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투데이 : 칭찬릴레이

“일찍 봉사를 시작하며, 일찍 세상을 배웠습니다.” [행복드림플러스 김재훈 봉사자]

“일찍 봉사를 시작하며, 일찍 세상을 배웠습니다.” [행복드림플러스 김재훈 봉사자]

by 안양교차로 2019.01.15

30~40대의 젊은 나이에 봉사에 나서는 이들은 흔치 않다. 일터에서는 한창 바쁘게 경력을 쌓아야 할 때, 가정에서는 이제 막 어린 아이들을 키워야 할 때로 받아들여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젊은 나이에 봉사를 한다는 것은 그만큼 배우는 것이 많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일찌감치 봉사에 나선 김재훈 봉사자는 30대 후반, 벌써 4년차 봉사자가 되었다.
행복드림플러스 김재훈 봉사자
행복드림플러스 김재훈 봉사자
혼자보다 강한 여럿
김재훈 봉사자 또한 처음에는 자신보다 나이대가 높은 한 봉사자에게 행복드림플러스를 추천받았다. 봉사해보면 보람도 크고, 좋은 사람도 만날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한번 체험이라도 해보자는 생각으로 가볍게 행복드림플러스를 찾았다. 봉사도 처음, 집 고치기도 처음이었지만 그는 첫 체험 이후 꾸준히 봉사를 지속하게 되었다. 생각했던 것보다도 훨씬 봉사로 느낀 만족도가 높고, 보람이 컸기 때문이다. 그렇게 4년째, 그는 꾸준히 봉사를 지속해나가고 있다.
“주변에 살고 있는데도, 생활이 힘드신 분들이 가까이에 계신지 알기는 힘들잖아요. 봉사하면서 보니까 길만 건너가도 혼자 어렵게 사시는 분들도 계시더라고요. 예전에 몰랐는데 이제는 보여요.”
게다가 개인적으로 찾아가서 도움을 드리기는 어렵지만 단체에서 할 수 있는 일은 많았다. 특히 도배나 장판, 싱크대, 베란다 등의 집수리는 혼자서는 절대로 할 수 없는 일이지만 단체로 여럿이서 힘을 합치면 못할 일은 아니다.
주변에서는 젊은 나이에 봉사하는 그를 보며 농담처럼 ‘봉사할 시간이 있냐’, ‘생활이 여유롭냐’고 묻기도 한다. 다행히도 그는 자영업을 하다 보니 조금 더 시간을 낼 수 있었고, 봉사비용은 십시일반 부담하기 때문에 크게 부담스럽지는 않았다.
“주변에도 봉사를 권하기는 하는데, 평일에는 일이 늦게 끝나고 주말에는 가족과 함께 보내야 해서 나오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요. 봉사라는 것이 큰 일은 아니에요. 한번 해보면 어렵지 않고 즐거운 일인데, 그 한 번의 체험이 쉽지 않아서 선뜻 용기를 내기가 힘든 것 같아요.”
추운 겨울, 어두운 집에 계신 어르신들
그동안 그가 방문해서 고쳐드린 집만 해도 수십 가구에 달한다. 그 중에서도 가장 마음에 걸리는 집은 요즘처럼 겨울철에 추위와 경제적 어려움으로 고생하고 계신 어르신 댁이다. 그가 일이 끝난 뒤 5시에 방문한 한 어르신 댁에는 방 하나를 제외하고 모든 방에 등이 나가 있는 상태였다. ‘등을 왜 교체하지 않으셨어요?’라는 말에 어르신은 ‘스위치와 등이 모두 고장 났는데, 자신이 등을 갈아 끼우기는 힘들어서 어쩔 수가 없다’고 대답하셨다. 따로 전문가를 요청하기에는 그 비용이 만만치 않아 그냥 참고 사셨던 것이다.
“불이 나간 지 세 네 달이 되었는데도 이렇게 지내셨다는 말씀을 들으니까 마음이 아팠죠. 게다가 이 집이 낮에도 햇빛이 많이 드는 집이 아니었으니까요. 2~3명이 가서 전등과 스위치를 교체하는데 30분도 안 걸렸어요. 저희 입장에서는 힘든 일이 아니지만 어르신들에게는 너무도 힘든 일이었던 거죠.”
이렇게 간단히 도움을 드리고 나면 어르신들은 계속 무언가를 챙겨주시려고 한다. ‘괜찮습니다’하고 나오면서도 추운 날에 대문 앞으로 마중 나오시기도 한다.
“고맙다는 한 마디 말씀이 가장 감사하죠. 저희가 봉사를 하는데, 금전적인 보상을 바라는 것도 아니고, 대접을 바라는 것도 아니니까요. 좋아하시는 표정이나 ‘고맙다, 수고했다’는 말씀 한마디가 더할 나위없는 보상이에요.”
봉사활동보다는 봉사체험부터
김재훈 봉사자 역시 특별히 집수리 기술을 갖고 있었던 것은 아니다. 그저 대부분의 사람들처럼 전등 교체 정도가 고작이었다. 하지만 봉사를 하면서 서서히 다른 봉사자들에게 집수리 방법을 배워나갈 수 있었다. 이제는 여럿이 나가기 어려운 상황에서 혼자서 급한 수리를 하러 나서도 웬만한 일은 처리할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앞으로도 배우고 싶은 일이 산더미처럼 쌓여있다.
“곰팡이가 가득한 곳에 페인트칠을 한다거나 환풍기를 설치하는 일도 하고 싶기는 한데, 그 정도 일은 아직 능력 밖이니까요. 이런 부분도 고쳐달라고 말씀하셨을 때는 아쉽죠. 또 단체 입장에서도 무조건 모두 해드리기는 어려울 때도 있고요.”
그는 자신처럼 ‘앞으로 봉사를 해야겠다’는 마음보다는 ‘한번 봉사를 체험해봐야겠다’는 마음으로 봉사를 시작해보는 것을 권한다.
“처음부터 가입해서 활동하기 보다는 체험처럼 부담 없이 나와 보시는 것도 좋아요. 저희는 아침에 몇 시에 나와서 오후 몇 시까지 해야 하는 건 아니니까요. 개인 사정이 있다면 천천히 나와서 조금만 도와주셔도 괜찮아요. 한두 시간 만으로도 어르신들에게는 큰 도움이 될 수도 있습니다.”

취재 강나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