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투데이

“동네 어르신들 도와드리는 일인데, 힘들 일이 있나요?” [김경자 봉사자]

“동네 어르신들 도와드리는 일인데, 힘들 일이 있나요?” [김경자 봉사자]

by 안양교차로 2020.06.24

김경자 봉사자가 현재 실천하고 있는 봉사는 모두 가까운 지역의 어르신들을 돕는 일이다. 동네에 있는 경로당에서 회계를 도와드리거나 마사지를 해드리고, 가까운 복지관에서 배식에 나서곤 한다. 가까운 곳에서 봉사를 할 수 있으니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라며 당연하다고 말하는 김경자 봉사자의 봉사 노하우를 들어보자.
김경자 봉사자
김경자 봉사자
동네 경로당의 특별회원이 되어
2002년에 의왕시 부곡동으로 이사 온 김경자 봉사자는 경로당에 어르신들이 결산을 어려워하시는 모습을 보며 2003년부터 회계 관리를 도와드리기 시작했다. 특별회원으로 경로당의 회원이 되어 내 일처럼 경로당 일을 돕고 있는 그는 월례회도 함께 하며 경로당의 대소사를 함께 한다.
동네여서 더욱 자주 가볼 수 있었고, 회계를 도와드리는 일은 전혀 어려울 때가 없었지만 그럼에도 이 봉사가 그에게 힘겨운 이유가 있다.
“저희 아버지가 89세셔서 저는 경로당에 계신 분들이 아버지와 비슷하신 연배니까 더 마음이 갔어요. 제가 처음 봉사를 시작했을 때만 해도 이 경로당에 회원이 한 50분 정도 되셨어요. 그런데 지금은 30분 정도밖에 안 돼요. 그 사이 20분 정도 돌아가셨어요. 누가 봐도 정정하셨던 분들이 돌아가실 때는 더 마음이 아팠죠.”
하지만 그럼에도 그를 반겨주시는 어르신들이 있어 이 슬픔을 이겨내고, 계속해서 봉사에 나설 수 있는 원동력으로 삼을 수 있었다.
교통사고도 막지 못한 봉사
김경자 봉사자는 부곡부녀회에도 속해서 여러 봉사를 실천하곤 한다. 특히 부녀회에서 가장 오래 활동했던 봉사가 도시락 배달이다. 그는 운전을 할 수 있고, 차량이 있어서 차량봉사를 많이 하던 편이었다. 아무래도 차량봉사의 가장 큰 어려움은 혹시나 하는 사고의 위험이다. 그런데 우려하던 일이 그에게 일어났다.
“한 번은 차를 세워놨는데, 뒤에서 다른 차가 제 차를 박은 적이 있어요. 저는 그나마 괜찮았지만, 같이 탄 사람이 많이 다쳤어요. 그 분이 내리시던 중에 이런 일이 일어나서요. 그 사람에게 참 미안했죠.”
하지만 이러한 사고도 김경자 봉사자의 봉사를 막을 수는 없었다. 어느 정도 몸이 회복하고 난 뒤 바로 봉사에 나선 것이다. 도시락 봉사는 시간이 흘러 다른 기관으로 넘어가서 현재는 이어지지 않고 있지만, 그는 주민센터에서 어르신들을 위해 국수를 대접해드리고, 일일 찻집에서 일손을 돕는 등 꾸준히 부녀회 활동을 지속하고 있다.
“지금은 코로나 때문에 회의도 못하고, 올해 계획도 모두 사라진 상태에요. 이렇게 아무것도 도와드릴 수 없으니 안타깝죠.”
우리가 살아갈 앞날의 본보기가 되어주시는 어르신들
그의 봉사는 여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의왕 주부농협대학 봉사를 통해 청계 경로당 어르신들에게도 마사지도 해드리고 있다. 4년째 이어지고 있는 이 봉사에서는 두 명이 한 팀이 되어 어르신 한 분을 맡아 전신마사지를 해드리곤 한다.
“어르신들께서 저희를 정말 반가워해주셔서 갈 때 마다 저희가 오히려 힘이 나요. 또 저희는 아직 어르신들의 세대를 살아보지 못했잖아요. 저희가 앞으로 살아갈 날들인데, 그때의 본보기가 되어주셔서 배울 점이 많아요.”
안마를 더 해드리려고 하면, ‘힘든데 더 해줄 필요 없다’며 걱정해주시기도 하고, 두 어르신이 팀이 되어 진행되는 안마에서 자신만 남았을 때는 ‘난 괜찮다’며 봉사자들을 배려해주시기도 한다.
“한 어르신은 다른 어르신들 먼저 하시도록 양보하시고, 마지막에 남았을 때는 본인께서 안하시겠다고 하세요. 그럴 때는 저희와 짝지어서 하자고 말씀드리기도 하죠. 늘 그렇게 저희를 배려하시고, 챙겨주셔서 더 마음이 가요.”
그 밖에도 김경자 봉사자는 2년째 청계복지관에서 배식에도 나서며 어르신들의 식사를 도와드리고 있다. 봉사를 할 때 가장 마음이 편안하고, 행복해진다는 김경자 봉사자는 누군가가 아닌 나를 위한 봉사를 계속해서 이어가고 있다.

취재 강나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