대 이상 689만 명이 27조992억 원을 사용, 전체 진료비의 절반가량 차지했다. 고령사회의 사회적 부담을 실감한다. 그런데도 노인들은 정부 부담은 심각하게 의식하지 않는 것 같아 안타깝다.
더구나 80세 이상의 진료비는 1인당 평균 41만 원으로 20·30대 평균 4만 원의 열 배 가까이 된다. 치매·백내장·고혈압 등 노인성 만성질환자와 허리·무릎 등이 아파 물리치료를 받는 이들이 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요양병원 등의 입원 환자 증가도 진료비 부담을 부추기는 요인이다. 저출산과 고령화 여파는 건보 재정의 부담뿐만 아니라 나라의 성장 동력마저 떨어뜨린다. 나이를 먹어가며 나라 살림에 보탬은 못 되면서 건보재정을 축내 국가에 미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