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투데이 : 업체탐방

최상급 삼겹살을 고집하다, [고인돌김치떡삼겹]

최상급 삼겹살을 고집하다, [고인돌김치떡삼겹]

by 안양교차로 2015.12.18

평촌역 앞에서 버틴 지 어느덧 8년째. 2007년 9월에 개업하여 지금까지 단골손님들의 끊임없는 사랑을 받아온 고인돌김치떡삼겹. 넓은 돌판에 삼겹살을 구워 떡과 김치를 곁들여 먹는 이곳의 박만식 사장을 찾아 맛의 비법과 손님과의 에피소드를 들어봤다.
주 소 : 안양시 동안구 관양동 1604-4
대 표 : 박만식
문 의 : 031-388-5392

고인돌김치떡삼겹(이하 고인돌)을 운영하는 박만식 사장은 소탈한 첫인상이었다. 고인돌김치떡삼겹은 말 그대로 청동기시대의 고인돌을 연상하게 하는 넓적한 돌판에 삼겹살과 김치를 구워 쫄깃한 떡을 곁들여 먹는 음식이다. 바비큐, 핫소스, 마늘소스, 콩가루 등의 다양한 소스를 첨가할 수도 있다. 그는 고인돌만의 특징에 관해 묻자 가장 먼저 ‘최상급 삼겹살’을 사용한다는 점을 들었다. 삼겹살집은 많지만 고기 맛은 제각각이다. 그는 다른 가게와 차별을 두기 위해 삼겹살의 질을 최대한으로 끌어올리기로 했다. 고인돌에서는 생삼겹살을 사용하는데, 그중에서도 CJ에서 유통하는 최고등급의 삼겹살만을 사용한다.
“요리는 재료에서 승부가 난다고 생각합니다. 고기 등급이 다르면 맛이 전혀 다릅니다.”
두 번째 특징은 ‘준비’와 ‘청결’이다. 그는 해병대 출신으로, 군대에 있을 때 ‘준비’의 중요성을 알게 된 후로 살면서 준비정신의 중요성을 몇 번이고 확인했던 바 있다고.
“적군이 쳐들어오는데 총을 안 닦아놓으면 총이 안 나가잖습니까.”
때문에 그의 좌우명은 ‘오늘 걷지 않으면 내일은 뛰어야 한다’라고. 이렇듯 준비의 중요성을 진득하게 알고 있는 그이기에, 고인돌을 운영하면서도 준비하는 시간이 길다. 다섯 시에 가게를 오픈하지만, 1시부터 나와서 오픈 준비를 한다. 이 중에서 가장 많은 시간을 소요하는 건 청소. 불판이나 테이블에 이상이 없는지를 점검하고, 혹시나 전날의 기름때가 묻은 곳은 없는지 꼼꼼히 확인한다고. 음식을 맛보는 것은 혀뿐만이 아니라 눈도 함께한다는 것이 그의 신념. 식당 내부에 더러운 구석이 있으면 손님들의 식욕도 떨어질 수 있기에 내부를 확실하게 청소한다. 또한, 가장 중요한 삼겹살을 구워내는 불판 역시, 오픈 전에 혹시 코팅이 벗겨지거나 잔 흠이 있는 건 아닌지 살핀다. 조금이라도 의심스러운 점이 있으면 바로 새 불판을 구해온다고. 이는 준비과정에서뿐 아니라 손님들을 맞이하는 영업시간 내에도 적용된다.
“보통 다른 식당에 가면, 전 손님이 사용한 테이블이 있는 자리로 손님들을 안내하는 경우가 왕왕 있어요. 그 테이블에 손님이 미리 편하게 앉아있으신 건 좋지만, 누군가가 먹고 간 음식이 그리 유쾌하지만은 않아요. 나도 모르게 식욕이 떨어지죠. 이후 내가 먹을 음식이 깔끔하게 나와도, 찝찝한 기분이 들 수 있어요.”
더불어 직원이 테이블을 청소하는 데도 불편하고, 혹시 급하게 치우다가 손님의 의류에 반찬 등이 튈 수도 있다. 때문에 그는 이곳을 찾는 손님에게 ‘테이블을 치울 때까지 잠시만 기다리시라’고 한 뒤, 테이블을 깨끗이 치운 뒤 자리로 안내한다.
3년 만에 찾아온 반가운 손님
이렇듯 질 좋은 고기와 청결, 준비 정신으로 무장한 고인돌은 2007년 오픈한 이래 지금까지 거의 8년간 많은 손님들과 추억을 쌓아왔다. 고인돌을 찾는 손님의 90%는 단골이라고 자신 있게 말한 박 사장은, 주변에 중소기업이 많아서 외국 바이어들이 고인돌을 많이 찾는 편이라고 전했다.
“주변 공장 사장님들이 외국 손님에게 우리 한국만의 음식을 소개하고 싶고, 그중에서도 질 좋은 삼겹살을 알리기 위해서 우리 집에 데려오십니다.”
고인돌은 회식이나 모임을 하기에 적당한 크기인 데다, 좌식 테이블 쪽에서 공원을 바라보면서 식사를 할 수 있는 탁 트인 시원함 역시 손님들의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박 사장은 기억나는 바이어 중에서 한 사람을 꼽았다. 근처 사장과 함께 이곳을 찾았던 40대 초반의 일본 여성 바이어다. 당시 고인돌의 삼겹살 맛을 매우 마음에 들어 하며 명함을 챙겨갔던 그녀가 이후 3년 만에 친구들과 함께 고인돌을 찾아온 것.
“명동에서 택시를 타고 여기까지 오셨어요. 저는 죄송하게도 기억을 못 했는데, 이분이 3년 전에 챙겨두셨던 명함을 아직도 가지고 계셨어요. 사진도 보여주셨죠. 더불어 ‘당시 찍었던 사진이다’라면서 직접 인화한 제 사진을 건네주신 것도 감동이었죠.”
이런 일들 때문에 항상 손님들에게 감사한 마음이라고 박 사장은 전했다. 이외에도 가슴이 따뜻해지는 손님과의 에피소드는 여럿이다. 한국에 바이어로써 찾아왔다가 고인돌의 맛에 반했고, 이후 아예 한국 쪽으로 취직한 전직 바이어들이 고인돌의 단골이 된 경우도 있었다.
외국 바이어들 뿐 아니라, 다양한 손님들이 고인돌을 찾는다. 8년이 되어가다 보니 손님들의 삶의 변화까지 함께하게 됐다. 초등학교 1학년 때 엄마 손을 붙잡고 이곳을 찾았던 어린 손님이 이제는 당당히 대학교에 들어간다는 소식과 함께 찾아온 날에는 박 사장 역시 뿌듯함을 감출 수 없었다고.
“웃으면서 반갑게 맞이하고 인생사는 얘기도 물어보고 친하게 지내다 보니 쉬는 날 없이 일하는 데도 쉽게 지치지 않네요. 오랜 세월 찾아와 주시는 손님들에게 항상 너무 감사드립니다.”

취재 이현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