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은 경쾌한 왈츠 리듬으로 온다
봄은 경쾌한 왈츠 리듬으로 온다
by 이규섭 시인 2016.02.19
어느새 우수, 언 땅을 녹이는 봄비가 촉촉이 내렸다. 봄의 전령 복수초가 언 땅을 헤치고 노란 꽃망울을 터트렸다는 꽃소식이 들린다. 코끝을 스치는 바람결도 한결 부드럽고 상큼해진 느낌이다. 봄은 경쾌한 왈츠 리듬으로 온다. 2년 전 이맘때 ‘봄의 왈츠’가 흐르는 오스트리아 빈에서 왈츠를 배우던 치기도 버들강아지처럼 눈을 뜬다. 우아하게 드레스를 걸친 여자와 멋진 정장 차림의 남자가 어우러져 둥글게 원을 그리며 스텝을 밟는 왈츠는 영화에서 종종 보던 장면이다. 왈츠의 본고장에서 왈츠 스텝이라도 흉내 내고 온다면 멋진 추억이 될 것 같아 참여했다. 무도장엔 물 찬 제비처럼 생긴 젊은 남자 무용수가 여자 무용수를 당겼다 돌렸다 자유자재로 왈츠 시범을 보인다. 박수갈채를 받으며 인사하는 두 사람은 모자 사이라고 소개한다.
“왼쪽 발을 한 걸음 앞으로 내미세요. 오른쪽 발은 왼쪽 발 앞에 살짝 놓으시고요. 그런 다음 왼쪽 발을 오른쪽 발에 가지런히 가져가세요.” 3박자 리듬의 스텝을 되풀이하는 왈츠 기본 동작부터 배운다. 마음은 앞서는데 몸이 따라주지 않는다. 파트너와 짝을 이루는 다음 동작은 기대보다 부담이 크다.
“여성 파트너는 왼팔을 남자의 오른팔에 얹으세요. 손끝은 가지런히 모아 남성 파트너의 왼쪽 어깨 위에 살포시 올려주시고요. 나머지 팔은 90도 각도로 세운 뒤 가볍게 맞잡아 주세요. 여자 파트너는 양 팔꿈치를 어깨선과 나란히 하시고요. 시선은 모두 왼쪽으로 살짝 꺾은 뒤 여자는 허리를, 남자는 목 부분을 뒤로 젖히세요.”
“파트너와 함께 두 팔과 상체로 팽팽하게 긴장을 유지하면서 뒷발과 앞발이 서로 밀고 당기는 느낌이 중요하다.”고 설명하지만 굳어버린 몸이 엇박자를 놓으며 뻣뻣해진다. 왈츠는 독일어로 ‘물결’. 남녀가 어우러져 물결처럼 리드미컬하게 움직여야 하는 데 급물살 타듯 몸이 휘청거린다. 그래도 이 나이에 왈츠 스텝을 밟아본 것만으로도 어깨가 으쓱해진다. 수료증을 받고 무도장 여강사와 기념촬영도 했다. 자격증 효력이 있는 건 물론 아니지만 “귀국하면 왈츠교습소를 차려 제2인생을 시작하겠다.”고 우스개를 했다.
예술의 도시 빈 거리에는 낭만과 음악이 흐른다. 건물 계단 앞에서 반주 음악을 틀고 오페라 곡을 부르는 무명의 성악가 목소리는 청아하다. 거리에서 스카우트되어 오페라 무대에 진출한 성악가도 있다고 한다. 악기를 연주하며 노래 부르는 거리의 악사들은 흔하게 만나는 풍경이다. 발걸음을 멈추고 귀를 기울이거나 흥에 겨워 밴드 앞에서 몸을 흔드는 여행객도 있다. 감사의 표시로 기부하는 손길은 아름답다. 우리 귀에 익숙한 요한 슈트라우스 2세의 ‘아름답고 푸른 도나우 강’ 물결을 따라 빈엔 왈츠의 선율이 흐르고 고풍스러운 중세 건물은 클래식처럼 장엄하다.
세상이 뒤숭숭하고 어수선하다. 꽁꽁 얼어붙은 가계엔 찬바람이 분다. 그래서 봄이 더 기다려진다. 모두가 웅크린 가슴 펴고 경쾌한 왈츠 리듬으로 다가오는 환희의 새봄을 맞아 행복했으면 좋겠다.
“왼쪽 발을 한 걸음 앞으로 내미세요. 오른쪽 발은 왼쪽 발 앞에 살짝 놓으시고요. 그런 다음 왼쪽 발을 오른쪽 발에 가지런히 가져가세요.” 3박자 리듬의 스텝을 되풀이하는 왈츠 기본 동작부터 배운다. 마음은 앞서는데 몸이 따라주지 않는다. 파트너와 짝을 이루는 다음 동작은 기대보다 부담이 크다.
“여성 파트너는 왼팔을 남자의 오른팔에 얹으세요. 손끝은 가지런히 모아 남성 파트너의 왼쪽 어깨 위에 살포시 올려주시고요. 나머지 팔은 90도 각도로 세운 뒤 가볍게 맞잡아 주세요. 여자 파트너는 양 팔꿈치를 어깨선과 나란히 하시고요. 시선은 모두 왼쪽으로 살짝 꺾은 뒤 여자는 허리를, 남자는 목 부분을 뒤로 젖히세요.”
“파트너와 함께 두 팔과 상체로 팽팽하게 긴장을 유지하면서 뒷발과 앞발이 서로 밀고 당기는 느낌이 중요하다.”고 설명하지만 굳어버린 몸이 엇박자를 놓으며 뻣뻣해진다. 왈츠는 독일어로 ‘물결’. 남녀가 어우러져 물결처럼 리드미컬하게 움직여야 하는 데 급물살 타듯 몸이 휘청거린다. 그래도 이 나이에 왈츠 스텝을 밟아본 것만으로도 어깨가 으쓱해진다. 수료증을 받고 무도장 여강사와 기념촬영도 했다. 자격증 효력이 있는 건 물론 아니지만 “귀국하면 왈츠교습소를 차려 제2인생을 시작하겠다.”고 우스개를 했다.
예술의 도시 빈 거리에는 낭만과 음악이 흐른다. 건물 계단 앞에서 반주 음악을 틀고 오페라 곡을 부르는 무명의 성악가 목소리는 청아하다. 거리에서 스카우트되어 오페라 무대에 진출한 성악가도 있다고 한다. 악기를 연주하며 노래 부르는 거리의 악사들은 흔하게 만나는 풍경이다. 발걸음을 멈추고 귀를 기울이거나 흥에 겨워 밴드 앞에서 몸을 흔드는 여행객도 있다. 감사의 표시로 기부하는 손길은 아름답다. 우리 귀에 익숙한 요한 슈트라우스 2세의 ‘아름답고 푸른 도나우 강’ 물결을 따라 빈엔 왈츠의 선율이 흐르고 고풍스러운 중세 건물은 클래식처럼 장엄하다.
세상이 뒤숭숭하고 어수선하다. 꽁꽁 얼어붙은 가계엔 찬바람이 분다. 그래서 봄이 더 기다려진다. 모두가 웅크린 가슴 펴고 경쾌한 왈츠 리듬으로 다가오는 환희의 새봄을 맞아 행복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