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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의 아름다움, 어려운 이들과 함께 나눠요." [김정희 봉사자]

"전통의 아름다움, 어려운 이들과 함께 나눠요." [김정희 봉사자]

by 안양교차로 2019.06.04

한지공예, 매듭공예 등으로 액세서리를 만드는 김정희 봉사자는 자신이 갖고 있는 전통공예 기술로 희망터에 재능기부를 하는 한편, 호계3동 지역사회보장협의체에 액세서리를 기부하고 있다. 그의 작품이 눈으로 보기에 아름답기만 한 작품이 아닌 그 의미마저 아름다운 작품인 이유가 여기에 있다.
김정희 봉사자
김정희 봉사자
전통공예를 바탕으로 봉사에 나서다
김정희 봉사자가 전통공예에 빠져든 것은 30여 년 전이었다. 꽤 오래전부터 그는 이러한 관심을 통해 액세서리를 만들고, 솜씨를 익혀나갔다. 한편 김정희 봉사자는 봉사에도 취미를 두고 있다. 부녀회로 시작해서 안양시 새마을문고 봉사를 꽤 오래 이어나갔으며 호계3동 마을문고를 개소한 것도 그의 덕분이었다.
“그 당시 없어질 위기에 놓은 마을문고를 살리기 위해서 많이 돌아다녔죠. 다행히 동장님과 얘기가 잘 되었고, 당시에 안양시에서도 책을 많이 지원받아서 책을 정리해둘 수 있었어요. 현재 작은도서관의 전신인 셈이죠.”
김정희 봉사자는 안양시 자원봉사센터의 포토기자단, 부녀회장, 마을문고 회장 등 50대까지 다양한 봉사를 이어오고 있었다. 그러던 그는 성남시로 이사를 가면서 주말에만 안양에 있는 공방에 머무르고 있다. 하지만 오래 전 봉사자들과의 인연 덕분에 아직도 안양에서 봉사하고 있다. 현재 그가 주로 봉사하는 분야는 전통공예다. 누군가에게 전통공예를 가르치거나 전통공예를 이용해 만든 액세서리를 기부함으로써 봉사하고 있으니 그의 두 취미가 이제는 더해진 셈이다.
성인장애인을 위한 힐링 수업을 열다
안양시 봉사행사에 참여한 김정희 봉사자는 이곳에서 희망터를 처음 접했다. 성인장애인들의 자립을 위한 사회적 협동조합인 희망터에서는 재능 기부를 요청했고, 그는 그 요청을 선뜻 받아들였다.
“이 친구들이 섬세한 작업을 못하겠더라고요. 그래서 한지로 작품을 만든다기보다는 한지로 할 수 있는 활동을 해보자고 생각했어요. 호박, 고구마, 감, 고추 등 주변에서 볼 수 있는 야채나 과일을 만들어가서 여기에 색한지를 씌어 비슷한 느낌을 내보라고 했지요. 처음에는 손가락에 풀이 끈적끈적하게 붙다보니 다들 당황스러워했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정말 즐거워하더라고요. 저도 그 모습에 절로 즐거워졌고요.”
김정희 봉사자는 자신이 좋아서 시작한 봉사였으니 봉사에 들어가는 재료비조차 받지 않겠다고 못을 박았다. 게다가 매듭으로 만든 간단한 액세서리를 희망터 수강생들에게 선물하기도 했다. 이 매듭을 보고 반한 것은 성인 장애인뿐만이 아니었다. 장애인 부모들이 매듭에 반해 김정희 봉사자에게 매듭공예를 배웠고, 나중에는 매듭공예작품을 판매해 나온 수익금으로 희망터 운영에 보태기도 했다. 김정희 봉사자의 재능기부가 선순환을 만들어낸 결과였다.
더 많은 봉사와 재능기부가 이어지길
김정희 봉사자는 안양 호계3동에도 기부를 이어오고 있다. 그녀가 평소 만들어둔 전통공예 액세서리를 바자회 등 행사에 기부하려고 하면, 호계3동 지역사회보장협의체에서는 아주 작은 액세서리만을 가져간다. 이러한 액세서리에 얼마나 많은 정성이 들어가는지, 시중에 판매되는 가격이 얼마나 높은지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김정희 봉사자에게는 이 점이 못내 아쉽다.
“저는 최대한 협조를 많이 해드리고 싶은데 저에게 적극적으로 도움을 요청하시지 않으시더라고요. 행사 때에도 목걸이나 브로치를 많이 가져가셔도 된다고 말씀드리지만 미안하셔서 몇 개 못 가져가세요. 판매가격이 높을수록 오히려 많이 가져가셔서 도움이 된다면 좋을 텐데요.”
김정희 봉사자는 이렇게 아끼지 않는 봉사를 통해 가장 크게 얻은 것을 ‘인연’이라고 말한다.
“일단 봉사하는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좋아요. 봉사라는 것 자체가 조건이 없는 활동이잖아요. 조건 없이 베푸는 사람들을 만나 좋은 인연을 만들었으니 그게 가장 보람이죠.”
이런 그에게 유일한 욕심 한 가지가 있다. 더 많은 재능기부와 봉사로 활동이 점차 넓어지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저도 나이가 있으니 이제 직접적으로 봉사하기보다는 재능기부를 통해서 봉사하고 싶어요. 그런데 그럴만한 기회가 많지 않네요. 또 작업해둔 물품들도 많으니 이를 활용하고 싶어요. 소문 많이 내주셔서 일회성이 아니라 꾸준한 봉사활동이 되었으면 좋겠네요.”

취재 강나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