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투데이 : 업체탐방

직접 뽑은 담백한 맛, [밀드림손칼국수]

직접 뽑은 담백한 맛, [밀드림손칼국수]

by 안양교차로 2017.01.06

칼국수는 한국 사람에게 가장 친근한 면 음식 중 하나다. 칼국수, 라면, 냉면은 일상생활 중 빠질 수 없는 음식이기에, 추억과 함께 하는 매개체이기도 하다. 반죽한 밀가루를 칼로 가늘게 썰어 국물에 끓여내는 칼국수는 간단해 보이지만 정성이 필요한 음식이다. 밀드림손칼국수는 백운호수입구, 청계 농협 뒤편에 위치한 해물/샤브샤브 손칼국수집이다.

· 주 소 : 경기도 의왕시 청계동 827-10
· 이용시간 : 11:00 - 21:30
· 문 의: 031-421-8982
<밀드림손칼국수 김덕수 사장>

밀드림손칼국수의 김덕수(67) 사장이 면에 주목하게 된 이유는 대중성 때문이었다.
“칼국수, 삼겹살은 사람들이 끊임없이 찾는 음식이에요. 밀드림을 차리기 이전에는 주꾸미를 팔았어요. 백운마을이라는 이름이었죠. 근데 주꾸미는 아시다시피 수요층이 작아요. 오는 분만 오고. 게다가 불경기다 보니, 보다 대중적인 음식으로 바꿔야겠다 싶었죠.”
밀드림은 의외로 젊은 연인들이 주로 방문한다. 4~50대가 선호하기로 유명한 칼국수이지만, 백운호수에 들렀던 사람들이 블로그에 좋은 글을 남긴 덕분에 이를 본 젊은 연인들이 종종 이곳을 찾아온다고.
이곳에서 가장 잘 팔리는 메뉴는 해물 칼국수. 손으로 직접 뽑은 면에 각종 해물을 듬뿍 넣어 끓여내어, 시원한 맛이 일품이다. 샤브 칼국수 역시 칼칼한 육수 때문에 손님들의 호응이 높다. 이외에도 만두전골과 만두 역시 손님들이 즐겨 찾는 품목이다.
밀드림의 김덕수 사장은 4개월 전 이곳을 오픈하면서, 남보다 다른 것을 보여주려고 했다. 기계보다는 수타로 직접 면을 뽑는 장면을 손님들에게 보여주기로 마음먹었다. 요즘은 먹을거리뿐만 아니라 볼거리를 동시에 제공해야 한다는 시대의 흐름을 읽었기 때문이었다.
“실제로 손님들이 저희 가게에 오셔서 면을 뽑는 장면을 보고 무척 감탄하세요. ‘예술이다!’라고 말이죠. 담요만한 덩어리를 홍두깨를 이용해서 지렛대 식으로 눌렀다가 큰 칼로 순식간에 써는 장면을 보고 감탄을 금치 못하시죠. 옛날 방식이라면서.”
이 같은 장면은 각종 방송을 타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이제 면을 뽑는 장면은 밀드림을 들렀을 때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되었다. 손님들이 본격적으로 오는 점심때부터 면 뽑기를 시작하면, 식사를 기다리던 손님들은 자가제면소에서 면을 뽑는 김병광 달인이 보여주는 솜씨에 감탄하기 일쑤라고.
<매장 내 자가제면소에서 면을 뽑는 김병광 달인>

이외에도 밀드림은 신선한 재료로 조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육수는 그날 아침에 만든 것만을 사용하며, 겉절이도 매일 아침 직접 만든다. 이곳의 자랑은 내오는 반찬과 음식에는 방부제가 들어가는 것이 없다는 점.
직원 관리에는 어떻게 힘을 쏟고 있을까. 김 사장은 “일을 열심히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구성원끼리 맘이 잘 맞아야 일터에 오는 게 흥이 난다.”라면서 직원 간의 화합에 힘을 쏟고 있다고 전했다. 그와 함께한 세월이 십 년이 넘는 직원도 있다. 그가 맨 처음 외식업에 뛰어든 것은 85년도였다. 돈가스와 스테이크를 주 메뉴로 하는 양식집이었다.
“직장생활을 하다가 결혼을 하고 난 뒤, 가정을 꾸려나가기 위해서는 사업이 답이다 싶었죠.”
양식집은 입소문을 타고 근방은 물론 타지역에서도 찾아오는 성과를 냈다. 그는 이를 바탕으로 서울 신림동에서 웨딩부페를 운영하기 시작했다. 10년 넘게 이곳과 양식집을 운영하며 승승장구하던 김 사장에게 위기가 찾아온 것은 IMF 때다. 뼈아픈 기억이다. 당시 직원과 아르바이트생을 포함해서 50명의 직원을 건사하고 있었기에 더욱 그랬다. 국가적 재난이었기에 개인의 힘으로 어쩔 도리가 없었고, 자식처럼 아껴왔던 사업을 접는 수난을 겪어야 했다. 그러나 김 사장은 이에 포기하지 않고 외식업분야에서 분투, 이곳 밀드림을 오픈했다. 이 과정에서 창업아카데미에 등록하기도 하고 전문가에게 1:1 교습을 받는 등, 경영에 있어서 남들과 차별화하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고민하고 연구한 것이 큰 도움이 되었다. 이는 밀드림에 멋지게 녹아들었다.
“아직 4개월밖에 되지 않았지만, 손님 중에 인상적인 분들이 많습니다. 노부부를 모시고 서울에서 월요일마다 방문하시는 한 아드님도 있어요.”
알고 보니 이 아들은 나이가 지긋한 부모님을 위해 일주일 내내 효도를 하는 중이었다. 날짜별로 다니는 코스가 있었다고. 언제까지 함께할지 모르는 부모님에게 조금이라도 좋은 경험을 남겨드리고 싶어 직접 모시고 다니는 모습을 보며 김 사장의 마음도 짠해졌다. 최근에도 노부부와 아들은 이곳을 방문해 칼국수를 먹고 만두를 싸갔다고 한다. 또 하나 기억나는 손님은 의왕여성회관에서 이곳까지 오는 단체 손님이다.
“점심시간 전에 연락을 주시는 경우가 많죠. 12시 20분까지 갈 테니까 음식을 미리 준비해달라고. 보통 10명 정도가 오시죠. 의왕에서 넘어오시기에 멀지 않았냐고 하니, 백운호수 쪽으로 넘어오면 신호대기하는 시간이 없어서 금방 온다며 웃으시더군요.”
그 무엇보다 그가 감동한 순간은 몇 번이나 반복해서 방문하는 분들에게 ‘이렇게 멀리까지 오는 이유가 무엇인지’ 물어봤던 때다. ‘맛있으니까 오죠’라는 답변. 순수하지만 진실을 보여주는 답변에 눈이 번쩍 뜨이는 것 같았다고.
“‘삼촌 떡도 커야 사 먹는다’는 말이 있죠. 배고픈 시절에 자주 사용하던 말이에요. 음식만큼은 맘에 안 드는 데를 못 간다는 뜻이에요. 지인이 해도, 심지어 형제가 해도, 결국 마음에 들고 맛있어야 선택한다는 겁니다.”
그는 앞으로도 손님들에게 ‘다시 찾아가고 싶은 곳’으로 기억되기 위해 노력할 생각이다.
<밀드림손칼국수 매장전경>

취재 이현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