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투데이 : 현장스케치

별처럼 빛난 진로 체험 축제, <별난장>을 가다

별처럼 빛난 진로 체험 축제, <별난장>을 가다

by 안양교차로 2016.09.20

“우리나라의 반려동물시장은 현재 급속하게 커진 상태에요. 우리 친구들이 나아갈 수 있는 방향도 다양해졌어요. 행동교정사, 브리더, 간호사...”
큰 덩치의 검은 털을 지닌 개 ‘벤’을 두고 학생들이 신기한 듯 저마다 쓰다듬고 있다. 트레이너나 핸들러, 브리더, 간호사 등 동물과 관련한 다양한 직업군에 관한 자세한 설명을 들은 학생들이 호기심으로 눈을 반짝인다. “동물에게 관심이 많고, 교감하는 게 즐거워요. 하지만 막상 어떤 전공과 직업을 선택해야 할 지 막연했는데, 오늘 설명을 듣고 결심이 섰어요. 나중에 브리더나 행동교정사가 되고 싶어요.”라며 한 학생은 웃어 보였다.
지난 8일과 9일, 제1회 안양시 진로페스티벌 ‘별난장’이 이틀 동안 안양체육관에서 열렸다. ‘별난장’은 ‘별처럼 빛나라·난 소중하니까·장래의 꿈은 우리의 것이니까’에서 머리글자를 딴 것. 안양시와 안양과천교육지원청이 주최하고 안양시미래인재교육센터와 EBS가 주관한 이번 페스티벌에는 초·중·고교생들을 대상으로 진로 상담, 모의면접, 체험, 토크콘서트, 공연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체육관 안팎에서 열렸다. 행사장 안은 교사와 학부모, 학생들로 북적였고, 끊임없이 체육관 앞에 나타나는 전세 버스가 이번 페스티벌을 둘러싼 뜨거운 열기를 실감하게 했다.

이번 페스티벌의 가장 큰 특징은 ‘스탬프 투어’였다. ‘별·난·장’으로 3행시 짓기, 야외 부스 앞에서 별 만들어 사진 찍기, ‘자유학기제’ 단어 찾아 사진 찍기 등의 활동에 스탬프를 받는 행사로 학생들의 관심을 모았다. 처음에는 “친구들이 신청하니까 저도 한 번 와봤어요.”라던 아이들은, 투어를 찾아다니며 자연스럽게 행사에 녹아들었다.
인덕원고 1학년에 재학 중이라는 한 남학생은 ‘미래이력서’를 쓰고 있었다. ‘스탬프를 받아 상품을 타겠다’라며 이력서를 쓰기 시작한 그는, 20분 이상 친구와 함께 어떤 내용을 쓸지를 고민했다. 어떤 내용을 썼느냐고 하니 “과학 계열로 갈 거예요. 제 얼굴, 어딘가 과학자 같지 않아요? 역사에 이름을 남길 거예요.”라며 장난스럽게 다짐해 보였다. 스탬프 투어의 아홉 번째 코너인 ‘진로나무에 자기 꿈 쓰고 사진 찍기’ 역시 많은 학생들이 몰렸다. 비록 스탬프를 위해 적는 것이었지만 막상 포스트잇에 꿈을 적으려고 하자 아이들은 사뭇 진지해졌다. ‘왠지 함부로 쓰면 안 될 것 같다’라면서 이들이 붙인 내용은 파티시에, 편집 디자이너, 떡볶이집 사장, 건축가, 3D 캐릭터 디자이너, 돈 많은 백수까지 다양했다.
2층에서 진로상담을 받는 학생들이 눈에 띄었다. 11명의 전문 진로상담관을 만나 맞춤형 상담을 받는 ‘진로 상담관’ 코너다. “나중에 웹툰 작가를 하고 싶은데, 적성에 맞는지 확신도 안 서고, 과연 먹고 살 수 있을까 걱정된다.”라면서 고민하는 학생에게 상담 선생님은 “두려운 것이 당연하다. 하지만 너무 두려워하다 보면 정작 실천을 할 수 없다. 실패를 너무 두려워할 필요 없다.”라면서 전공을 나중에 바꾸거나 직업을 변경했어도 문제없었던 사례들을 예로 들어 학생을 안심시켰다.
야외주차장에는 대림대, 성결대, 안양대, 연성대 등 인근 대학들과 안양여상, 안양예고, 안양공고, 항공소년단, 수도군단 등 다양한 기관에서 나온 31개 부스가 마련돼 있었다. ‘진로체험관 <별들의 후예>’라는 이름으로 나온 이들은 학생들에게 진로 체험의 기회를 마련했다. 경찰서에는 수갑 채우는 법을, 연성대 군사학과에서는 방독면 쓰는 법과 총 쏘는 법을 학생들에게 시연했다. 뷰티스타일리스트과 메이크업전공에 많은 여학생이 몰려, 네일아트를 받으며 미래의 선배들에게 향후 직종의 미래를 물었다. 특히 성결대 공연예술학부에는 많은 학생들이 몰려 예전과 달라진 공연예술의 위상을 실감케 했는데, 학교 측에서 준비한 디지털 키보드를 이용하며 멋진 연주를 펼친 한 학생은 주변을 둘러싼 50여 명의 학생에게 갈채를 받았다.
이번 행사 부스에 참여한 대림대 자동차정비학과 이원희(19)학생은 “2015년 전국 대학생 자작 자동차대회에서 금상을 탔던 차량을 학생들에게 시연하는 중이다.”고 밝혔다. 대림대학교에서 가지고 온 자작자동차는 올해 대회에서 은상 및 동상을 받았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전국 102개 대학 178개 팀에서 약 2,300명이 참가한 가운데 이루어낸 성과라고. 당시 125cc의 오토바이 엔진을 기반으로 모든 구조를 학생들의 손으로 제작하여 조립했다며 그는 어깨를 폈다. 학과 졸업 후 취업 경로를 묻자 그는 대부분의 학생이 자동차 관련 업체에 취직하며 수도권 중 취업률이 높기로 유명하다면서, 자동차에 관심이 있는 학생이라면 대림대를 고려해 달라고 당부했다.

아직 고등학교 1학년인 아들과 함께 이곳을 찾았다는 전혜옥(51) 씨는 “아들이 진로 모의면접을 받았다. 앞으로 어떤 길을 나아가야 할지 면접관이 힌트를 줘서 도움이 많이 됐다.”라면서, “내 세대에서는 직업적성이나 진로에 대한 큰 고민이 없었지만 요즘 아이들은 ‘이 직업이 적성에 맞을까’로 많은 고민을 한다. 하지만 고민에 비해 정작 직접 적성과 관련한 활동을 체험할 기회는 턱없이 부족하다. 이번 행사가 아이들이 제대로 된 적성을 찾아가는 데 도움이 되는 첫걸음이 되었으면 좋겠다.”라며 바람을 전했다.

취재 이현수 기자

1) 애견전람회에서 좋은 성적을 내려는 목적으로 애견을 훈련시키는 사람
2) 단순한 교배가 아닌 순수 혈통을 유지하기 위해 번식계획과 전략을 바탕으로 전문적으로 교배를 실시하는 사람