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투데이

“어려운 이웃을 위해 동네 이곳저곳을 살뜰히 챙겨요.” [김순숙 봉사자]

“어려운 이웃을 위해 동네 이곳저곳을 살뜰히 챙겨요.” [김순숙 봉사자]

by 안양교차로 2020.06.02

부곡동 새마을부녀회에서는 부곡동 내 어려운 이웃을 위한 다양한 봉사를 이어나가고 있다. 반찬을 만들어 나눠주거나 어르신 100여분에게 국수 한 그릇을 대접하기도 하고, 복지관에 계신 어르신들의 목욕을 돕기도 한다. 동네 이곳저곳을 살뜰히 챙기는 부곡동 새마을부녀회 덕분에 부곡동에 계신 어르신들은 힘을 낼 수 있었다.
김순숙 봉사자
김순숙 봉사자
15년간 이어온 평범한 주부의 평범하지 않은 봉사
평범한 주부였던 김순숙 봉사자는 아이의 학교에서 아이들을 위한 봉사부터 시작했다. 아이들과 함께 학교 행사를 준비하기도 하고, 봉사시간을 채워야 하는 아이들이 봉사할만한 마땅한 곳을 찾지 못하면, 아이들이 봉사할 수 있도록 봉사 장소를 연결해주기도 했다. 이렇게 다양한 학교 봉사를 하던 중 김순숙 봉사자는 우연히 다른 이들을 위한 봉사에 눈을 떴다.
“학교 일을 같이 하던 동생이 아파트의 부녀회장을 했었더라고요. 그런데 직장을 다니기 시작하면서 부녀회장을 저에게 부탁했죠. 그렇게 얼떨결에 시작하게 되었어요.”
젊은 나이에 시작한 부녀회장이 생각보다 힘에 부치기도 했지만, 한번 발을 들여놓자 봉사를 놓을 수가 없었다. 그렇게 어느새 15년이 흘렀다. 그 사이 새마을부녀회가 명맥이 끊길 뻔한 위기도 경험했다.
“도시에서는 새마을부녀회의 역할이 한계가 있어요. 예를 들어 시골에서는 새마을운동하시는 분들의 역할이 분명이 있으니까요. 그래도 오랫동안 이어온 전통이 있는 봉사단체로서 앞으로도 계속 명맥을 이어나갈 수 있도록 계속해서 활발하게 봉사하고 싶어요.”
코로나 19로 인해 중단된 해마다 진행되던 행사
원래 4월에서 5월, 봄에는 새마을부녀회에서 독거어르신들을 위한 국수대접이 이루어진다. 어르신들 백 여분을 모시고 해마다 하던 행사는 매년 상황에 따라 그 수가 천 여분이 될 때도 있었다. 단순히 국수를 해드리는 것이 아니라 정성을 담은 음식을 해드린다는 생각으로 행사 하루 전날 재료를 넣고 육수를 만들어 준비하곤 했다.
“어르신들께서 정성이 얼마나 들어가는지 잘 아세요. 그래서 손잡고 고맙다고 말씀하시는 어르신도 많아요. 아무것도 아닌 국수 한 그릇에 이렇게 해주시는 말씀을 들으면 보람을 느끼죠.”
하지만 이 행사도 이번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열지 못했다. 이 외에도 부곡동 새마을부녀회에서는 목욕봉사도 한 달에 한 번씩 했었다. 어르신 한 분을 두 명의 봉사자가 목욕시켜드리고, 나머지 두 명의 봉사자가 물기를 닦아드리고, 옷을 입혀드린다. 초창기에는 삼사십 분의 목욕을 도와드리곤 했지만, 시설 내 어르신들의 숫자가 줄기 시작하면서 열두세 분 정도의 목욕을 도와드렸다.
“사실은 동네다 보니까 얼굴을 아는 어르신들도 많아요. 자제분들이 집에서 혼자 케어하시기에는 어려우니 시설에 맡기신 거죠. 그분들도 저희 얼굴을 아시니, 서로 민망해하기도 했어요. 한 분은 작년에 목욕하실 때 연로하셔서 그런지 굉장히 힘들어하시더라고요. 그런데 이 시설이 없어지면서 어디로 가셨는지 모르겠어요. 궁금하기도 하고, 걱정되기도 하고요.”
기존에 봉사를 계속해오던 시설이 문을 닫으면서, 다른 시설을 알아보던 시기에 코로나19로 인해 더 이상 봉사를 할 수 없게 되자, 목욕 봉사 역시도 앞으로의 계획이 불투명해진 셈이다.
그 외에도 일 년에 두 번은 네다섯 가지 반찬을 담아 도시락을 만들어 6,70명의 어르신들에게 드리기도 하고, 명절이면 김치를 담가 전달해드리기도 했다. 약 3일 전부터 재료를 장보고, 손질하고, 반찬을 만들어야 하지만, 이 도시락이 어르신들의 식사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된다는 생각에 멈출 수가 없다.
책임감으로 시작해 어느새 느껴진 보람
김순숙 봉사자는 15년간 봉사해오며 ‘나에게 맡겨진 일이니 해야 한다’는 책임감으로 임했다. 물론 여기에 따라오는 보람도 느껴졌다.
“내 것 다 챙기면서 봉사활동을 할 수 없죠. 어느 정도 희생도 해야 하고요. 또 하는 동안 몸이 힘들어서 ‘내가 왜 봉사를 시작했지’ 생각할 때도 있어요. 그런데 다 하고나면 괜히 뿌듯하고, 마음이 편안해요. 게다가 어르신들이 좋아해주시면 더 힘이 나고요. 집에서 혼자 있는 것보다 이렇게 봉사하니 좋은 사람들도 만나고, 나 자신을 위해서도 참 좋더라고요.”

취재 강나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