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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사활동이 병마를 회복하게 해준 일등공신이죠.” [나명순 봉사자]

“봉사활동이 병마를 회복하게 해준 일등공신이죠.” [나명순 봉사자]

by 안양교차로 2020.06.30

농협 주부대학 23기를 졸업한 나명순 봉사자에게 있어 봉사활동은 병마를 회복하게 해준 일등공신이다. 현재도 회복 중인 시기이지만, 봉사를 통해 병마만큼 힘이 센 무기력과 맞서 싸울 수 있었기 때문이다. 다른 이들에게 ‘아직 몸이 건강하지 못한데, 어떻게 봉사까지 하냐’는 성화를 들으면서도 봉사활동을 놓지 않았던 것은 이 이유였다.
나명순 봉사자
나명순 봉사자
병마와 싸우는 동안, 늘 어른거렸던 봉사를 시작하다
나명순 봉사자는 1년차 봉사자다. 평소에는 사람을 좋아하고, 봉사에 관심을 갖던 그였지만, 병마와 싸우느라 봉사활동을 미루고 있었을 때는 여러모로 무기력했다.
“제가 아픈 동안 굉장히 힘들었어요. 하고 싶은 건 많은데 몸이 따라주지 못해서 할 수가 없었으니까요.”
그래서 몸이 회복단계에 들어갔을 때부터 미리 봉사활동을 하고 싶다는 의견을 냈고, 이름을 미리 적어두었다. 그리고 병마에서 벗어난 지 3년이 되는 해, 드디어 봉사활동을 시작할 수 있었다.
어르신들에게 말벗도 해드리고, 안마도 해드리는 봉사는 나명순 봉사자에게 쉽고도 익숙한 일이었다.
“제가 결혼한 지 37년 되었는데, 지금까지 시댁 어르신을 모시고 살고 있어요. 그러다보니 어르신들에게 대하는 방식이 낯설지가 않죠. 어느 정도 어르신들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기도 하고요. 그래서 별로 하는 건 없지만, 어르신들과 함께 나누는 대화가 좋아요.”
천사들과 함께 봉사하며 봉사심을 배우다
이렇게 봉사활동을 하다 보니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인연도 생겨났다. 함께 봉사하는 봉사자들을 두고 ‘천사’라고 말하는 나명순 봉사자는 ‘늘 느끼는 바가 많다’고 솔직하게 털어놓는다.
“봉사하시는 분들은 모두 마음이 참 예뻐요. 봉사활동이라는 것이 마음에서 우러나야 가능하지, 인위적으로 할 수 있나요? 다행히 지금의 조원들을 만나서 같이 봉사하면서 행복하죠. 제 스스로도 ‘나도 이렇게 누군가를 위해 할 수 있는 게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고요.”
또한 이렇게 경로당에서 어르신 안마에 나서는 봉사자들은 어르신에 대한 공경도 남다르다. 이해심이 넓고, 누구나 하기 싫은 일에도 인상 한번을 찌푸리지 않는다.
“저도 어르신과 함께 살고 있지만, 항상 ‘배워야겠다’고 느낄 만큼 봉사자들이 참 잘해요. 때마다 과일이며, 어르신들이 좋아하실만한 과자나 사탕을 사와서 함께 나눠먹기도 하고, 실내가 지저분하면 설거지든, 청소든 자진해서 나서고요.”
나명순 봉사자 역시 아직 몸이 완벽하게 낫지 않아 건강한 다른 이들과는 체력이 다르지만, 열의만큼은 건강한 이들과 똑같다.
봉사에 마음을 둔 많은 사람들의 몫까지 실천하다
나명순 봉사자가 다리를 다쳐 깁스를 하고 경로당을 찾았던 날이었다. 깁스 때문에 다리가 구부러지지 않는 그에게 어르신들은 오히려 그가 불편하지 않도록 신경 쓰며 그의 다리를 걱정해주었다. 한 어르신은 빨리 다리 나으라며 사탕 한 움큼을 그에게 건네기도 했다. 그간 해왔던 봉사가 더 보람된 순간이었다.
나명순 봉사자는 ‘많은 사람들이 봉사를 하고 싶지만, 시간적으로나 체력적으로 여유가 없어 도전하지 못한다’고 안타까워했다.
“시간이 바빠도 꾸준히 봉사하시는 분들도 많지만, 너무 바빠져서 중간에 봉사를 잠시 못 나오시는 분들도 많아요. 정말 사정상 봉사하기 어려운 상황인 분들이 많거든요. 그런 분들께 ‘봉사해서 참 좋다’, ‘다음 봉사도 기다려진다’고 하면 항상 부러워하시더라고요. 그런 분들이 여유가 생기실 때까지 제가 그 몫까지 하고 있어야죠.”

취재 강나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