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투데이 : 업체탐방

소고기를 마음껏…. 소가 풍년이네 [소풍]

소고기를 마음껏…. 소가 풍년이네 [소풍]

by 안양교차로 2017.04.04

최근 ‘무한리필’이 대세다. 2016년에는 연어 무한리필이, 그 뒤를 이어 삼겹살, 치킨, 간장게장, 떡볶이 등 종류도 다양하다. 이중에서도 눈에 띄는 것이 소고기 무한리필이다. 귀하고 비싼 덕분에 1990년 이전에는 쉽게 접하기 어려웠던 소고기. 최근에는 1인당 소고기 소비량이 급증하면서 소고기에 대한 국민적 애정을 확인할 수 있었고 이를 반영하듯 무한리필 소고기 식당도 등장했다. 평촌역 근처 CGV 건물에 위치한 ‘소풍’을 찾아가 봤다.

· 위 치 : 경기도 안양시 동안구 관평로170번길 33 ((구) 평촌주공공이건물) 2층 209호
· 이용시간 : 평일 16:00~24:00, 주말/공휴일 12:00~24:00
· 메 뉴 : 프리미엄 숙성소고기 무한리필28,000원/한우꽃등심 1인분38,000원/한우특수부위 1인분48,000원
· 문 의 : 031-388-9290
‘소가 풍년이네’라는 뜻에서 이름 지었다는 소고기 무한리필 ‘소풍’. 이곳을 운영하는 김성현(35) 사장은 인덕원에서 외식업을 시작했다. 어머니와 함께 테이블 7개를 놓고 시작했다. 이후 평촌역 앞 양대창집 <양술이>를 경영했다. 양대창을 운영하면서 새로운 사업을 모색하던 중 경기를 타지 않고 가격 대비 품질을 따지는 소비자들을 만족시킬 수 있는 업종인 무한리필 식당에 착안했다. 그가 선택한 것은 최고급 품질의 소고기 무한 리필이었다.
“현재 미국산 냉장 프라임을 쓰고 있습니다. 소풍을 내기 전 다른 무한 리필 식당을 다니며 어떤 고기의 질을 선택할까 고민이 많았지만, 결국 저도 만족하고 소비자도 만족할 수 있도록 품질 면에서는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을 해야겠다고 마음먹었죠.”
소풍은 최상급 냉장 소고기를 15일간 숙성한 뒤 손님에게 내놓는다. 품질에 대해서는 자신이 있다며 김 사장은 어깨를 폈다. 잘 숙성된 냉장육이라 연하고 육즙이 많다는 것이 손님들의 평이라고.
두 번째 소풍의 강점은 패밀리 레스토랑 같은 깔끔한 환경이다. 언뜻 봐서는 소풍은 고깃집 같아 보이지 않는다. 환기구가 테이블마다 내려와 있는 게 고깃집의 일반적인 풍경이지만 소풍은 환기구를 최소화했다. 대신 개방형 주방에서 미리 참숯으로 초벌을 해서 손님에게 내놓는다. 현장에서 직접 일일이 기름을 손보고 적절한 크기로 나눠 굽는다.
“보통 환기구가 식탁 위에 내려오는데 조리할 때 발생하는 냄새도 문제지만 고기 굽는 데 익숙하지 않은 손님들이 태울 수도 있잖아요. 특히 우리나라 문화 특성상 여럿이서 왔는데 무리 중 막내는 계속 고기를 굽느라 제대로 먹지 못하는 게 안타까웠죠. 초벌을 해서 내어가니 많이 굽지 않아도 되고, 태울까 봐 조심하지 않아도 되니 손님들이 편하다고 하세요.”
특히 길이가 긴 환기구는 서로의 시선을 가리기 때문에 식사 도중 대화하는 것도 방해한다.
착석한 자리에서 구워야 하니 조리할 때 발생하는 연기도 매캐하다. 초벌 후 간단히 데우는 정도로 조리가 끝나니 비교적 깨끗한 환경에서 식사할 수 있다. 무엇보다 좋은 등급의 소고기라도 굽는 방법에 따라 맛이 달라질 수 있는데, 소풍에서는 전문 로스터에게 초벌을 맡긴다. 고기 굽는 게 어색한 손님들에게는 희소식이다.
소풍의 입구 쪽에는 샐러드바가 준비되어 있다. 소 불고기, 크림 떡볶이, 보쌈, 닭강정, 찌개와 국, 각종 채소 등 20여 가지의 반찬과 음료와 아이스크림, 과일 등 디저트도 마련해 뒀다. 테이블도 적절한 간격을 사이에 두고 떨어져 있다. 박리다매를 위한 회전율을 목표로 하지 않고, 편안한 환경에서 손님을 대접하겠다는 사장의 강한 의지가 엿보였다.
세 번째 장점은 소고기에 와인을 곁들일 수 있다는 점. 매장 입구에는 와인 숙성 냉장고가 들어서 있다. 수많은 와인으로 인테리어 효과만을 노린 게 아니다. 김 사장은 2015년 와인 소믈리에 자격증을 땄고, 소풍에서 식사하는 손님에게 필요한 와인을 추천하는 데 능하다. 그는 묵직한 바디감(와인의 진한 정도와 점성도, 무게감을 얘기하는 와인 테이스팅 용어. 와인에 포함된 타닌, 알코올, 글리세린 등의 밀도가 높아질수록 바디가 무거워진다. 프랑스 와인 중 보르도 와인은 풀바디, 부르고뉴 와인은 미디움 바디, 보졸레 와인은 라이트바디이다. )을 원하는 손님에게는 알타비스타 말벡을, 비교적 가벼운 풍미를 원하는 손님에게는 스페인의 포룸을 추천한다. 와인에 대해 끊임없이 공부하는 것은 물론, 평소에도 소고기와 와인의 조합에 대해서 연구하는 편이기에 손님에게 적합한 와인을 추천하는 데는 자신이 있다. 과일 향을 선호하는지, 은은한 허브 향을 좋아하는지, 당도와 산도(신맛), 바디감과 피니쉬(뒷맛) 등 무엇을 보고 와인을 골라야 하는지 모르는 일반 손님에게 친절하게 설명한다.
“무한 리필집이 현재 많이 나오는 추세지만, 저희 소풍 같은 콘셉트는 많지 않습니다. 대부분은 가격을 낮추고 거기에 단가를 맞출 수 있는 소고기를 대접하는 콘셉트죠. 소풍은 다릅니다. 식사를 드신 손님이 맛있게 드시지 않았다면 보람을 느끼기 어렵다고 생각해서 최고등급의 소고기와 프리미엄급 와인을 준비해 뒀습니다.”
스물네 살, 갑자기 건강이 안 좋아진 아버지를 대신해 시작한 외식업. 갓 군대를 다녀온 사회 초년생이었던 그는 십 년 넘게 이 분야에 종사하면서 노하우를 쌓아왔다. 현재도 양곱창집 <양술이>도 운영 중이다. 물론 굴곡이 많았다. 하루도 쉴 수 없이 이어지는 나날과 직원을 교육해야 하는 어려움, 손님의 입맛을 사로잡아야 하는 부담 등으로 어려움이 많았지만 그는 앞으로도 손님들의 만족스러운 미소를 보기 위해 노력할 예정이다.

취재 이현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