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투데이

“전쟁 시에는 나라를 지키고, 평상시에는 지역을 돕습니다.” [이원표 의왕시재향군인회장]

“전쟁 시에는 나라를 지키고, 평상시에는 지역을 돕습니다.” [이원표 의왕시재향군인회장]

by 안양교차로 2020.05.26

6.25전쟁으로 나라가 위기에 처했을 때, 스스로 나라를 지키기 위해 생겨난 재향군인회는 이제는 유사시를 대비하여 계획을 세우고, 통솔을 자처하는 한편, 평소에는 어려운 이들을 위해 봉사하며 그 가치를 증명하고 있다.
이원표 의왕시재향군인회장
이원표 의왕시재향군인회장
조국을 지켜내야 한다는 각오로 만들어진 재향군인회
재향군인회는 1952년에 창설되었다. 북한군에 밀려 낙동강까지 밀려가 나라를 다 빼앗길 위기에 처했을 때, ‘우리 손으로 조국을 지켜내야 한다’고 마음먹은 이들이 부산에서 모인 것이 시작이었다. 전쟁이 끝난 뒤 기존 회원은 전국적으로 흩어지고, 각지에서 같은 마음으로 모인 이들이 더 늘어나면서 지금의 재향군인회의 모습을 갖췄다.
“전시에는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해주기 위해 본부의 지시를 따르고요. 이렇게 평시에는 우리 지역을 위해서 봉사하는 일을 하죠. 전쟁은 아니더라도 지진이나 산불 등 재난 시에도 동원이 되어서 일을 처리하고 있어요.”
각 시군마다 재향군인회관이 위치하고 있고, 여기에 수많은 봉사자들이 모이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또한 재향군인회장은 의무적으로 통합방위협의회에 속해 경찰서장, 소방서장, 보훈처장, 시장과 함께 3개월에 한 번씩 회의를 하여 유사시 대책을 세운다. 재향군인회장이라는 직책은 의왕시를 지키는 총체적인 지휘권을 가지고 있는 직책이기 때문에, 신원조사가 필수적이다. 전과나 논란거리가 있는 경우에는 재향군인회장이 될 수 없으며 외국으로 여행을 갈 때면, 승인을 받고, 부회장이 회장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위임을 한 뒤에야 출국이 가능하다. 그리고 외국여행 중에도 혹여나 국가기밀이 누설당하거나 납치당할 수 있어 그 동선이 모두 관리된다.
“워낙 봉사의 영역도 넓고, 제한도 많아서 어려운 직책이지만, 지역에 봉사하고 난 뒤에 보람은 확실히 느낍니다.”
의왕시 곳곳을 위해 봉사하며 느끼는 보람
현재 의왕시재향군인회에서는 자연 정화와 환경 미화를 위해 백운산이나 청계산 하천 주변의 쓰레기를 줍고, 오물을 수거하는 활동을 하고 있고, 한 달에 한 번씩은 의왕시 내 어르신들을 위해 배식봉사에도 나서고 있다. 또한 장애인 복지관과도 활발하게 소통하며 필요할 때마다 복지관에 가서 청소하고, 장애인을 위한 활동을 돕는 등 장애인을 위해 뒷받침하고 있다.
“봉사일정 때문에 바쁘고 힘들지만, 비장애인으로서 장애인이나 어르신들을 위해 손발이 되어줄 수 있다는 것이 기쁩니다.”
이렇게 헌신적으로 봉사하고 있자면, ‘이 봉사단체는 어디야’하는 질문도 받곤 한다. 식사 때 수저까지 살뜰히 챙기는 것은 물론, 거동이 불편한 경우에는 직접 식판을 가져다드리는 모습 덕분이다.
그 외에도 신호등의 신호체계가 불편한 경우나 주차난이 심한 지역에 대한 불만사항 등 의왕시 내 개선사항에 대한 의견을 듣고, 이를 유관기관에 전달하기도 한다. 현충일과 6.25에 이루어지는 각종 행사에도 동원된다. 탐방지를 선정해 안보교육을 받는 한편, 단합대회도 열린다. 여기에서는 의왕시뿐만 아니라 안양, 군포, 시흥, 과천, 안산 등 인근 지역의 회장과의 교류도 이루어진다. 모락산이나 백운산에 묻힌 6.25 참전 전사자 유해가 발견되었을 때 개토식에 참석해 영혼을 달래 가족들의 품으로 돌려주는 역할도 하고 있다.
마음에서 우러나는 봉사에 동참할 수 있도록
이원표 의왕시재향군인회장이 이렇게 봉사를 시작한 것은 3년째다. 그동안은 직장에 다니느라 제대로 봉사하지 못했지만, 시간이 여유로워지자마자 봉사의 길을 택했다. 물론 회원 중에서는 일정이 맞지 않은 경우에는 함께 봉사활동에 참여하지 못할 때도 있지만, 그가 제안하는 봉사활동에 대해서는 대부분의 회원이 함께 참여에 나서고 있다.
“자기가 하고 싶어도 일정이 바빠서 못할 수도 있죠. 하지만 결국에는 마음에서 우러나는 사람만이 봉사를 할 수 있어요. 사회적으로 우리는 정말 행복한 사람이에요. 그래서 어려운 이들을 보듬어야 한다는 생각을 해야 합니다. 물론 강요는 할 수 없어요. 그래서 저는 주변 사람들에게 강요하기 보다는 제 평소 모습을 보고 동참하고 싶어 하도록 유도하고 있어요. ‘시간되면 함께 봉사해보자’는 이야기를 들으면 함께 움직이면서 봉사활동을 체험할 수 있도록 해주고요.”

취재 강나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